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쌀이 밀려온다, 미친소가 몰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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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쌀이 밀려온다, 미친소가 몰려온다’
  • 이인문 기자
  • 승인 2006.04.20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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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A 제1차 범국민대회, IMF 외환위기가 한꺼번에 10개나 몰려오는 격

 

한미FTA 저지 1차 범국민대회가 지난 15일 대학로에서 약 2만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수입쌀이 밀려온다, 미친소가 몰려온다, 한미FTA 저지하자’라는 구호 선창으로 시작된 본 대회는 대회사, 각 부문공대위 대표자들의 결의발언 등으로 짧고 굵게 진행됐다.

오종렬 한미FTA 저지 범국민운동본부 공동대표는 “이제부터가 대장정의 시작이다. 전민항쟁 대행진으로 승리를 이끌자”며 승리의 자신감을 표현했다.

마당극패 걸판의 ‘모두 함께 싸워야만 한다’는 내용의 마당극은 한미FTA와 관련된 쟁점을 극으로 쉽게 풀어 참가자들의 이해와 공감 그리고 많은 박수를 받았다. 이어 범국본 소속 각 부문 대책위들의 1분 발언이 이어졌다.

첫 번째 발언을 시작한 안성기 영화인대책위 공동대표는 “정부는 지난 3월 7일 스크린쿼터를 사실상 반동강 냈다. 그러나 영화인들은 한미FTA와 관련된 심각성을 인식하고 있다. 스크린쿼터 싸움은 끝난 것이 아니다”고 강조하며 “계속 가는 싸움, 영화인들도 힘껏 나서겠다”고 결의를 밝혔다.

이어 장혜옥 전교조 위원장은 “인천 경제특구에 생긴 국제학교는 등록금이 1년에 3000만 원에 달한다”고 설명하며 “한미FTA로 인해 교육 양극화가 더 심해질 것”이라고 경고하고, 전교조도 이 싸움에 함께 할 것이라며 참가자들을 독려했다.

정재돈 농축수산특별위 공동대표는 “한미FTA가 나쁘지만 모든 부문과 지역을 하나로 만들어 주고, 전선을 분명하게 해 줘서 고마운 거 같다”고 말하고 “11월 전민항쟁을 준비하고 있다”며 11월 집중 투쟁을 강조했다.

최인순 보건의료대책위 공동대표는 "맹장수술 할 돈 천만 원, 썩은 이 뽑는데 쓸 백만 원이 있느냐"고 반문하며 "의료산업화, 시장화가 되면 그렇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한 ”10년 뒤 자본이 무엇으로 살아남을 것인가에 대한 걱정을 들어주며 의료산업화를 추진하고 있다“며 ”제주, 인천에서 시작하더니 FTA를 통해 전면 확대하려 한다“며 의료산업화를 추진하는 정부 정책을 비판했다.

김정우 지적재산권대책위 활동가는 “특허권을 강화해 문화와 의료의 공공재를 독점하고, 저작권의 과도한 보호로 민중의 문화 향유 권리가 침해된다”고 강조하며 “문화, 인권 생명을 지킬 수 있게 함께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성현 민주노동당 대표는 "FTA를 저지하고 민중의 권익을 지키기 위해 민주노동당이 나설 것“이라고 결의를 밝히며 ”민중권력, 자주평등이 넘치는 집권을 향해 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조준호 민주노총 위원장은 "민주노총은 한미FTA 투쟁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며 ”저지를 위해 필사적으로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금종 문화예술공대위 대표는 "문화 영역에서는 예술가들뿐만 아니라 서민, 민중의 문화를 즐길 공공성이 사라지는 것“이라고 설명하며 ”한미FTA 저지를 위해 예술가들도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신학림 언론노조 위원장은 "한미FTA는 IMF 외환위기 10개가 한꺼번에 닥치는 것"이라며 "KBS, SBS 등 5대 방송사 모든 노조가 이 싸움에 함께 할 것임을 약속한다"고 굳은 결의를 밝혔다.

김기식 참여연대 사무처장은 "김영삼 정부는 화끈하게 개방했다가 IMF를 맞았다. 노무현 정부도 그런 비참한 말기를 맞을 것 같다“며 ”정권이 FTA에 목숨을 건다면 이 정권은 국민의 비참한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부문공대위 대표자들의 발언 이후 영화배우 최민식, 정진영 씨, 윤영규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 이승호 낙농육우협회 회장 등이 공동 결의문을 낭독했다.

▲ 대형 조형물로 한미FTA 저지를 표현했다/이꽃맘 기자
결의문 낭독 후 각 단체 대표자들은 손에 '횃불'을 들고 무대에 준비된 봉화에 점화하는 상징의식을 가졌다. 이후 범국민대회 참가자들은 종각까지 행진을 진행했다.

행진의 맨 앞에는 한미FTA를 상징하는 대형 조형물을 앞세우고, 뒤를 이어 수십 명의 횃불을 든 참가자들이 행렬을 이었다. 또한 참가자들이 대국민 선전을 위해 준비해 온 수백 가지의 다양한 선전물들도 다양한 행진 도구로 활용됐다.

행진을 마친 후 종각에 모인 참가자들은 민중총궐기 결의대회를 가졌다. 민중총궐기는 2명의 정치발언과 '한미FTA 저지 의 글자에 불을 붙여 '불글씨'를 만드는 상징의식을 한 후 마무리됐다.

권영길 민주노동당 의원은 현재 한미FTA가 엉터리라는 주장을 펼쳤다. 권영길 의원은 지난 11일 국회 대정부 질의 과정에서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이 작성한 '한미FTA 체결시 경제적 효과' 연구보고서의 핵심 내용이 은폐, 조작됐다고 주장한 바 있다.

권영길 의원은 “무역수치가 조작이 아니라면 국민들 앞에서 검증할 것을 촉구한다”며 정부에 대한 요구안을 강조했다. 또한 “조작사실이 확인될 경우 노무현 정권을 규탄, 그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마지막은 정광훈 민중연대 상임대표가 마무리 했다. 정광훈 상임대표는 “우린 오늘 반쪽의 승리를 거뒀다”고 평가하며 “노무현 대통령은 카길 쌀 판매과장, 병든 소를 돌보는 푸주간 대장, 헐리우드 필름 배달부가 될 것”이라고 비유적으로 설명해 참가자들의 많은 호흥을 받았다.

또한 “올해는 개띠해 인만큼 개떼처럼 합쳐서 한미FTA를 물고 늘어지자”고 이후 투쟁을 더욱 강조했다.

참세상 라은영 기자(hallola@jinbo.net)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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