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 인천지부(공동회장 김영환 주재환) 전 회장이자 연세조아치과의원 조남억 원장이 지난해 11월 9일부터 12월 19일까지 약 40일간 남미여행을 다녀왔다. 한 사람의 남편이자 네 자녀의 아버지, 그리고 개원의라는 제약을 잠시 내려놓고 비록 패키지이긴 하지만 페루, 볼리비아, 잉카문명 지역, 우유니 소금사막, 안데스, 아마존, 아르헨티나, 브라질까지 로망 가득한 남미지역을 여행했다.
조남억 원장은 이번 여행에서의 소감과 정보를 『조남억의 남미여행 일기』란 코너를 통해 매주 풀어낼 예정이다.
열여섯 번째 회에서는 우끼아 성당의 천사그림과 14색의 지층이 아름답게 펼쳐진 오르노칼 산맥의 감동을 담았습니다.
-편집자
11월 23일
처음으로 제대로 잔 날이다. 2600m대로 내려와서 인지 모두들 편안하게 잘 잤다고 했다. 나도 아침 8시 반까지 한 번도 깨지 않고 잘 잤다.
조식은 간단히 하고, 10시에 호텔에서 출발하였다. 먼저 간 곳은 우끼아 성당. 정식 명칭은 Iglesia San Francisco de Paula 성당이다. 이곳이 유명한 이유는 성당 안에 그려진 천사 그림 때문이다. 스페인 지배자들은 잉카의 화가들에게 ‘우리와 닮았고, 날개가 있고, 강력한 무기가 있다’고 천사를 설명하고, 그리라고 했는데, 천사 그림을 한 번도 본 적이 없던 잉카의 화가들은 상상을 하면서 그림을 그렸다고 한다. 본인들이 본, 제일 아름다운 날개인 플라밍고의 날개를 그리고, 중성적인 서양인의 얼굴에, 강력한 무기인 총과 창을 든 모습을 그렸다. 본토 스페인 사람의 하얀 얼굴이 아닌, 안데스 바람을 맞아 볼이 빨간 남미에 온 스페인 사람의 얼굴을 그렸다고 한다. 잉카인에게 그 당시 스페인 군대가 어떤 모습으로 다가왔을지 상상이 간다.
이 성당 주변에는 또 다른 전설이 있다. 마지막 잉카였던 아타우알파 잉카가 피사로에게 생포된 후, 전국의 금을 다 모아서 쿠스코로 가지고 오라고 명령한다. 전국의 국민들이 금을 모아서 쿠스코로 가지고 가는데, 이 남쪽 지역에서도 금을 가지고 가고 있었다고 한다. 그 도중에 잉카가 처형당했다는 소식을 듣고, 그 금을 이 성당 근처 협곡에 묻어놓았다고 하는 전설이다.
성당 내부에서는 실내 사진을 못 찍게 하여, 그림엽서 한 장을 샀다. 곧 이어서 우마우아카 협곡으로 갔다. 실제 명칭은 Serranía de Hornocal(오르노칼 산맥)인데, 오르노칼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고, 시안소 협곡과 아파르소 협곡 사이라고 한다. 여러 형태의 지층의 형태와 침식 장용으로 생긴 지형인데, 14가지의 지층의 색깔을 보여주며 광대하고 웅장한 자연의 그림을 보여주었다.
버스에서 내려서 14색 지층을 보았을 때에, 너무나 감동스러워서 얼른 앞에 가서 더 가까이 보고 싶었다. 그러나 30분정도 내리막길을 따라 앞으로 가서 전방의 전망대에 도착해보니, 14색 지층 아래로 어두운 색의 땅과 호수까지 다 볼 수 있게 되는데, 오히려 14색 지층의 산맥이 더 멀어 보이고, 덜 감동스러워보였다.
중국의 7색깔의 산인 칠채산과 비슷하다는데, 중국과는 어떻게 다른지 중국에도 가서 비교해 보고 싶다. 이곳은 4350m 높이였는데, 버스로 한참을 올라갔다. 버스에서 내려서 전망대까지 가는 약간의 내리막길은 가는 데는 수월했는데, 되돌아오는 길은 역시나 힘이 들었다. 그래도 한 시간 반 정도 걸었던 길에서, 고산에 좀 적응이 된 건지, 큰 문제없이 되돌아 왔다.
버스를 다시 타고, 한참을 내려와서, 우마우아카 시내의 식당에서 점심식사를 했다. 모두들 입맛이 좋아진 건지, 밥맛이 좋은 건지, 음식을 남김없이 다 먹고, 맥주도 1리터짜리를 4병이나 마셨다.
호텔로 다시 되돌아 와서 맡긴 짐을 싣고, ‘살타’로 향했다. 250km거리라고 했는데, 오후 3시 출발하여 7시에 도착했다.
살타에 도착하여 고도계를 보니, 해발 700m로, 고도가 급격이 낮아졌다. 기온도 많이 높아져서 대부분이 반팔 옷을 입고 지나다닌다. 50만 인구의 도시라고 하고, 높은 빌딩들을 보니, 오랜만에 문명을 만나는 느낌이다.
호텔 수속 후 곧장 중심 광장 근처 식당으로 걸어갔다. 8시 즈음 El solar del convento라는 식당에 도착했는데, 늦은 시간 같았는데도 빈자리가 많았다. 아르헨티나답게 소고기 구이가 맛 좋았고, 말벡 등 와인 5병도 맛이 좋았다. 진짜 아르헨티나에 도착한 것 같다. 현지 가이드도 식사자리에 합석하여 같이 와인을 마셨는데, 인천치과의사회 회장님을 닮아서 같이 사진도 찍었다. 식당 내에 사람들도 별로 없어서, 노래도 부르면서 다 같이 “Feliz viaje(행복한 여행)”을 외치며 저녁을 즐겼다. 이 지역 사람들은 보통 9시가 넘어야 저녁 식사 시간이라더니, 우리가 나오려는 시간에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호텔에 돌아온 후 최 가이드와 둘이서 다시 나가서 길거리 cafe에서 맥주 한잔 더 하고 돌아왔다. 가이드 말로는 지금까지 지내온 고생스러웠던 여행 일정이, 일정상으로는 1/3 이지만, 느낌상으로는 1/2이라고 하였다. 날씨도 좋고, 공기도 좋고, 숨쉬기 좋고, 먹거리 좋고, 앞으로는 좀 편안한 여행이 될 것 같은데, 그렇다고 너무 긴장 풀지 말고 술을 좀 조절해야 할 것 같다.
지금까지 오는 내내 먹는 것에 너무 인색한 글이었지요.
(걸신이라고 아는 지 몰러..누구 나? 그럼 여기서 너 말고 누가있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