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 부르는 택배사들 적자기업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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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 부르는 택배사들 적자기업 아냐"
  • 이인문 기자
  • 승인 2020.10.21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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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김중배 전 사장 등 사회 각계 126 인사들 공동선언 발표… 정부에 대책 마련 촉구
'택배노동자 죽음의 행렬을 끊기 위한 각계 대표자 공동선언 발표’ 기자회견이 오늘(21일) 개최됐다.
'택배노동자 죽음의 행렬을 끊기 위한 각계 대표자 공동선언 발표’ 기자회견이 오늘(21일) 개최됐다.

"지금 바로 택배노동자들의 연이은 죽음의 고리를 끊어내자."

권영길 민주노동당 전 대표와 MBC 김중배 전 사장, 전태일재단 이수호 이사장 등 126명의 사회 각계 인사들이 오늘(21일) 광화문광장에서 '택배노동자 죽음의 행렬을 끊기 위한 각계 대표자 공동선언 발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참여연대 박정은 사무처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기자회견에서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 박석운 공동대표는 "지난 8월과 9월 정부와 재벌택배사들은 공동선언을 통해 심야배송 중단과 추가 인력 투입 등을 약속했지만 실제로는 말뿐이었다"면서 "문명사회이자 코로나19의 모범국가라는 대한민국에서 왜 택배노동자들의 연이은 죽음이 이어져야만 하는가?"라고 질타했다.

이어 그는 "문제해결은 간단하고 어려운 일이 아니다. 분류 인력을 투입해 배송 노동자들의 노동시간을 줄이면 된다"며 "택배노동자들도 분류 인력 투입 비용을 일부 부담할 용의가 있다고 밝히고 있는 만큼 이제 우리 시민들이 사회적 감시체제를 극대화해 재벌택배사들의 놀부짓과 정부의 무능하고 안이한 대응행태를 끊어내자"고 강조했다.

민주노총 김재하 비대위원장도 정부의 책임성 있는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그는 "죽도록 일을 해야만 하는, 그렇지 않으면 자신의 삶을 유지할 수 없는 택배노동자들은 지금 자신도 죽을지 모른다는 공포심에 사로잡혀 일하고 있다"면서 "택배노동자들이 죽도록 일을 해야만 하는 이유는 인력이 부족하기 때문이고, 인력이 부족한 이유는 재벌택배사들이 자신의 이윤을 크게 남기려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김 비대위원장은 "재벌택배사들은 적자기업이 아니다. 그럼에도 어찌 인간의 얼굴을 가지고 자신의 뱃속을 채우기 위해, 자신의 이윤을 위해 노동하고 있는 택배노동자들을 죽을 정도로 일만 하도록 만들고 있는가?"라며 "정부는 자본의 눈치를 더 이상 보지 말고 이 야만의 고리를 끊어낼 수 있는 실질적인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보건의료계를 대표해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녹색병원 임상혁 병원장은 자신을 직업환경의학 전문의로 소개하면서 "과로사라는 말은 한국과 일본에만 있는 말이며 이 말의 뜻은 장시간 노동을 하는 노동자들이 한국과 일본에만 존재한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또한 그는 "장시간 노동은 심장혈관과 뇌혈관에 문제를 일으켜 갑자기 죽음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며 "장시간 노동과 야간 심야노동이 매우 위험한 노동임에도 택배노동자들은 특수고용노동자로서 노동자성을 인정받지 못하는 노동자라 최근 개정된 근로기준법 상의 장시간 노동과 관련된 조항에 적용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발언을 하고 있는 녹색병원 임상혁 병원장(가운데).
발언을 하고 있는 녹색병원 임상혁 병원장(가운데).

끝으로 권영길 민주노동당 전 대표는 "노동자들의 목숨을 빼앗는 기업 활동은 정상적인 기업 활동이라 할 수 없으며, 노동자들이 죽도록 일을 시키는 영업 활동은 법으로 보호해야 할 영업 활동이 아니다"라면서 "이제 소비자들도 택배노동자들이 죽어가면서까지 배달해주는 것을 원치 않고 있는 만큼 재벌택배사들도 이러한 소비자들의 목소리를 즉각 수용해 총알배송‧로켓배송이라는 용어를 더 이상 사용치 않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날 공동선언에 보건의료계에서는  건강사회를위한치과의사회 전민용 전 대표 및 김기현 대표와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박미란 대표,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우석균‧유영진‧이보라 공동대표, 참의료실현을위한청년한의사회 안중선‧최전돈‧김지민 공동대표 등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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