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들어, 의협이나 한의사협 등 유관 의료단체들이 줄줄이 회장 직선제로 전환하면서, 치계 내부에서도 '회장 직선제'와 '대의원제도 개선'이라는 화두가 끊임없이 논의되고 있다.
그 논의의 중심에 항상 문제로 지적되는 부분이 바로 '대의원들의 대표성' 문제이다.
지난 24일 대전광역시치과의사회(회장 기태석 이하 대전치) 제13차 정기대의원총회에서 진행된 회장 직선제 정관개정안에 대한 찬반 토론과 투표결과를 보며, 또 다시 '대의원 대표성' 문제를 거론하지 않을 수가 없다.
자고로 '대표성'이란 개인의 소신이나 입장이 아닌, 자신이 대표하는 회원들의 뜻과 입장을 대변한다는 뜻일 게다.
이러한 '대표성'이 투표에 전적으로 반영됐다면, 그 결과는 달라졌을 것이다.
통과 여부를 떠나 40% 찬성이라는 대의원들의 표결 결과를 '설문조사 결과 53%와 모든 구회의 찬성'이라는 뜻을 보여준 회원들이 과연 납득할 수 있겠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
회원들은 자신의 뜻이 대의원들을 통해 제대로 회무에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을 떨치기 힘들 것이다.
이날 한 대의원은 "자신도 현 대통령을 찍었지만, 지금은 매우 후회하고 있다"면서 "당시에는 분위기에 휩쓸려 찍었는데, 옳고 그름을 떠나 이런 대중적 분위기에 휩쓸릴 수 있다"며 직선제의 폐단을 얘기했다.
또 한 대의원은 "일반 회원들은 회무에 무관심하기 때문에 올바른 결정을 내리기 힘들다", "권위있는 전문가 집단인 의료인단체는 간선제가 더 맞다"는 등의 주장을 폈다.
이를 정리하자면, "일반 회원(국민)은 옳은 판단을 하기 힘들다, 회무에도 무관심하다, 때문에 회무에 관심이 높고, 옳은 판단을 할 수 있는 대의원이 회장을 선출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들 대의원의 개인적 생각이 옳을 수도 그를 수도 있다. 하지만, 투표권을 행사하기 앞서 자신이 대표하고 있는 지역 회원들의 생각이 자신과 같은지 한번 더 고민하는 것이 성숙한 대의원의 자세가 아닐까?
그랬다면, 60%의 대의원이 반대하는 착잡한 결과가 나오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럼 나머지 47%는?
모든 구회의 찬성? 구회장이 찬성하면 모든 구회가 찬성인가?
이것도 개인소신이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