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권력, '이제는' 제대로 작동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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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권력, '이제는' 제대로 작동해야 한다
  • 한국여성의전화 기자
  • 승인 2017.12.08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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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전화-사소하지 않은 이야기』 ⑬ 가정폭력에 대한 국가기능 정지사태… 전면쇄신 필요

본지는 한국사회 최초로 폭력피해여성을 위한 상담을 도입하고 쉼터를 개설한 한국여성의전화와 정기 연재에 관한 협약을 맺고, 6월 16일부터 첫 연재를 시작했습니다.

올해 30주년을 맞은 한국여성의전화의 유래와 비전을 소개하는 글을 시작으로 앞으로 격주 금요일마다 『여성의전화-사소하지 않은 이야기』를 연재하고 있습니다.

우리사회의 비폭력과 평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자 하는 이번 기획에 독자들의 많은 관심을 바랍니다.

편집자주

“‘여성청소년수사팀’은 가정폭력 사건 발생시 현장에 직접 출동 또는 출동한 지역경찰에 대해 전화코칭 등을 통해 가정폭력 신고사건에 대한 전문적인 대응이 가능하게 되었으며…(중략)「가정폭력 전담경찰관」을 발대하여, 가정폭력 피해자 보호·지원의 전문성을 확보하고 실효성 있는 재발방지대책을 추진…(중략) 경찰서, 지구대·파출소를 대상으로 ‘가정폭력 인식개선 및 처리절차 교육’ 등을 통해 일선 경찰관들의 현장 대응력이 향상…(중략) 현장에서 가정폭력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단계별 사건 처리 방법과 피해자 지원체계 등을 수록한 「가정폭력 현장대응 매뉴얼」 및 「여청청소년 수사팀 매뉴얼」을 제작·배부하고, 가정폭력전담경찰관과 1366센터 상담사 합동 워크숍을 통해 현장교육의 내실화를 추진하였다.”
 
2016 경찰백서에 따르면, 경찰은 가정폭력 전담수사관, 교육, 매뉴얼 제작·배부 등을 통해 ‘전문성 제고’및 ‘현장교육의 내실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보고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가 현실에서 만나는 경찰은 전혀 그렇지 않다고 많은 이들이 이야기한다.
 
“그러게 왜 맞을 짓을 해서 그래요.”
“여자도 드세서 자꾸 대들어서 그런다.”
“남자의 자존심을 건드려서 일이 이렇게 된 거다.”
- 가정폭력사건에 대한 경찰의 말, #경찰이라니_가해자인줄 해시태그 캠페인 중
 
한국여성의전화가 11월2일에 만난 경찰도 이와 다르지 않다.

가정폭력피해자보호시설에 가해자 남편이 침입한 사건과 관련해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심지어 ‘전문성’ 있다는 여성청소년계 경찰이었음에도, ‘여기가 뭐 하는 곳이냐?’며 가정폭력피해자보호시설에 대한 이해도 전무한 상태에서 ‘아이를 만나게 해주면 그냥 갈 것’이라며 ‘가해 남편’을 대변하기에 급급했다. 그리고 사건 발생 한 달이 지났음에도 ‘사과’ 한 마디조차 없는 상황이다.
 
이토록 부끄러운 민낯이 우리가 만나는 경찰의 현주소다.
 
배우자에 의한 폭력피해자 1만 명 중 단 100명만이 주위에 도움을 요청한다. 그리고 100명 중 1.7명만이 경찰에 도움을 요청한다. 그나마 신고를 해서 만나는 경찰에 의해 오히려 2차 피해를 경험한다면 누가 신고를 할 수 있을까.
 
한국여성의전화는 경찰에 의한 2차 피해를 증언한 해시태그 캠페인에 참여한 글 중 일부를 모아 사례집 ‘11월 2일의 경찰 대응, 그 전과 후에 관한 112개의 증언 #경찰이라니_가해자인줄’을 제작해 경찰청 및 17개 지방경찰청에 전달했다.

경찰은 이를 뼈아픈 자기 성찰의 토대로 삼아 공권력에 대한 신뢰 회복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실효성 있는 정책 마련과 집행을 통해 여성폭력 피해자가 체감할 수 있는 온전한 변화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가정폭력 사건에 공권력이 ‘이제는’ 제대로 작동해야 하는 때다.
 
* 관련 청와대 국민청원 참여하기 : https://t.co/TUVhh82V0s
**11월 2일의 경찰 대응, 그 전과 후에 관한 112개의 증언 #경찰이라니_가해자인줄 사례집 보기 : https://goo.gl/pkwrpJ

본 기사는 성평등한 사회를 위해 활동하는 (사)한국여성의전화에서 송고하여 게재됐습니다. 페미니즘 및 여성인권, 여성에 대한 폭력, 미디어 비평 등 성평등에 대한 다양한 이슈를 전해드립니다.

한국여성의전화의 다채로운 활동은 홈페이지(www.hotline.or.kr)에서 볼 수 있으며, 한국여성의전화의 활동에 응원을 보내고 싶다면 문자로 후원할 수 있습니다. 문자후원번호는#2540-1983(건당 3,000원)이며, #을 반드시 붙여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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