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미사일 발사' 어떻게 볼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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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미사일 발사' 어떻게 볼 것인가?
  • 이현정 기자
  • 승인 2006.09.25 00:0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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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 서울경기지부 2006년 가을 소식지에 실린 남북공동선언실천연대 최한욱 정책위원장의 글을 옮긴 것이다.(편집자)

북한의 7.5 미사일 발사 이후 두 달이 흘렀다.

북한의 대대적인 미사일 발사 훈련 이후 한반도 정세가 또다시 요동치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가들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국제사회의 위협’이라며 강경대응을 촉구하고 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대미 최후통첩이다. 북한은 2005년 2월10일 핵무기 보유를 선언한데 이어 2006년 7월5일 대륙간탄도미사일이 이미 실전 배치되어 있으며, 언제든지 워싱턴을 향해 발사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주었다. 북한은 서방진영에 알려진 대미협상 카드를 모두 던졌다. 이것은 북한이 미국과 갑론을박이나 하면서 시간을 끌 생각이 더 이상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북한의 핵보유선언 7개월 후 양측은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인 평화체제 구축을 목표로 6자 공동성명에 합의하였다. 지난 해 9.19성명의 합의로 북미관계는 새로운 국면을 맞는 듯하였다.

그러나 이후 미국은 북한에 대한 금융제제를 오히려 확대하고 소위 인권문제를 시비하면서 합의 이행에 인위적인 장애를 조성하였다. 이로써 지난 해 11월 이후 6자 회담은 교착상태에 빠지고 또다시 한반도 정세는 대결국면으로 변화하였다.

2006년 8월1일 한반도 문제 전문가인 미국의 존 페퍼는 민간 싱크탱크 '포린 폴리시 인 포커스' 기고, '미국이 북한을 공격하지 못하는 다섯 가지 이유'라는 글에서 ‘부시 행정부는 대북정책과 관련하여 양손이 묶여 있는 형국’이라며, ‘그래서 나온 전략이 바로 현 정부(부시 정부)의 방치전략(default strategy)’이라고 주장하였다.

페퍼는 부시가 ‘북한을 공격하지도 않고, 북한과 진지하게 협상하지도 않은 채, 서서히 북한에 대해 군사적, 경제적 압박을 가하’면서 ‘다음 번 대선에서 (한국의)야당-한나라당-이 승리’하고 ‘북한정권이 붕괴하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분석하였다.

6자 합의 이후 부시 정권은 ‘방치전략’, ‘악의적 무시전략’으로 ‘시간 끌기’에 들어갔다.
미국은 북한의 핵보유선언 이후 북미대화를 촉구하는 내외의 압력이 높아지자 마지 못 해 ‘폭정의 전초기지’ 발언을 취소하고 6자 회담에 복귀하여 공동성명에 도장을 찍었다. 그러나 이를 이행할 의지는 없었다.

약속은 지키기 싫고 그렇다고 물리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도 없기 때문에 부시가 고안해 낸 것이 소위 ‘방치전략’이다. 질질 시간을 끌면서 위조지폐, 인권 등 다양한 방법으로 북한을 목 조르고 북한 정권이 붕괴하기를 기다리는 것이 소위 부시의 ‘방치전략’, ‘악의적 무시전략’이다.

북한은 지난 3월 소위 외조지폐 문제와 관련하여 ‘비상설협의체’를 구성을 제의하는 등 전향적 태도를 보여주었다. 그러나 미국은 위조지폐 문제와 관련하여 그 어떤 협의도 거부하였다. 이것은 소위 위조지폐, 인권문제 등이 북한을 고립, 압살하기 위한 정치적 빌미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

9.19이후 미국은 북미대결장인 사각의 링 주위를 빙빙 돌면서 북한을 자극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북한이 아무런 대응도 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결국 부시의 전략에 말려드는 것이나 다름없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불가피한 것이었다. 북한은 문제해결을 위해서 링 주위에서 깐죽거리고 있는 부시를 일단 링 위로 끌어 올릴 필요성이 있었다. 대화의 방법이건 전쟁의 방법이건 미국이 링 위에 올라와야 문제가 해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예상대로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자 미국은 사태를 더 이상 방치할 수 없었다.
북한이 핵무기를 제조하고 탄도미사일을 마구 쏘아 올리고 있는 상황에서도 미국이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면 미국의 위신은 땅에 떨어지고 북한의 핵과 미사일에 무기력하게 대응하고 있는 부시 행정부를 비웃으면서 이란과 베네수엘라 등 많은 반미국가들이 더욱 쉽게 핵과 미사일 개발을 결단할 것이기 때문이다.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지 않았다면 부시는 사태를 계속 방치할 수 있지만 북한이 미사일을 쏜 이상 이제 가만히 앉아 있을 수는 없다. 북한과의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든지 아니면 벽을 보고 소리라도 질러야 미국은 체면을 지킬 수 있다.

북한은 미사일 발사를 통해 부시 행정부에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전쟁과 수교,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하라는 것이 바로 탄도미사일에 실린 평양의 목소리이다.


최한욱 남북공동선언실천연대 정책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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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쎄요 2006-09-26 09:36:00
실패한 미사일로, 미국이 적극적으로 나올까?
마음만 급해진 것은 결국 한국뿐이고,
미국은 계속 압박조치를 강화하고 있고
중국도 유엔결의안에 찬성하고....

미사일이 성공했으면 모르되, 그렇지도 못하면서 북한이 이 글과 같은 생각으로 미사일 발사를 했다고 생각되진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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