“따스한 봄바람과 함께 새롭게 기억될 광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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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스한 봄바람과 함께 새롭게 기억될 광주”
  • 안은선 기자
  • 승인 2017.05.22 16: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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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치, 5‧18 민주항쟁 37주년 기념 광주 방문…“새로운 나라‧새로운 건치 세우자” 각오도

9년 만에 '임을 위한 행진곡'이 5·18 광주 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제창됐고, 문재인 대통령은 5‧18민주화운동의 진상규명을 재차 약속하는 등 새로운 변화의 물결은 거침이 없었다.

매년 광주를 찾아 광주 민주화운동의 정신을 되새겨 온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공동대표 김용진 정갑천 이하 건치)도 "광주를 기억하고 기념할 수 있는 좋은 날이 오게 돼 감사하다"고 밝혔다.

건치 광주·전남지부 주관으로 지난 20일과 21일 양일간 펼쳐진 이번 행사에는 서울‧경기지부, 울산지부, 대구‧경북지부, 부산‧경남지부, 전북지부에서 약 40여 명의 회원이 참석했다. 건치는 첫째 날 광주 금남로 ACC 디자인호텔서 전북지부 이성오 회원의 강연을 듣고, 둘째 날에는 망월동 묘역을 찾았다.

인사말을 하고 있는 김용진 공동대표

김용진 공동대표는 인사말에 나서 “새벽이 오기까지 짙은 어둠과 혼란의 시간을 지내야만 하는데 우리는 지난겨울 매주 토요일마다 거리에서 찬바람을 맞으며 기다렸다”며 “그리고 마침내 따뜻한 봄을 맞이했다”고 운을 뗐다.

이어 김 대표는 “87 항쟁으로 세워진 건치가 내후년이면 30살이 되는데 그에 맞춘 새로운 발전을 도모해야 할 시점”이라며 “새로운 세대가 건치란 이름으로 보다 많은 일을 할 수 있도록, 새로운 나라를 만들자는 구호처럼 새로운 건치를 만들기 위해 함께 논의해 나가자”고 독려했다.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고 있는 광전지부 정성호‧변하연 회원

건치 회원들은 이성오 회원의 강의에 앞서 광전지부 정성호‧변하연 회원의 선창에 맞춰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키도 했다.

학살의 '공모'를 끊는 것…적폐 청산의 시작

학살의 망각도 학살의 일부이다. 왜냐하면 학살의 망각은 또한 기억의 학살이며, 역사의 학살이고 사회적인 것 등의 학살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망각은 또한 사건만큼이나 본질적인 것이다.

- 장 보드리야르 『시뮬라지옹』중에서

전북지부 이성오 회원

이성오 회원은 ‘베트남 전쟁과 콜럼버스의 유령’이란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이날 강연은 콜럼버스 시대의 인디언 대학살과 베트남 민간인 학살의 본질을 영화를 통해 다뤘다.

이 회원은 콜럼버스의 아메리칸 인디언 대학살의 기저에는 ‘열등인간’이란 개념이 깔려있었고, 나치의 하인리히 힘러도 우생학 이론을 근거로 유태인 대학살의 논리적 정당성을 부여한 것을 들면서 이 것은 베트남 민간인 학살에서도 동일한 맥락을 가진다고 봤다.

그는 “영화에서는 베트남 사람들을 사람이 아닌 것으로 낙인찍고 이미지화시켜 은연중에 가해자를 피해자로 둔갑시키는 데 일조했다”며 “이는 학살에 대한 생각을 마비시키고, 모두를 ‘공모자’로 만드는데 사실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러하다고 생각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강의를 듣고 있는 건치회원들

그러면서 이 회원은 “전쟁을 매개로 베트남 진료봉사를 가지만, 전쟁 그 자체가 아닌 그 속에 희생된 민간인을 생각해야 한다”이라며 “이름 없이 희생된 사람들, ‘사람’이 있었다는 것을 기억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 회원은 “베트남 전쟁은 1973년 미군의 철수로 끝난 게 아니라, 민간인 학살 차원에서 본다면 제3차 인도차이나전쟁까지로 봐야한다”며 “베트남 전쟁 당시 중립을 지키던 캄보디아가 미군의 침탈을 받게 되고, 이에 저항군으로 나선 크메르루즈를 베트남이 지원하고 그 과정에서 크메르루즈가 200만 명을 학살하는 것을 모른 척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전쟁 후 베트남은 ‘인도차이나 반도 공산화’를 외교정책을 내세우고 이를 지원한 것”이라며 “이는 베트남이 제국주의의 피해자에서 가해자가 됐고, 이 때문에 베트남 역시 캄보디아인에 대한 학살과 전쟁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봤다.

이에 송필경 회원은 한국군의 베트남 민간인 학살의 뿌리를 일본 제국주의로 지목하고 이를 청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제주 4.3항쟁은 일제 앞잡이들이 우리 민족에게 저지른 극악한 테러였고, 이후 이어진 6.25 전쟁에서 미군과 국군은 우리 민족을 학살했다”며 “한국전쟁 후 약 10년 뒤 그 악질적인 모습 그대로 베트남에서 대학살을 저질렀고 당시 대대장으로 근무한 자가 전두환‧노태우다. 이들은 10년 뒤 바로 여기 금남로에서 민족을 학살했다”고 설명했다.

송 회원은 “그런 의미에서 베트남에 사죄하는 것은 제주 4.3항쟁, 5‧18민주화운동에서 벌어진 죄악을 끊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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