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 동안 6,700여 외국인노동자 무료진료"
상태바
"16년 동안 6,700여 외국인노동자 무료진료"
  • 이인문 기자
  • 승인 2020.05.06 17:4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구외국인노동자 치과진료소, 제9회 윤광열치과의료봉사상 수상
도기용 소장 "불법체류 등 의료사각지대에 놓이게 되는 경우 다반사"
대구외국인노동자 치과진료소 2016년 송년회 모습(제공= 진료소)
대구외국인노동자 치과진료소 2016년 송년회 모습(제공= 진료소)

대한치과의사협회와 동화약품이 공동 수여하는 제9회 윤광열치과의료봉사상을 수상한 대구외국인노동자 치과진료소(소장 도기용 이하 대구외국인진료소)는 대구경북 지역 유일의 외국인노동자를 위한 치과진료소이다.

지난 2004년 5월 개소된 이래 지금까지 16년 동안 치과의료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는 대구경북 지역 외국인노동자들에게 보철치료를 제외한 모든 치과치료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개소이래 지금까지 전 세계 약 6,700여 명의 외국인노동자들에게 매주 일요일 무료진료를 제공해왔으며 지난해에는 48주 동안 하루 평균 내원환자수 18.75명, 총 내원환자수 900명(신환 323명)의 외국인노동자들에게 ▲신경치료 361건(38%) ▲GIF(RIVA) 154건(16.3%) ▲레진 151건(15.8%) ▲치주치료/스켈링 147건(15.5%) ▲발치 88건(9.2%) ▲구강검진 49건(5.2%) 등 총 950건의 진료를 진행했다.

지난해 내원환자들을 국가별로 구분해 보면 우즈베키스탄 263명, 필리핀 210명, 러시아 73명, 파키스탄 61명, 카자흐스탄 51명, 베트남 45명, 이집트 42명, 방글라데시 38명, 태국 17명, 캄보디아 12명, 동티모르 10명, 인도네시아 9명, 스리랑카 8명, 인도 8명, 예멘 7명, 남아프리카 7명, 페루 6명, 키르키즈스탄 5명, 중국 5명, 튀니지 3명, 기니 3명, 타자키스탄 3명, 세네갈 3명, 몽골 2명, 네팔 2명, 모로코 1명, 우크라이나 1명 등 무려 27개 국에 달하고 있다.

진료 장면(제공= 진료소)
진료 장면(제공= 진료소)

대구외국인진료소 도기용 소장은 "가깝게는 중국과 동남아시아에서 멀리는 러시아, 아프리카, 남미까지 전 세계에 걸친 다양한 국적의 노동자들이 찾아오고 있다"면서 "최근 진료소 활동이 알려지면서 대구뿐아니라 청주와 대전, 부산 등 타 지역에서도 찾아오고 있는 노동자들도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총 900명의 환자들을 대상으로 950건의 진료를 진행하면서 들어간 총 진료비는 52,561,930원. 놀라운 것은 이 모든 진료비를 진료소에서 자원봉사하고 있는 치과의사들의 회비로 충당하고 있다는 점이다.

도기용 소장은 "저희와 뜻을 함께 하고 있는 서진덴탈 윤종표 대표로부터 진료에 필요한 재료의 저렴한 구입과 진료장비 무상수리 등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며 "이번 수상으로 받게 된 1천만원의 수상금은 진료소 운영에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현재 진료에 참여하고 있는 치과의사들은 모두 경북치대 동문들이다. 도기용(8회), 소재정(9회), 이민숙(10회), 홍창수(13회), 최성욱(14회), 추진호(14회), 김명섭(16회), 우유미(16회), 백상흠(18회), 이지호(20회), 차현정(22회), 홍재현(29회), 박재영(40회), 오주애(40회) 등 총 14명의 치과의사들이 참여하고 있다. 치과위생사도 김순미, 윤정은, 고수연, 정은미, 고민정, 장선주, 하란, 추경은, 문연지, 문민지, 신지민, 김해민, 박세연, 황다예 등 총 14명이 참석하고 있다.

여기에 경북치대와 대구보건대 치위생과 학생들이 자원봉사자로 진료에 함께 참여하고 있으며 매주 진료시 참여하는 인원은 치과의사, 치과위생사, 치과대학생, 치위생과학생의 4개팀 각 2명씩 총 8명이다.

2014년 5월 열린 개소 10주년 기념식 장면(제공= 진료소)
2014년 5월 열린 개소 10주년 기념식 장면(제공= 진료소)

도 소장은 "우리나라가 경제적으로 비약적인 발전을 이룩하면서 상대적으로 임금이 저렴한 외국인 노동자들이 공단이나 농업현장에 취업을 하게 됐고, 이들이 불법체류 또는 여러 사정으로 인해 의료사각지대에 놓이게 되는 경우가 다반사였다"며 "이런 사회적 인식과 필요성에 따라 지난 2004년부터 지금까지 16년 동안 외국인 노동자를 위해 무료진료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2004년 대구외국인노동상담소와 대구청년회의소, 그리고 건강사회를위한치과의사회 대구경북지부(이하 대경건치)가 공동으로 대구시 중구 남산동에 치과진료소를 설립해 당시 의료혜택을 전혀 받을 수 없었던 불법체류 외국인노동자를 위한 무료치과진료를 시작했던 대구외국인진료소는 지난 2013년 4월 21일, 대구광역시와 대구광역시치과의사회에서 운영하고 있던 대구의료원내 외국인치과진료소와 통합하면서 진료소를 대구시 남구 대명동 카리타스 무지개사업단 건물로 확장 이전하고 진료대상도 외국인노동자뿐 아니라 다문화 가정으로 확대하게 된다.

그 이유에 대해 도기용 소장은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다문화 가정과 이주민이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는데 반해 치과치료를 받기에는 경제적으로 녹록지 않은 경우가 많다"면서 "최근에 많은 인식변화가 있기는 하지만 그들이 우리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인정받는 데는 많은 장벽이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다. 이러한 것들을 고려해 그들에게도 무료진료를 제공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진료팀은 치과의사, 치과위생사, 치과대학생, 치위생과학생의 4개팀 각 2명씩 총 8명으로 구성된다. (앞줄 왼쪽부터) 도기용 소장과 대경건치 김명섭 공동대표.(제공= 진료소)
진료팀은 치과의사, 치과위생사, 치과대학생, 치위생과학생의 4개팀 각 2명씩 총 8명으로 구성된다. (앞줄 왼쪽부터) 도기용 소장과 대경건치 김명섭 공동대표.(제공= 진료소)

"2004년 처음 진료소가 설립될 당시 대구외국인노동상담소에서 경북치대 12회 졸업생인 손해옥 원장이 혼자서 치과진료를 하고 있었다."

지난 2004년 진료소가 설립된 이래 지금까지 진료소 활동에 참여해오고 있는 대경건치 김명섭 공동대표는 "의료혜택으로부터 소외된 계층들에게 치과의사로서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으면 하는 마음으로 시작한 것이 벌써 16년째"라면서 "이후 많은 분들의 참여로 진료소가 더욱 발전해왔으며, 앞으로도 외국인노동자 등 의료혜택으로부터 소외된 이들이 모두 사라질 때까지 진료소 활동은 계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