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꽃이야기] 신불산의 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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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꽃이야기] 신불산의 가을
  • 이채택
  • 승인 2006.11.20 00:00
  •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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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에는 오랜만에 신불산을 다녀왔습니다.

정상부근에 케이블카를 설치한다기에 현장을 답사하고 대책을 세우기 위해서 급히 일정을 잡았습니다. 임도를 따라 1000고지가 넘는 곳까지 차로 올라 갈수 있습니다.
조금 늦게 출발 했더니 초입부터 단풍놀이 인파에 차들이 심하게 정체되어 있습니다.

임도는 아래쪽부터 이미 주차장으로 변해 차들이 더 이상 올라갈 수 없었습니다.
하는 수 없이 주차하고 아래쪽부터 등산을 시작했습니다.

▲ 간월재

억새가 밭을 형성하고 있는 간월재입니다. 지난해에 억새를 보호하고 등산객들에 의해 회손 된 등산로를 정비한다고 목책을 새로 세웠습니다. 공사 중에 억새밭을 뒤집었는데도 다시 살아났습니다. 여기서부터 정상을 향한 가파른 등산로가 시작됩니다.

등산로를 따라 올라가면서 내려다본 간월재의 모습입니다. 임도는 수 km 에 걸쳐 주차장이 되어 있고 등산객으로 등산로는 혼잡합니다. 이곳에 케이블카가 설치되면 정상부근의 회손은 더욱 더 가속화 되겠지요. 여러 번 이곳을 올랐지만 오늘처럼 사람들이 많은 것은 처음입니다.

▲ 용담


억새밭에서부터 많은 개체의 용담이 보입니다.

가을에 피는 대표적인 꽃인데 낮은 산에서는 보기가 힘듭니다. 뿌리가 한약재로 쓰이다 보니 많이 뽑혀나간 탓인가 봅니다. 수 년 간 산을 다녔지만 개화시기를 맞추지 못해 활작 핀 용담을 사진으로 담지 못했습니다. 낮은 산의 용담은 이제 꽃필 준비를 하고 있는데 고산의 용담은 이미 잎이 말라가고 있습니다. 가을에 피는 꽃은 높은 산에서 먼저 개화를 시작하여 낮은 산으로 이동합니다. 날씨가 높은 산부터 추워지니, 단풍이 높은 산에서 낮은 산으로, 그리고 중부지방에서 남부지방으로 이동하는 것과 같은 이유입니다.

가파른 경사 길을 한참 오르면 평지길이 나타나고 정상이 보입니다.

▲ 산부추


드디어 정상에 도착하니 여기저기 사람들이 둘러 앉아 허기를 채우고 있습니다.
음식물쓰레기. 휴지. 깡통등의 쓰레기들이 군데군데 보입니다.
도심의 공원처럼 사람들이 북적대고 있습니다.

정상을 배경으로 산부추가 외롭게 피어 있습니다. 잎과 꽃이 부추를 닮았습니다.
신토불이라는 말이 유행하면서 나물 뜯는 사람들이 엄청나게 많아 졌습니다.
이곳 1200m가 넘는 정상까지 와서 배낭 가득히 나물을 채취해가는 사람들이 올해부터 등장했습니다. 산부추도 밭에서 재배하는 곳이 있다고 합니다. 자생식물의 항암효과등 검증되지 않은 약효를 선전하는 곳도 많아지고 있습니다. 물론 약효가 확인된 것들도 많이 있습니다.

사진우측 상단에 보이는 바위가 케이블카 종착역으로 예정된 곳입니다. 아래쪽에 온천단지로 개발된 지역의 경기활성화가 케이블카 설치의 이유입니다. 케이블카가 설치되면 정상부근의 자연환경 파괴는 심히 걱정됩니다. 이곳은 다양한 고산식물이 분포하고 있어서 전국의 수많은 야생화 동호회에서 철마다 찾고 있는 곳입니다.

▲ 까치고들빼기


케이블카 설치장소를 확인하고 하산하기 시작했습니다. 주차장으로 변했던 임도에는 절반이상의 차들이 빠져나가고 통행이 자유로워졌습니다. 임도 변에 까치고들빼기가 활짝 피어 있습니다. 차량들의 통행으로 먼지를 가득 뒤집어쓰고 있군요.

임도를 벗어나니, 이제 하산하는 등산객들의 차량으로 도로가 주차장으로 변합니다.
우회도로도 없는 산길을 빠져나와 집으로 가니 이미 날은 저물어 깜깜합니다.

이제 내년 봄이 되어야 다시 신불산을 찾아 가겠지요. 벌써부터 봄을 기다리면 겨울이 서운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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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홍 2006-11-22 16:45:31
신불산 가는 방법이나, 어느 코스가 좋다거나...이런 것들까지 소개해주셨으면 더 좋았을 것같은데....사진으로 보니 참 좋네요...함 가고 싶어서..

이채택 2006-11-22 12:32:08
계속 케이블카 얘기가 나오는군요.
다른 곳에 예정했다가 반대로 무산되니 이쪽으로 변경되었습니다.
아래쪽 온천단지도 주말이면 등산객의 차량으로 엄청 혼잡하지만 주민들의
경기에는 도움이 되지 않고 있습니다. 케이블카가 설치되어 더 많은 사람들이 찾아도 경기활성화에는 도움이 안될듯 합니다.
신불산은 가지산과 드불어 영남알프스의 대표적 산입니다. 1200고지가 조금 더 됩니다. 과거 빨치산의 활동지 중의 하나입니다.

sarugi 2006-11-22 09:28:34
자연파괴는 관두고라도 수익성도 없는거 같은데도 그놈의 개발논리라는게.

2006-11-21 11:05:15
사진으로 보는 신불산 정말 좋네요.
신불산은 처음 들어본 산인것 같은데, 남쪽에 있나봐요.
샘 글 정말 재밌게 보고 있습니다.
감사드립니다요...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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