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추진돼 왔던 의료시장화 정책을 총망라하는 '의료시장화 종합판'이 출시됐다. 재정경제부가 지난 12일 '서비스산업 경쟁력 강화 종합대책'을 발표한 것이다.

이번 '12·12 종합대책' 4항에는 사실상 영리법인 허용 등 전면적인 의료시장화의 내용을 담고 있는 9개의 '의료서비스 다양화·첨단화를 위한 제도개선안'이 포함돼 있다.

먼저 재경부는 종합대책에서 예치과네트워크와 같은 의료기관 프랜차이즈를 합법화 하는 한편, 이들 네트워크의 경영 효율화를 지원하기 위해 병원경영지원회사(MSO : Management service organization) 설립을 허용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재경부는 MSO를 '의료행위와 관계없이 구매, 인력관리, 진료비 청구, 마케팅 등 병원 경영 전반에 대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로 규정하고 있지만, 비영리법인인 의료기관이 MSO에 지분투자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즉, 의료기관들이 MSO를 통해 사실상 영리를 위한 사업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 것이다.

때문에 이는 MSO를 통한 간접적인 영리법인 허용으로 해석해도 무방할 것으로 판단된다.

아울러 네트워크 경영 활성화를 위해 ▲장비 공동이용 ▲비전속진료(프리랜서 의사) 허용 등 각종 규제를 풀겠다는 내용도 담고 있다.

특히, 앞으로는 '동네치과'가 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재경부는 종합대책에서 영세병원의 인수·합병(M&A) 활성화를 위한 법령 근거를 만들겠다고 밝히고 있는 것이다.

이는 현재 M&A를 불가능하게 하고 있는 '복수 의료기관 개설 금지' 조항의 삭제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이며, MSO를 통한 병원간 계열화를 적극 활용하겠다는 의도를 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의료법인의 수익사업도 대폭 허용된다.

재경부는 "의료법 전면개정을 통해 수익사업을 허용함으로써, 신규시장 영역을 개척하겠다"면서 "허용되는 수익사업의 범위는 의료산업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분야로 폭넓게 확대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현재로는 의료법인이 ▲교육·조사연구 ▲장례식장업 ▲주차장 ▲노인복지시설 ▲음식점 등에서만 부대사업을 할 수 있으나, 향후에는 ▲의학·약학·BT 등 연구개발 관련 사업 ▲해외진출 관련 사업 ▲해외환자 유치 관련 사업 ▲병원 경영지원 사업 ▲유료 사회복지 관련 서비스업 등에서도 수익사업을 할 수 있게 된다.

또한 재경부는 "현행 의료법 제25조 제3항 유인 알선 금지 조항으로 인해 관광, 보험 등 여타 서비스 산업과 의료서비스간 연계가 불가능하다"면서 "다양한 의료서비스 수요의 증대에 따라 여타 서비스와 연계가 필요함에 따라 의료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밝히고 있다.

외국인 환자와 보험사에 유인·알선을 허용해 해외환자 유치 및 실손형 민간보험 활성화를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종합대책에는 '비급여 중심의 실손형 민간의료보험 활성화' 추진을 담고 있다.

여기에는 진료비 심사제도를 강화해 비급여 분야에 대한 보험사의 위험부담을 완화하고, 실손형 상품개발을 위해 '건강보험공단의 기초통계를 제공'하는 내용 등을 담고 있어, 시민사회단체들의 강력한 반발에 직면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밖에도 의료서비스 다양화·첨단화를 위한 제도개선안에는 ▲의료기관 회계투명성 강화와 자금조달 제도 다양화 ▲의료서비스 질 평가 체계 마련 ▲신의료기술 평가체계 구축과 다양한 수가체계 마련 ▲'혁신형 연구중심 병원 사업'추진 등 의료기관 R&D 활성화 등을 담고 있다.

강민홍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