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야기… 백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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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야기… 백부자
  • 유은경
  • 승인 2020.11.02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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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이야기- 서른 아홉 번째

유은경은 충청도 산골에서 태어나 자랐다. 아버지에게 받은 DNA덕분에 자연스레 산을 찾게 되었고 산이 품고 있는 꽃이 눈에 들어왔다. 꽃, 그 자체보다 꽃들이 살고 있는 곳을 담고 싶어 카메라를 들었다. 카메라로 바라보는 세상은 지극히 겸손하다. 더 낮고 작고 자연스런 시선을 찾고 있다. 앞으로 매달 2회 우리나라 산천에서 만나볼 수 있는 꽃 이야기들을 본지에 풀어낼 계획이다.

- 편집자 주

(사진제공= 유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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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에 피어있는지는 모르지만 정말 만나고파 가슴을 졸이는 꽃이 있는가 하면, 있는 곳을 알면서도 선뜻 나서지지 않는 꽃도 있다. ‘백부자’가 그랬다.

(사진제공= 유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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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이 들어 있다는 것과 그 옛날 감동스레 보았던 영화 『서편제』에서 송화의 눈을 멀게 하려고 먹였던 약초라는 고정관념 때문일 것이다. 백부자라는 약재명 그대로를 꽃이름으로 쓰는 것 또한 마뜩찮다.

(사진제공= 유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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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해살이 식물이며 남쪽에서는 볼 수 없고 적어도 충청도 위로 올라와야 만날 수 있다. 강원도 평창, 영월과 정선, 경기도 광주 남한산성에서 만났다.

(사진제공= 유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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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구꽃속 식물들의 뿌리를 ‘초오(草烏)’라고 부르는데 그 덩이뿌리가 하얗다고 백부자, 관백부라고 부른다. 그 뿌리가 사약의 재료로 쓰이기도 하고 치료제로 쓰이기도 한다.

(사진제공= 유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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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두빛과 노란빛이 얹힌 백색과 자주빛이 살짝 스며든 꽃이 8월에서 10월 초까지 핀다. 투구꽃과 닮았다지만 어린아이들의 고사리 같은 앙증스런 주먹이 떠오른다.

(사진제공= 유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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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자생 특산식물이고 멸종위기식물 2급의 귀한 몸이다. 꽃을 좋아한다고 자처하는 이로써 차별하지 않으려, 꽃에 대한 예의를 차리려, 9월 아직은 따가운 햇살아래 남한산성 벌봉을 땀흘리며 올랐다. 기껍지 않은 그 기억이 짧은 끄적임이나마 이렇게 백부자를 끄집어내게 만들었다.

(사진제공= 유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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