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주체들과 공공의료 대안 마련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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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주체들과 공공의료 대안 마련해요
  • 유여원
  • 승인 2020.11.26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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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2020 사의련‧인의협 공동학술대회 후기…사의련 유여원 이사

지난 1일과 15일, 양일에 걸쳐 사회적의료기관연합회(이하 사의련)과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이하 인의협)의 공동학술대회가 열렸다. 방역수칙을 준수하며 온라인으로 생중계한 학술대회는 오프라인 학술대회를 뛰어넘는 열기가 느껴졌다. 

사의련 송홍석 학술위원장은 코로나19로 인해 전 국민들에게 전무후무한 삶의 위기, 건강의 위기가 초래된 상황에서 의료 공공성의 문제가 무엇보다 중요한 사회적 과제가 되고 있으며 최근 의사들의 집단 파업 등 ‘의료란 누구를 위한 것인가?’라는 사회적 질문에 대해 함께 답해보고자 한다는 말로 학술대회를 시작했다.

이번 학술대회는 보건의료 개혁의 사회적 운동을 이끌고 있는 인의협과 지역과 현장에서 의료 공공성을 지향하는 사업을 펼치고 있는 민간의료기관의 연합체인 사의련이 공동으로 준비한 첫 번째 학술대회라는 의의가 있다.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사회적의료기관연합회 공동학술대회 (출처=사의련 페이스북)
사회적의료기관연합회-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공동학술대회 (출처=사의련 페이스북)

1주자 첫 세션으로 공간의 공공성을 말하는 시민자산화전략의 의미와 실제에 대한 발표가 이어졌다. 첫 순서로 커뮤니티케어 사업을 통합적이고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이번에 신축건물의 2개 층을 매입해 헬스케어센터를 조성함으로써 커뮤니티케어센터‧헬스케어센터로 거점을 분리, 운영하면서 효율성과 통합성, 연결성을 높인 안산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의 사례를 신윤관 전무이사로부터 들었다. 

원주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의 박준영 이사장으로부터는 원주밝음의원 곽병은 원장이 개인 자산으로 마련해 시작한 저소득 독거 할머니들의 그룹홈 ‘봉산동 할머니집’을 협동조합이 함께 운영하기 시작하면서 지역에서의 협동조합, 사회적경제조직의 자원들을 어떻게 네트워킹 해왔는가에 대한 이야기를, 마포의 해빗투게더협동조합 박영민 상무이사로부터는 시민들이 젠트리피케이션에 대항해 크라우드펀딩이라는 방식을 통해 염원하던 건물을 매입하는 데 성공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영리가 아닌 공공성을 기치로 활동하는 여러 의료기관과 시민조직에게 안정적인 공간의 마련이 얼마나 절박하고 중요한 문제인지에 대해 공감하는 여러 학술대회 참여자들의 격려와 질문이 이어졌다.  

두 번째 세션은 건강취약계층의 건강위기를 대응하는 방문의료와 의료의 사회적 공공성에 대한 이야기로 꾸려졌다. 밥은 먹고 살만하니 너무 걱정 말라는 말로 발표를 시작한 건강의집의원 김창오 원장은 방문의료의 필요성과 의의 및 방문의료기관이 지역의 다른 의료기관, 돌봄기관과 맺을 수 있는 관계에 대해 명쾌하게 설명하였다. 파주 연세송내과 송대훈 원장은 가정간호사업소, 방문간호사업소를 동시에 운영하면서 장애인주치의제도, 일차의료왕진수가제도 등 시범사업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등 지역 방문의료와 간호의 거점이 되는 진취적인 일차의료기관의 상을 보여주었다. 

살림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의 추혜인 원장은 마을간호스테이션 사업 및 정신건강의학과 상담수가를 활용한 시설 지적장애인에 대한 왕진 등 방문의료의 지평을 넓히는 새로운 도전에 대한 아이디어를 제안했고, 민들레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의 박지영 원장은 본인의 이야기를 예로 들면서 한 사람의 평범한 의사가 방문의료를 통해 지역의 환자들과 관계를 맺어가면서 얼마나 달라질 수 있는지 감동적으로 풀어주었다. 마지막으로 한의학정책연구원 이은경 원장은 한의계에서 현재 전국적으로 진행 중인 구체적인 방문의료 시범사업의 과정과 성과를 총망라하여 보여주었다.

2주 뒤에 열린 두 번째 학술대회 날에는 코로나19 시대 의료공공성 강화와 관련하여 발제가 이루어졌다. 전진한 인의협 정책국장은 코로나19 사태로 여실히 드러난 한국 비상 공공의료체계의 부재를 지적하며, 공공병상을 확대하는 방안으로 300병상 이상의 공공병원을 신설, 확충, 매입과 인수를 제안했고, 공공의사 양성의 중요성을 설파했다. 

사의련 김봉구 이사장은 전일본민주의료기관연합회(약칭 민의련)에 대해 소개하면서 공공의료는 공공기관만이 수행하는 것이 아닌 공공적(사회적) 성격을 가진 민주적으로 운영되는 의료기관이 수행할 수 있음을 얘기하고, 이를 통해 커뮤니티케어와 일차의료강화도 이룰 수 있음을 강조하였다. 인하의대 최규진 교수는 공공의사 확보를 위해서는 공공의대 설립이 아닌 공공적 성격을 가진 지역의료기반 마련이 더 중요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일본의 자치의대 사례와 같이 지역공공의료 확충에 대한 계획과 함께 공공의대 설립이 논의되어야 정말로 필요한만큼의 지역 의사 확보가 가능하다고 강조하였다.

학술대회의 주최 측인 사의련 김봉구 이사장, 인의협 이보라 공동대표, 한국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연합회(약칭 의료사협연합회) 경창수 회장은 1977년 의료보험 도입 이후 한국의 의료 이용 접근성은 매우 높아졌으나 국가의 의료인프라가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의료 공급의 대부분을 시장에 맡기게 되면서 의료제도가 왜곡돼 왔다는 점을 지적했다. 

의료의 전문성은 발달하였으나 포괄성이 떨어지고 의료전달체계마저 작동하지 못했으며, 2-30년 전부터 이러한 문제점을 인식하고 대안을 마련하기 위해 여러 개인과 단체들, 인의협, 의료사협연합회, 사의련 등의 다양한 노력들이 있었음을 확인했다.

이번 학술대회를 통해 의료공공성의 가치를 공유하는 의료인, 의료기관, 주민참여 의료복지협동조합 등 다양한 주체들이 서로 간의 긴밀한 연대와 교차활동을 통해 학술대회에서 다뤄진 바와 같이 시민자산화운동과 방문진료, 공공의료 확충 방안 등 실질적인 대안을 함께 마련해 나갈 것을 기대한다.

*본 기고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편집자)

유여원 (사의련 이사, 살림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상임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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