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부도덕한 전쟁에 우리 젊은이를 희생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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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부도덕한 전쟁에 우리 젊은이를 희생할 수 없다.
  • 편집국
  • 승인 2003.10.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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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요구한 한국군 이라크 추가파병 문제로 온 나라가 들끓고 있다.

이번 추가파병문제는 여러 쟁점으로 인해 앞으로 우리 사회와 민족의 미래에 적지 않은 파장을 불러 올 사안임에 틀림없다. 이같이 심각한 문제를 처리함에 있어 지난번과는 달리 정부가 국내외 동향과 이라크 정세, 한미관계, 한·아랍 관계, 국제사회에서의 위상, 국민여론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파병 여부를 신중히 결정하겠다는 것은 일단은 다행한 일이다.

현재 이라크 치안상황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한마디로 내전을 방불케하는 상황이라고도 외신은 전한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은 이라크의 치안부재와 혼란, 경제적 피폐의 핵심에는 다름 아닌 이라크인들이 원치 않는 미국의 일방적 침공과 점령이 자리잡고 있다는 사실이다.

사실이 이러함에도 ‘한-미동맹의 중요성’과 ‘국익’을 빌미로 미국의 파병요구를 수용해야 한다는 정치권과 사회 일각의 주장을 보면서, 우리는 다시 한 번 우리가 추구하는 한-미동맹이 과연 무엇을 위한 동맹이며, 국익의 구체적 내용이 어떤 것인지에 대해 보다 냉철하게 반추해 보아야 한다고 생각된다.

세계인의 광범위한 반대와 유엔의 만류에도 일방적으로 침략을 개시한 미국이 이제 와서 국제사회에 추가파병을 요청하고 나선 것은 부도덕한 전쟁의 책임과 부담을 국제 사회에 전가하려는 또 다른 일방주의일 뿐이다. 어떤 경우에도 거짓은 아름다운 열매를 맺지 못하고, 갈등과 증오만을 양산할 뿐이다.

이번 추가파병 거부가 탈냉전이후 새롭게 형성되고 있는 국제질서와 미국의 패권주의를 규탄하는 세계 흐름, 한국이 지향해야 할 가치와 국제적 위상 등을 고려해 동맹정책과 국가이익을 근본적 재성찰하는 계기가 돼야 할 것이다.

황인성(한겨레통일문화재단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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