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구성원 67.3%, 폭행당해도 '쉬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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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구성원 67.3%, 폭행당해도 '쉬쉬'
  • 안은선 기자
  • 승인 2017.08.02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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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의료노조, 실태조사 발표…보건의료인 중 48.7% 폭언·8% 성폭력 경험

보건의료노동자에 대한 폭언·폭력 수위가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위원장 유지현 이하 보건의료노조)는 오늘(2일) '2017년 보건의료노동자 실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보건의료노조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48.7%가 폭언을 겪었다고 답했으며, 폭행은 8.5%, 성폭력은 8%에 달했다. 또 폭언 가해자가 의사인 경우가 30.9%로 나타났으며, 대학병원의 경우에는 35%로 더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이러한 폭력을 당했을 때 대응하기 보다는 참고 넘긴 경우가 대부분인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의료노조에 따르면 응답자들은 폭언의 경우 82.3%가 폭행의 경우 67.3%, 성폭력의 경우 75.9%가 '참고 넘어갔다'고 응답했다.

이어 노동조합, 고충처리위원회, 법적 대응 등 제도적 장치를 통해 문제를 해결했다고 답변한 비율은 폭언이 1.4%, 폭행이 4.3%, 성폭력이 3.2%에 불과했다.

보건의료노조는 "병원내 폭력 사태는 드문 일은 아니나, 최근 경남·서울·전북·충북 등 각 지역 대학병원에서 의사의 갑질과 폭행 사건이 집중 조명되고 있다"며 "이에 보건의료조는 실태조사를 실시해, 병원 내 개별 구성원 인권이 존중받고 보호되지 못하는 폐쇄적인 병원 조직문화를 다시 한 번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들은 "환자의 생명과 건강이 좌우되는 병원은 항상 긴장 상태를 유지해야 하기에 엄격한 위계질서, 상명하복의 수직적 조직문화 탓에 내부 구성원들의 인권이 짓밟히고 있는 것"이라며 "이번 조사에는 병원 전공의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4년간의 전공의 과정을 마치기 위해서는 교수 눈 밖에 나서는 안되기에 대부분 참고 넘기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또 보건의료노조는 최근 문제가 불거진 부산대학교병원 정형외과 김 모 교수의 간호사, 전공의에 대한 지속적 폭언·폭행 역시 이런 맥락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봤다.

이들은 "김 모 교수는 지난 2009년에도 응급실에서 전공의, 원무팀 직원, 환자와 보호자에게 무차별 폭언과 폭행을 행사하고도 '술을 마셔 기억이 안난다'며 사건을 무마했고 그 행위를 지금까지도 지속해 온 것"이라며 "그럼에도 긴 시간동안 재발된 폭언·폭행이 드러나지 않은 것은 폐쇄적 조직문화 때문이며, 이는 병원 노동자들이 인권 사각지대에 놓였다는 반증"이라고 짚었다.

특히 이들은 "병원 내 폭력 사건이 발생하면 가해자가 누구더라도 철저한 진상 조사를 통해 가해자에 대한 징계조치를 취하고,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사건 종료 후에도 전직원을 대상으로 한 폭력예방 교육 및 상호존중 프로그램을 등을 실시해 병원의 폐쇄적이고 수직적인 조직문화를 바꿔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보건의료조는 지난 2016년 병원내 폭언·폭행·성폭력 근절을 위한 매뉴얼을 마련하고 산별중앙교섭을 통해 노사 합의를 이뤘으며, 이후 관련 내용을 가지고 캠페인을 진행했다. 2017년에는 '폭언·폭행 없는 환자-직원-노동이 존중받는 3대존중 병원 만들기' 운동을 전개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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