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성’으로 치계 개혁 이뤄나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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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성’으로 치계 개혁 이뤄나갈 것”
  • 안은선 기자
  • 승인 2020.04.23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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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대한치과의사협회 이상훈 협회장 당선자

제31대 대한치과의사협회(이하 치협) 협회장 선거에서 기호 4번 이상훈 후보가 당선됐다. 4명의 후보자,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 사태 등 결코 녹록치 않은 상황에서, 회원들은 ‘개혁’을 키워드로 70년 치과계 판도를 바꿔보겠다고 나선 그를 선택했다.

코로나19라는 특수 상황에서 선거에 참여한 회원은 전체 1만2,614명, 투표율은 1차 75.24%, 결선투표는 74.4%로 유래 없이 높았다. 그 중 이상훈 후보는 1차에서 3,733표(29.24%)를, 결선에서는 6.580표(52.16%)를 얻어 당선됐다. 이처럼 회원의 관심이 높은 선거였던 만큼, 당선자에 대한 기대감도 높다.

본지는 5월 1일부터 공식 임기를 시작하는 이상훈 당선자를 만나 선거운동과 31대 집행부가 나아갈 방향을 이야기했다. 이날 본지 김용진 대표이사와 문세기 편집국장이 인터뷰어로 자리했다. 이상훈 당선자의 진솔한 이야기를 들어보자.

- 편집자 주

3번 도전 2번의 실패 조금 조심스러웠다
동문회‧조직선거 깨고 직선제 회장 당선
SNS 다방면 활용한 선거운동 ‘참신했다’

(왼쪽부터) 문세기 편집국장, 이상훈 당선자, 김용진 대표이사
(왼쪽부터) 문세기 편집국장, 이상훈 당선자, 김용진 대표이사

김용진(이하 김) : 당선을 다시 한 번 축하드립니다. 9년 간 3번의 도전 끝에 협회장에 당선됐는데, 여러모로 힘드셨을 것 같습니다. 이번 선거에서 1등할 거란 확신이 있었나요?

이상훈(이하 이) : 두 번째 출마 때는 처음부터 끝까지 낙선을 한 번도 생각 안했어요. 자심감이 있었거든요. 그런데 결과적으론 낙선했죠. 그래서 이번에는 오히려 과신은 좋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결선에는 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은 했지만 1등으로 결선 진출할 줄은 몰랐습니다.

김 : 직선제는 까(?)보기 전까지 모르는게 직선제죠. 알기도 힘들고요.

이 : 선거 초반엔 우리 캠프가 꼴찌할 거다. 근거는 없지만, 여기저기서 판세를 가지고 하는 이야기를 듣긴 했습니다.

문세기(이하 문) : 여론조사를 해볼 생각을 하시거나 하지 않았나요?

이 : 지난번 선거에서는 어떤 신문사에서 했었죠. 그런데 크게 의미 없다는 생각도 들고 해서 할 생각도 안 들었습니다.

문 : 이번 선거는 참 깜깜이 선거 같았어요. 분위기가.

김 : 모든 선거 캠프 개소식에 참석했어요. 김철수 후보는 하지 않아서 못 갔지만. 캠프마다 분위기가 다 달랐는데, 장영준 캠프가 준비도 많이 하고 제일 화려했어요. 박영섭 캠프는 사람은 많이 왔는데, 모인 사람들이 올드하다는 느낌이었어요. 이상훈 캠프는 장소가 협소해서 정신이 없었고, 뭔가 준비가 덜 된 느낌이었어요. 조직은 있는데 손발이 잘 안 맞는 느낌?

이 : 아마추어 같은?

문 : 3강1약이니, 2강2약이니 하는 이야기가 많았어요. 사실 이상훈 후보님이 1등으로 결선에 올라갈 줄은 몰랐어요. 2등은 되도 1등할 줄은 예상 못했죠.

김 : 결선 구도가 구세력 대 신세력이었고. 임원 많이 한 사람들은 몰라도 젊은 치과의사들 사이에서는 이상훈 후보에 대한 호감도가 높았던 것 같아요.

이 : 박영섭 후보님은 오히려 자신있었던 것 같아요. 부회장 후보들 구도만 봐도 그렇구요. 저희는 (부회장 후보와) 학교도 겹치고, 빠지고. 부회장 후보 출신 학교가 동문이 적은 곳도 있고. 단순 표계산만 하면 우리가 3천~4천표 이상 열세인 상황이었죠.

김 : 동문회 선거로 보면 그렇긴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동문회 선거가 약해졌다고 볼 수 있겠네요. 무시할 순 없지만.

이 : 동문회 선거였다면, 서울대 출신 후보가 아주 선전했어야 했는데. 결과가 아닌 걸 보면 동문회 선거 구도는 꼭 아니었다고 할 수 있겠네요.

문 : 연령층으로 보면, 어디가 투표율이 상당히 높았을 것 같나요?

이 : 아무래도 젊은 치과의사들 층에서 지지하지 않았나. 하지만, 저도 60에 가까운 나이가 됐고, 첫 번째 출마 했을 당시엔 40대 후반이었는데 벌써 그렇게 됐네요. 아무튼 3번의 출마를 하면서, 몇 번의 실패를 통한 경험으로 쌓인 안정감을 중장년층 회원들에게 인정받은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어요.

사실 첫 번째 선거인 선거인단제 선거에서 대의원 200여 명에 1천명의 선거인단이 투표를 했는데, 저는 재야 인사라 200표 중에서는 거의 못 받지 않을까 했어요. 대의원 수를 뺀 순수 건거인단 투표 결과를 보면 그때도 당선자 분과 내가 비슷한 표를 얻었거든요. 두 번째 선거에선 세 후보가 비등하게 득표했구요. 이번에도 결선 진출한 상대 후보자와 표차가 크지 않았거든요. 3번의 선거 모두 비슷하게 득표 했고, 이번에 약간 플러스 알파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김 : 이번 선거 후에 여러 잡음이 있었죠. 경기지부도 그렇고. 몇 년 사이 치과계 유관단체들이 소송으로 선거후유증을 앓고 있어 참 속상합니다.

이 : 개표장에 나왔다는 건, 저는 승복을 전제로 나오는 거라 생각합니다. 첫 번째 직선제 선거 때처럼 선거 과정에서 1천여 명이 선거권을 행사하지 못하는 등 그런 사건사고가 있는게 아니고, 정상적으로 투표가 진행됐다면 결과에 승복해야 한다고 봅니다. 앞으로도 이런저런 이유로 불복한다면 선거문화가 어지러워질 것 같습니다.

문 : (문제가 있었던) 지난번 선거에서 당선자님은 바로 승복했었죠.

이 : 그 때 당시 투표를 못한 일반 회원들이 이의를 제기했고, 저도 덴트포토에서 욕 많이 먹었습니다. 저는 그때 개표한 이상 불복하는 건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어요.

승복이 답은 아니었을 수도 있었어요. 1천명이나 되는 회원이 투표를 못했는데, (개표 진행에) 사인 하지 않는 게 당시로선 옳았을지도 몰라요. 그래도 잘잘못을 떠나 동의한 이상 다른 입장을 내는 건 이율배반적이란 생각이 듭니다.

문 : 이렇게 공신력 있는 단체에서 온라인으로 대규모 투표를 진행한 건 치협이 처음이죠. 코로나19로 쪼는(?) 재미는 좀 없었지만요.

김 : 이번에 이상훈 캠프의 선거운동은 지난 두 번과 어떻게 달라졌나요?

이 : 기존에 우리가 해 왔던 전통적 방식과는 다르게 이번에는 유튜브 등 SNS를 많이 활용했다는 거에요. 트로트 가수 유산슬의 ‘사랑의 재개발’을 패러디한 ‘협회의 재개발’ 이라던가,  보험 임플란트, 덴탈 어시스턴트제도 등 핵심 공약에 대해 4개의 영상을 제작하는 등, 지금까지 하지 않았던 것들이었어요.

문 : 다른 후보자들도 유뷰트 영상 많이 제작했죠. 좀 전통적(?)인 내용이었지만.

이 : 페이스북 같은 SNS를 활용하려고 노력했어요. 공약을 웹툰으로 제작해 소개하고, 영화 패러디도 하구요. 공보물도 저희 캠프는 협회를 비행기로 형상화하고, 회장‧부회장 후보들이 파일럿 복장을 하고 비행기를 운행하는 스토리 라인을 만들었죠. 그것도 새로운 시도라고 생각해요. 협회장 선거에서 미디어를 활용한 선거운동은 처음이었을 겁니다.

문 : 직선제가 되면, 과거 대의원제 선거와 달라져야 하는데. 코로나19 영향도 있지만. 아직도 차분한 그런 분위기라서 좀 아쉬웠습니다. 그나마 이상훈 캠프에서 (분위기를) 띄우려고 노력한 듯해요.

김 : 공보물을 우편뿐만 아니라, 선관위에서 그걸 파일화해서 문자메세지로 영상과 함께 보내주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했어요. 공보물 보고, 그걸 인터넷으로 일일이 찾아서 보는 것도 일이기도 하구요.

문 : 다른 이야기로 넘어가서, 아직도 동문회 선거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아요. 동문회장 했으면 동문들에게 자신이 영향력 있을 거라고 생각하기도 하구요. 직선제에 맞게 선거규정을 고쳐야 한다던가 하는 것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세요?

이 : 이번 선거가 깜깜이라서 유권자가 아닌 분들에게도 문자나 카톡 등이 대량으로 갔을텐데, 그건 그분들에게는 굉장히 짜증스러운 일이죠. 선거인명부는 개인정보 침해하지 않느 선에서 공개돼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결선투표 전 선거운동 금지라던지, 부회장 동반 출마와 결선투표를 없애자는 문제제기가 있는 걸로 압니다.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논의를 해봐야 할 것 같아요. 결선투표가 존속한다면, 그 사이에 선거운동을 허용하는 방향으로 고민이 돼야할 것 같습니다.

협회장 집중에서 부회장 중심으로 분권화
건강보험 강화 위해 신경 쓸 것
코로나19 특별성금 적재적소에 쓰이도록

이상훈 당선자
이상훈 당선자

김 : 임원진 구성은 다 마치셨죠?

이 : 아직 70~80% 정도밖에 하지 못했어요.

김 : 협회서 일을 안한 사람들이 대부분이라서. 인력풀이 다른 후보들보다는 적어 구성에 어려움이 있지 않나하는 우려가 있어요.
 
이 : 선거라는 게 역대 집행부에서 보면, 승자독식 구조인데 거기서 최선의 인사라고 한다면, 치과계를 위해 능력자들을 두루 등용하고 치과계 화합차원에서 탕평책을 쓰는 거라 생각해요.  신진인사만으로는 참신하고 변화를 보여줄 수 있지만, 안정감을 위해서 기존 이사들을 적절히 조화시킬 생각입니다. 회무 경력이 전혀 없는 사람들이 집행부를 맡는다는 걱정은 안하셔도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전에는 회장에게 모든 권한과 정보, 예산이 집중되는 구조였어요. 부회장은 있어도 없어도 그만인 존재였던 것 같기도 하고. 보통의 경우 실무 이사가 담당 부회장을 거쳐 회장에게 보고하는 체계인데, 부회장의 권한이 없다시피 하다보니 이사가 회장에게 직접 보고하고 일을 처리해 온 것으로 들었습니다. 현실적으로는 협회장은 대외적인 일을 하고, 부회장들이 권한을 갖고 이사들을 데리고 자기 분야를 관장하고, 추진하는 게 맞다고 생각하고 그렇게 할 생각입니다.

문 : 이번 공약에 여성임원을 6명으로 하고, 청년이사도 신설하기로 했는데 어떻게 돼가고 있나요?

이 : 여성임원은 홍수연 부회장을 포함해 4명까지는 최대한 여성으로 선임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청년이사의 경우, 기존의 공공군무이사의 업무를 포함해 신규 치과의사들의 문제까지 다루는 업무를 확장하자는 안이었어요. 이번에 인선하면서 명칭문제를 많이 고민했습니다. 정관에 보면 이사 명칭은 정해져 있진 않지만, 해당 이사가 이런 위원회를 맡는다고는 돼 있거든요. 거기에 공공군무위원회로 돼 있어서, 이사 명칭을 변경하는 데 문제가 있는지 검토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김 : 보험담당 부회장은 마경화 부회장님이 계속 하시게 되나요?

이 : 마 부회장님이 건강 문제로 쉬고 싶다는 의사를 밝히셨는데, 제가 치과계를 위해 조금만 더 봉사해 달라 읍소해서 이번 한 번만 더 하시기로 했습니다.

김 : 회원들의 요구 중에 보험수가 현실화가 많다. 특히나 보험비중이 높아진 요즘에 더욱 중요한 일인 것 같다. 보면 수가협상에서 건강보험공단이나 심평원에 끌려다니는 모습이고, 그나마 거기서 퍼센테이지를 좀 더 따냈다고 생색내는 게 패턴이었죠. 앞으로 보험 정책 방향은 어떠한가요?

이 : 공약과 연관해 이야기하면, 보험 노인 임플란트의 경우 4개까지 확대하고, 오버덴처는 급여화 하겠다고 했습니다.

실제로 노인 임플란트 소요 예산을 60%밖에 쓰질 못했고, 4개까지 늘린다고 해도 무리가 없을 것 같다. 노인 복지 측면도 있어 정치권에서도 반대가 없을 것 같습니다.

김용진 대표이사
김용진 대표이사

김 : 개원의들이 많이 요구하는 게 근관치료 수가 현실화에요.  뿐만 아니라 항목을 추가해 파이를 늘리는 것도 중요한 것 같다. 정해진 수가를 획기적으로 늘리는 게 쉽지는 않지만 말이다. 신호성 교수가 치과 감염관리 수가 도입 관련한 논문을 냈는데, 그쪽의 항목을 개발해 새로운 파이를 만드는 것도 생각해 볼 문제다. 사실 항목 추가 자체가 어렵고 수가 조정은 기존 수가를 함께 조정하는 거라는 문제가 있어, 혁신적인 창의력이 필요한 때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연구 작업들이 필요한 것 같아요. 보험청구 방법을 가르치는 것보다는 방금 이야기한 것들이 장기적으로 근본적으로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또 건강보험공단, 심평원, 정치권을 설득하는 정치력도 필요하고, 장애인의 구강상태는 노인만큼이나 형편 없는 게 현실인데, 장애인 보철이 비급여인 것도 문제에요. 적어도 장애인 임플란트와 틀니는 노인에 준하는 보험을 적용해야 한다고 봐요.

이 : 앞으로 이런 문제에 있어 많이 도와주시면 좋겠습니다.

김 : 이번 선거에서 광중합형 복합레진 관련한 복지부 고시가 문제를 모든 후보들이 지적하면서 시위하고 했는데, 어떻게 해결해나갈 생각이신가요?

이 : 복지부가 현 집행부에 다시 의견을 물어본 상황이에요. 저희는 인선, 인수인계 등으로 현 집행부에서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 정확히는 말씀드리긴 어렵지만, 임기시작하면 본격적으로 대응해 나갈 생각입니다.

김 : 사실 복지부의 이런 식의 일처리가 특이한 일이었어요. 원래 같으면 치협과 학회의 의견 조회하고, 자료 수집하고, 전문가 토론회를 거쳐 고시를 내고, 의견수렴을 받는 게 절차인데, 이번엔 그걸 생략했어요. 절차를 무시하고 정부지침을 내는 건 문제가 있어요. 그 과정은 투명해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최종 고시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에 협회나 학회가 관여할 수 있는 부분을 고민해야 할 것 같아요. 이렇게 일 터지기 전에요.

문 : 코로나19로 인한 고통분담 차원에서 1억 원을 출연한다는 것을 포퓰리즘이라고 말을 한다. 사실 반반이라고 생각한다. 코로나19로 어려운 치과도 많은 게 사실이니까요. 이를 어떻게 풀어나갈 생각인가요?

이 : 협회장 급여의 일부를 고통분담 차원에서 1억 언을 코로나19 특별 회계로 출연한다고 했다. 아직 용도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우선 피해가 큰 대구‧경북 지역에 우선적으로 쓰이고 전국에서 필요한 곳에 두루 사용될 것으로 보입니다.

현 집행부에서도 코로나19와 관련해 특별회계를, 예비비로해서 사용 중이다. 조달청에서 덴탈마스크를 구입해 회원에게 공급하고 있고, 인수위원회 회의에서도 향후 1~2년은 코로나19 등 재난에 대비한 것이 필요할 것으로 보여 3억 원 정도의 예산 책정을 논의했습니다.

DA‧치의학연구원, 임기 내 해결과제 No.1
치계 내‧외부 소통 강화 다짐…전 회원 투표제
1인1개소법 보완입법 21대 국회 통과 목표

문 : 캠프의 핵심 공약이 덴탈어시스턴트제도 인데, 어떻게 추진할 생각인가요?

이 : 덴탈어시스턴트제도에 대해 관심과 기대가 크고, 다른 현안이 많지만 이것만큼은 임기중에 현실화 시키겠다고 약속한 것도 있어 최대한 노력할 계획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대한치과위생사협회(이하 치위협) 같은 유관단체와 공감대를 형성하고, 그 속에서 서로 윈윈할 수 있는 좋은 안이 합의돼야 법제화가 쉬워진다고 생각합니다. 유관단체가 반대하면 추진이 어렵기 때문에, 유관단체와 충분한 대화를 거쳐 정부와 국회를 상대로 설득에 나설 생각입니다. 그래서 의지의 표현으로 협회장이 직접 보조인력특위 위원장을 맡겠다고 한겁니다.

일정 교육을 거친 사람이 투입돼 석션이라도 잡는다면, 치과계도 숨통이 트이고 정부입장에서는 일자리도 창출되기 때문에 그 부분을 파고들어갈 생각입니다.

김 : 치위협은 의료인화를 요구하고 있는데, 덴탈어시스턴트 제도를 시행하려면 주고받는 게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치과위생사가 현장을 떠나는 이유는 결국 여성 문제라고 생각하는데, 여성의 사회진출, 출산, 육아 등에 대해 사회적 배려를 형성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 지금은 코로나19로 장기 무급휴가를 간 사람도 있고, 다른 차원의 문제도 같이 들여다 봐야할테구요. 일반인을 덴탈어시스턴트로 끌어들인다고 해도 이런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봐요. 여성 치과의사도 사실 같은 맥락이구요.

덴탈어시스턴트 제도 말고, 또 임기 내 추진할 사업이 뭐가 있나요?

이 : 한국치의학융합산업연구원(이하 치의학연구원) 설립 법안을 통과시키는 것이다. 이건 치과계 숙원사업이기 때문에 협회장 직속으로 추진단을 만들어 대응해 나갈 생각이다. 이번 20대 국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 계류중이고, 21대 국회로 넘어가면 자동 폐지가 된다. 법안의 내용은 이미 갖추어져 있으니 내용을 보완해 국회 문을 두드려야겠죠.

김 : 거의 다 됐던건데…. 이 사업을 추진하는데 어려운 점은 뭐가 있을까요?

이 : 사실 앞선 2대 집행부와 치위협, 치기협, 치산협 등 치과계 유관단체와의 소통이 많은 편은 아닌 것으로 들었다. 다른 대화가 잘 되지 않으니, 치의학연구원 추진도 잘 협조가 안됐던 걸로 알고 있다. 앞으로는 유관단체와의 대화를 복원해, 치과계의 발전을 위한 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해 노력해야죠. 

문 : 선거 과정에서 개혁 이야기를 많이 했는데, 개혁이라고 하면 그 내용물이 뭐냐, 하는 질문이 따라오잖아요? 당선자님이 생각하는 바가 있을 것이고, 여러 부분 중에 특히 젊은 치과의사들이 생각하는 건 ‘소통’이라고 생각해요. 과거엔 선거 자체가 자신들과 동떨어진, 일부 집단의 이야기였지만 이제는 자신들의 손으로 직접 협회장을 뽑은 것이니 소통에 대한 요구도 높은 것 같아요.

이 : 소통에 대해 몇 가지를 공약에서 말했었어요. 먼저 언론을 통한 간접소통을 확대할 생각입니다. 협회 내 브리핑 룸 마련해서, 치협이 국민 대상 소통도 할 수 있는 장치를 만들고, 치과전문지 출입기자들이 활용할 수 있는 공간도 만들 생각입니다. 내부 소통을 강화해 협회장이나 대변인이 기자들과 분기별로 간담회를 한다던지 하는 것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직접 소통은 대통령이 국민과의 대화를 하는 것처럼, 전체 회원과의 대화를 1년에 1회 협회에서 하고, 지방 현장을 찾아다니면서 지부 임원만 보는 게 아니라 일반 회원을 초청해 이야기를 듣는 것을 할 생각입니다. 그리고 회원신문고와 같은 어플리케이션을 만들어, 이를 통해 회원 민원을 집행부, 직원들이 청취하는 것도 추진할 계획입니다.

또 예를 들면 과거 전문의 문제와 같은 치과계 운명을 좌우하는 큰 일이 있을 경우엔, 이런 문제만큼은 전 회원의 의사를 묻는 전회원 투표제도 직접 소통의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전 회원의 운명을 좌우하는 데 대의원이 결정하는 건 회원의 의사가 왜곡될 수도 있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의사협회의 경우 중요한 이슈는 여론조사를 통해 결정한다고 합니다. 사안에 비해서 여론조사에 쓰이는 비용은 작은 것이죠.

문세기 편집국장
문세기 편집국장

문 : 지부 선생님과 이야기를 하면서, 직선제 전에는 협회장 이름만 알지 상관 없는 사람이라는 생각도 들었는데, 직선제를 하니까 후보들이 지방을 다니며 인사하고 이야기도 하고 해서 참 좋다고 했어요. 각자의 생각들이 다르겠지만 회원과 협회장 간 거리가 가깝다는 것만으로도 소통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이 : 알다시피 덴트포토 같은 치과의사 커뮤니티에서 10년 이상 유저로 활동했어요. 거기를 통해서 개혁운동을 시작했고, 거기서 함께 한 분들과 이뤄낸 것도 많고. SNS도 열심히 했고하면서 소통이란걸 했어요. 비록 비대면이지만, 어떤 분이 글을 올렸을 때 반응하는 것만으로 서로 친밀감 느끼고 유대감 쌓는데 좋았어요. 당선 후에는 부러 생각을 했지만, 공인신분으로 이런 활동을 하는 건 개인의 견해인데 집행부 전체 의견으로 곡해돼 누를 끼칠 수 있어 조심할 생각입니다.

문 : SNS를 통한 소통이 꼭 좋은 건 아니죠. 일방적이라서. 이번 개표 방송을 덴올TV에서 중계했는데, 나름 신선했어요. 다이나믹한 맛은 좀 없었지만요.

이 : 5월에 덴올TV와 생방송 인터뷰를 하기로 했어요. 유튜브처럼 댓글로 질문 받아서 즉문즉답을 시도해 보기로 했습니다.

김 : 이 질문은 꼭 하고 싶었는데요. 1인1개소법 합헌 판결 이후 보완입법 논의가 활발해 졌다 지금은 좀 뜸해져서요. 어떤 내용으로 추진할 생각인가요?

이 : 현재까지 나온 법안 내용에서 크게 추가하거나 바꿀 건 없을 것 같습니다. 사무장 치과, 인1개소 위반 의료기관 처벌 및 환수 강화에 연대책임을 묻는 내용까지 다 있어서, 기존 법안을 다듬어 다시 추진하면 될 것 같습니다. 이 부분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김 : 국회가 막 출범했을 때가 적기인 것 같아요. 이번에 의료계 출신 국회의원들도 많고 하니 빠른 시일내에 위원회를 구성해 추진하면 좋을 것 같아요.

유명무실 윤리위, ‘의지’ 갖고 권한 발휘할 문제
집행부부터 솔선해 회계 투명성 만들어 나갈 것
“개혁 초석 놓기 위해 노력한 협회장으로 기억되길”

- 최근 N번방 사건을 비롯해 미성년자 성착취물을 촬영‧유포 의뢰한 치과의사 문제가 다시 주목을 받고 있는 등 투명치과와 같은 과잉진료 문제 이상으로 치과의사에 대한 이미지를 실추시키는 일입니다. 전문가평가제 등 자율징계권을 치과계가 요구하는 마당에 이런 사안을 어떻게 다뤄나갈 생각이신가요?

이 : 대한여자치과의사회와 약속한대로 양성평등특별위원회를 만들고, 공약한대로 양성평등 교육을 실시할 생각이다. 협회 윤리위원회가 있지만, 1년에 1번 열릴까 말까고, 여기서 결정해 복지부에 징계를 요구해도 제대로 받아들여지지 않는 문제도 있다. 심하게 표현하면 유명무실한게 아닌가 생각해요.

전문가평가제 시범사업 중인데, 아무튼 이른바 먹튀 치과, 성범죄 등 국민의 공분을 사고 있는 사안은 현 제도 내에서 사용 가능한 것들을 강력히 가동해, 신속하고 강력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안에 맞는 강력한 징계를 결정해 복지부에 요구하고, 치협에서는 국민상대로 입장문을 내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김 : 현재 권한 내에서도 할 수 있는 게 있죠. 협회 차원에서 명단을 공개한다던지, 자율정화를 위해 활동한다는 것을 보여줄 수도 있고, 그게 쌓이면 대국민 이미지도 올라가겠죠?

이 : 의지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법과 정관을 바꾸지 않아도 의지만 있으면 할 수 있는 거라 생각해요. 사실 공약으로 내세운 외부 회계감사 도입도 그런 맥락이에요. 집행부 임기가 시작되면 나를 포함한 임원들이 솔선해서 소중한 협회비를 투명하게 쓰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회비 지출의 근거를 남기고 법인카드를 꼭 사용하고, 회무와 무관한 지출이 당연히 있어서는 안되겠죠? 부득이한 현금 지출이 있다면 최소한 재무담당 부회장, 이사, 감사 등이 확인할 수 있는 상호 감시시스템이 있으면 좋겠습니다.

외부 회계 감사도 사실 정관 개정이 필요한 문제인지, 내규나 의지에 의해 가능한 부분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김 : 경기지부의 경우 정관개정 없이 외부 회계감사를 실시한 것으로 알고 있어요.

이 : 아무튼 회계 투명성은, 덴탈어시스턴트 제도 만큼이나 회원들의 요구이기도 하고 실제로 최근 회계 문제가 불거지기도 했잖아요? 이제는 관행에서 벗어날 때가 됐고, 회장인 저부터 솔선하겠습니다.

- 지난해 12월 치협 노동조합이 생겼고, 이번 총회에서 시간외 근무수당 지급을 위한 적립금 회계 사용 관련 안건도 올라왔습니다. 앞으로 노사관계 역시 다뤄야할 문제인데, 어떻게 대응할 생각이신가요?

이 : 노조문제는, 직원들이 복지나 처우문제를 조직을 통해 요구하는 것인데, 이것이 시대적 흐름이라면 받아들어야겠죠? 통제하거나 압박하는 건 좋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치협이 비영리사단법인으로 순수하게 협회비로 운영되는 점을 직원들도 같이 헤아려 줬으면 합니다. 협회 주인은 회원이고, 치과의사들이 낸 협회비로 직원 급여도 나가고 하는 것이지만, 주인인 치과의사들도 직원 처우에 귀 기울이는 등 서로 이해해 나갔으면 합니다.

그리고 협회 조직을 인수위원회를 통해 들여다 보고 있는데, 운영에 있어 개선할 지점을 파악하고 있습니다. 조직을 효율적으로 재편하기 위해 세분화된 국을 통합할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국이 세분화 돼 있어 결원이 생길 경우 타 부서에서 도와주지 못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서로 업무를 보완할 수 있도록 할 생각입니다.

김 : 앞으로의 각오 한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이상훈 당선자
이상훈 당선자

이 : 치협이 잘 되려면 집행부가 반목하고 갈라지면 안된다고 생각해요. 최근 몇 대에 걸쳐 그런 일이 일어났잖아요? 집행부가 잘된다는 건 회장단이 잘되는 거라 생각해요. 다행히 저희 회장단은 친목할 수 있는 토양이 잘 돼 있어요. 회무를 열심히 하는 것은 물론 회장단 내 화합에도 신경을 쓸 생각입니다.

그리고 당선되고 나서 그 기쁨은 하루 이틀로 끝났어요. 당선사례를 문자로 유권자들에게 보냈는데, 수많은 이름 모를 회원들이 축하와 함께 많은 기대를 보내주셨어요. 제가 정통 회무를 거쳐 왔던 선대 협회장들과 달리 저변에서 일반 치의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며 투쟁해 온 사람이라, 그런 기대를 회원들이 많이 보내주고 있어 어깨가 많이 무겁습니다.

3년이란 시간이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인데, 약속한 것을 다 못 이룰 수도 있겠지만 변화를 위해 노력한 진정성 만큼은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변화의 초석이라도 마련한다면 회원들도 열심히 했구나, 뭔가 바꾸기 위해 노력했구나 인정해 주시리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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