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치과기금’ 비정규직 노동자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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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치과기금’ 비정규직 노동자 돕는다
  • 안은선 기자
  • 승인 2017.12.05 17:17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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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치 지역의원기념기금관리위원회, 2018년 비정규노동자 쉼터 ‘꿀잠’ 후원키로
지역의원기념기금관리위원회 고순언 위원장이 (사)꿀잠 조현철 대표에게 후원금을 전달했다.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이하 건치) 지역의원기념기금관리위원회(위원장 고순언 이하 기금위)는 지난 2일 가산동 건치 강당에서 비정규노동자 쉼터 (사)꿀잠(대표 조현철 이하 꿀잠)과 협약식을 체결하고, 매월 50만원 씩 1년간 총 6백만 원을 후원키로 했다.

기금위는 지역민중운동에 봉사하며 상업적 진료를 지양한다는 정신 아래 1991년 성남‧구로‧군포 등 공단 및 빈민지역에 세워진 지역치과인 ‘푸른치과’가 해산하면서 남긴 설립기금을 맡아 운영하고 있다. 기금위는 지난달 회의를 열고 ‘푸른치과’ 정신에 부합하는 단체로 ‘꿀잠’을 선정·지원키로했다.

기금위 고순언 위원장은 “건치 운동 초기와는 달라진 노동 환경 속에서 현재 가장 절실하게 지원이 필요한 부분 중 하나가 비정규직 노동자들”이라며 “이들을 지원하는 것이 지역의원의 정신인 ‘민중연대’에 가장 부합한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작지만 아름다운 집 ‘꿀잠’

통계청에서 발표한 ‘2017년 8월 경제활동인구조사 근로형태별 부가조사 결과’에 따르면 비정규직 근로자는 654만2천 명으로 전년동월 대비 9만8천명이 증가했다. 임금근로자중 비정규직 근로자 비중은 32.9%로 역대 최고치다.

‘꿀잠’의 설립 배경은 이렇다. 10여년을 거리에서 복직투쟁을 벌여온 기륭전자 해고노동자들과 그들과 연대해 온 활동가들이 지난 투쟁을 정리하고, 운동방향을 고민하던 중 “최소한 씻고 자고 먹을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는 제안으로부터 시작됐다.

(사)꿀잠 대표인 조현철 신부

꿀잠의 대표를 맡고 있는 조현철 신부는 “노사 분규가 발생하면 대개 사업체 본사가 서울에 있기 때문에 다들 상경투쟁을 진행하지만, 사실 서울에 연고도 없고 비정규직이기 때문에 노조도 없어 산별노조 공간을 이용할 수도 없다”며 “결국 대부분 텐트 생활을 하며 짧게는 3개월에서 길게는 1년~2년 이상을 흡사 노숙자처럼 지내며 투쟁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꿀잠은 한여름 외갓집에서 편히 먹고 꿀잠을 자는 모습을 상상하며,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투쟁 중에 편안히 쉴 수 있는 곳을 만들고자 했다”며 “여기에 활동가 등 다양한 사람의 의견이 모여 지하 1층을 문화공간으로 꾸며 노동관련 세미나, 홍보활동, 나아가 전시나 공연도 가능하게 해 함께 문화를 향유할 수 있도록 했다”고 밝혔다.

거리에서 장기간 복직투쟁을 벌이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최소한’ 잠이라도 편히 잘 수 있게 해야한다는 취지에서 지난 2015년 7월부터 ‘꿀잠’ 설립이 시작됐다. 같은 해 12월 ‘꿀잠 추진위원회’가 발족됐으며 이어 2016년 6월 ‘꿀잠 창립총회’를 열고 같은 해 7월 사단법인으로 출범했다. 2017년 3월 영등포역과 신길역 사이에 위치한 건물을 매입해 공사를 시작했고, 지난 8월 19일 정식 개소됐다.

건물 매입비용은 사회 각계에서 보내온 후원금, 전시회 작품 판매 수익금을 통해 일부를 마련했고 모자란 부분은 건물을 담보로 은행 대출을 받았다. 지난해 7월엔 문정현 신부와 통일문제연구소 백기완 소장이 ‘서각과 서예 전시회’를 열고 판매수익금을 전액 ‘꿀잠’에 기부하기도 했다.

꿀잠 건물은 지하 1층부터 지상 4층, 옥탑으로 구성돼 있으며 ▲지하 1층은 공연장‧전시장 및 강연장으로 ▲지상 1층은 카페, 식당, 장애인쉼터, 빨래방, 사무공간으로 ▲지상 2층~3층은 인권재단‘사람’‧인권교육센터‘들’의 사무실로 ▲4층과 옥탑은 샤워실이 갖춰진 쉼터로 사용되고 있다.

그는 “구미에 있는 스타케미컬에서 해고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투쟁을 통해 합의를 이끌어 냈지만, 스타케미컬은 파인텍으로 이름을 바꿔 다시 위법행위를 저질렀고, 항의하기 위해 비정규직 노동자 두 명이 75m나 되는 목동 열병합발전소 굴뚝위로 올라가 시위를 벌이고 있다”며 “그 굴뚝아래서 시위자들을 지원하는 사람들이 꿀잠에 와서 쉬고 또 힘을 얻고 간다. 우리는 그런 진지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 신부는 “비정규직 해고 노동자들로부터 자신들을 위한 자신들의 공간이 있다는 것만으로 힘이 난다는 소리를 들었다”며 “아직 부족하지만 그래도 방향성을 제대로 잡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아울러 조현철 신부는 비정규직 노동자가 더 이상 정상적인 노동자로 간주되지 않는 사회가 와 ‘꿀잠’이 없어지는 게 최종목표라고 덧붙였다.

꿀잠은 비정규직 해고노동자 뿐 아니라 민중사회활동가 등 필요가 있는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이를 유지하기 위한 운영비도 만만치 않기 때문에 ‘꿀잠’에서는 ‘꿀잠 1004’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조현철 신부는 “소액이지만 오랫동안 후원할, 1달에 1만원씩 내는 1004명의 후원회원을 찾고 있다”고 작은 관심을 당부키도 했다.

꿀잠 후원은 링크(꿀잠 후원하기)를 통해 신청할 수 있으며, 관련 문의는 유선전화(02-856-0611)나 이메일(nodonghouse@gmail.com)로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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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희 2017-12-06 20:14:43
감사합니다

안은선 2017-12-06 13:53:49
올해까지 기존 세입자가 2,3층을 쓰고 내년부터 인권재단사람, 인권교육센터들에서 4분의3을 사용할 예정이며. 나머지 4분의1의 공간은 여성전용 공간으로 꿀잠에서 사용할 예정이라고 대표님으로부터 확인했습니다.
올 해가 1달도 채 남지않아 애매하여 그렇게 쓴 것입니다.

이소희 2017-12-05 23:29:14
인권재단사람 사무실 같은 경우 마포에 있는데~
꿀잠홈페이지 들어가봐도 2층, 3층이 어떤 사무실인지 혹은 어떤 용도인지에 대한 정보가 없더라구요~~
인권재단사람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확인해봐도 주소는 마포 주소만 나오던데~
사실 관계 확인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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