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치 30년 뜻깊은 해...덕담만 하기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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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치 30년 뜻깊은 해...덕담만 하기엔
  • 김정범
  • 승인 2019.01.04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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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사]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김정범 공동대표

2019년 기해년 새해가 되었습니다. 기해년은 황금돼지의 해라고 하니 왠지 몸과 마음이 풍요로워지는 것 같습니다. 마침 올해는 인의협과 함께 진보적 보건의료단체의 쌍벽을 이루는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이하 건치)’가 탄생한 지 30주년 되는 뜻깊은 해이기도 하니 참으로 축하해 마지 않습니다. 

또한 새해에는 작년에 이어 남과 북 그리고 북‧미간에도 평화를 향한 발걸음에 획기적인 진전이 있기를 기대해봅니다. 이에 함께 보건의료분야에서도 남과 북간에 화해와 협력의 발걸음이 많아지기를 기대해봅니다.

하지만 이렇게 덕담만 하고 있을 상황은 아닌 것 같습니다. 사람들은 '좋은 소식'과 '나쁜 소식'이 같이 있다면 어떤 소식부터 듣고 싶어 할까요? 많은 사람들은 '매도 먼저 맞는 게 낫다'는 생각으로 '나쁜 소식'을 먼저 듣고 좋은 소식은 나중에 들음으로써 조금이라도 마음의 위안을 삼고자하는 심리가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는 자칫하면 상황의 심각성을 간과하게 만들 우려가 있습니다. 적어도 우리 보건의료계의 상황을 두고 볼 때, 그래서 저는 새해에 우리의 마음가짐을 다잡기 위해서라도 좋은 소식을 먼저 언급하고 나중에 나쁜 소식으로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새해 들어 정부(보건복지부)는 그동안 비급여로 남아있던 초음파·MRI 검사 등 건강보험 적용이 확대되고, 20~30대 청년들에게도 국가 건강검진이 도입되는가 하면 노인 커뮤니티케어 시범사업 시행을 시행하는 등 국민들의 의료비 부담을 줄여 주는 각종 정책을 시행하게 된다고 장황하게 홍보를 하고 있습니다. 

노동 안전에 관해서도 수십 년 해묵은 과제 즉 ‘위험의 외주화’를 막고 원청의 산업안전보건의 책임을 명확히 하는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도 고 김용균 군의 죽음을 계기로 가까스로 국회를 통과하였습니다. 

과연 현 정부는 이전 정부와 달리 보건복지 및 산업안전과 관련한 분야에서 다소의 노력을 기울이는 듯 몇 가지 진전된 성과를 내보이고 있기는 합니다.  

하지만 이것뿐입니다. 문재인 정권 초기에 우리의 기대를 부풀게 하던 공공병원 확충 이야기도 성남의료원이 주춤거리는 것 외에는 이젠 기미조차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오히려 재벌 대기업의 입김에 놀아나는 것은 지난 적폐 정권의 행태보다 한술 더 뜨는 듯이 보이고 있습니다. 국민의 건강권보다는 보건의료산업 자본을 육성한다는 미명하에 재벌 대기업의 이윤추구권에 손을 들어주는 온갖 보건의료관련 규제완화정책들이 현 정부 들어서 좀비처럼 되살아나 거침없이 통과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제주도에서는 영리병원을 반대하는 절대다수의 제주도민의 의사를 무시하고 일개 도지사가 자의적으로 영리병원을 허가해주는 과정을 문재인 정부는 아는지 모르는지 그대로 방치하고 있습니다. 

이쯤 되면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적폐 정권의 의료민영화 정책을 계승할 뿐 아니라 한술 더 뜨고 있다고 봐야 합니다. 이제 우리는 촛불이 탄생시킨 정부라고 봐주는 것은 이제 끝내야 합니다. 

진보적 보건의료단체로서 건치의 30주년을 다시 한번 축하하면서, 또 한편으로는 새해에는 우리는 옷깃을 단단히 여미고 문재인 정부의 보건의료정책의 디테일 하나하나를 철저히 살피고 따져서 과거 적폐 정권의 의료민영화정책에 맞서서 싸워온 기조를 다시 되살려가야 하지 않을까 다짐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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