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시대’ 치과 감염관리를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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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 시대’ 치과 감염관리를 말하다
  • 이인문 기자
  • 승인 2021.01.20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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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캠페인① 대담] 대한치과감염관리협회 신호성 부회장과 본지 김용진 대표이사

지난 2019년 겨울 코로나19라는 새로운 감염병이 출현한 이후 지금까지 전 세계가 팬데믹의 공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최근 들어 백신 접종에 대한 희망적인 이야기들이 나오고도 있지만, 백신이 모든 걸 해결해주지는 못할 것이라는 지적과 함께 또다른 감염병이 인류를 위협하게 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도 많은 게 사실이다,

단지 질병에 대한 위협뿐 아니라 사람 간의 접촉을 최소화해야만 하는 감염병의 특성으로 인해 근대화 이후 서로 간의 거리를 좁히면서 살아온 삶의 양식까지 변화하고 있으며, 특히 치과의 경우 진료의 특성상 감염병의 위험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는 일반적인 인식으로 인해 더욱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기도 하다.

이에 본지에서는 (주)엠디세이프의 후원으로 대한치과감염관리협회(회장 김각균 이하 감염관리협회)와 함께 ‘코로나19 後… 감염관리만이 살길이다!’는 공동캠페인을 통해 코로나19 팬데믹의 시대, 치과감염관리의 중요성에 대한 기획 기사를 연재키로 했다. 

연재 기사의 서두를 여는 대담 ‘팬데믹 시대, 치과 감염관리를 말하다’는 본지 전양호 편집위원의 사회로 감염관리협회 신호성 부회장과 본지 김용진 대표이사를 초빙해 진행됐다.

- 편집자 주

감염관리협회 신호성 부회장(왼쪽)과 본지 김용진 대표.
감염관리협회 신호성 부회장(왼쪽)과 본지 김용진 대표.

전양호(이하 전): 지난해 코로나19 유행 초창기에는 중국과 유럽, 미국 등에서 치과의료를 셧다운시켰던 것으로 알고 있다. 지금 현재 상황은 어떤지, 또 치과진료에서의 실제 감염 위험이 어느 정도인지에 대한 연구나 객관적인 평가가 있었는지 궁금하다.

신호성(이하 신): 현재까지 접할 수 있는 것은 2차 자료일 뿐이고 또 2차 자료를 통해 나온 것은 어쨌든 시간적으로는 딜레이된 것이라 가장 최근의 상황은 이야기할 수 없을 듯하다.

중국에서는 코로나19가 시작되고 난 이후 처음에는 전체 봉쇄를 했는데 이러한 전체 봉쇄가 그리 오래가지는 않았다. 유럽에서도 처음에는 우습게 보던 코로나19가 급작스럽게 확대되니까 얼떨결에 전체 봉쇄를 시작, 모든 상점 문을 닫고 치과진료도 봉쇄해버렸다. 하지만 전체 봉쇄가 오래 지속되면서 독일의 경우 치과 전체 수입의 80%가 줄어들었다고 하는데 이러한 타격들이 장기화되면서 일상적인 진료로의 전환을 어떤 식으로 할지 고민을 시작할 수 밖에 없었고, 그러면서 봉쇄를 풀게 됐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감염의 위험과 경제활동과의 밸런스를 어떻게 맞출 것인가 하는 것이 당연히 중요한 문제로 떠올랐고 그러면서 치과도 일상적인 진료로 전환됐는데 최근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재확산되면서 다시금 셧다운하는 곳도 생겨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최근의 자료는 아직 보지 못한 상태이며, 우리나라의 경우 현장에 있던 사람들의 경험담 외 구체적인 통계자료 등은 없는 것 같다.

전: 외국 같은 경우 치과 내에서의 감염 위험도 같은 연구된 자료가 나온 것이 있다는 말인가?

신: 아주 많은 것은 아니지만 코로나19의 감염 경로나 그에 따른 감염방지대책 등의 연구 자료들이 조금씩 나오고 있고, 또한 위싱턴 포스트에서 처음에는 전체 봉쇄를 했다가 이후 봉쇄를 해제했던 우한과 우리나라처럼 전체 봉쇄 없이 엄격한 사회적 거리두기 방식을 진행했을 때 실제 감염자와 회복한 사람의 분포를 보여준 적이 있다.

하지만 아직 연구 결과가 많이 축적되지 않아 치과 내에서의 감염 위험도 등을 수치화된 연구 결과로써 언급하는 것은 시기상조라 할 수 있는 상태이다.

전: 우리나라의 경우 셧다운은 안 됐지만 그래도 치과 환자가 많이 줄었다고 이야기한다. 저의 경험으로도 초창기보다는 요즘이 더 힘들다는 느낌이 드는데, 개원의로서 감염 위험도 위험이지만 경영적인 부분을 신경 쓰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개원의로서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어떤가?

김용진(이하 김): 우리나라에서도 셧다운은 대구에서 초기에 있긴 있었다. 저 같은 경우 성남에서 개원하고 있는데 성남에서도 2주 동안 환자가 1명밖에 없을 정도로 코로나19가 확 퍼진 경우가 있었다. 성남재생병원 응급실에 온 환자가 코로나19 확진을 받으면서 원장을 포함한 의료진들까지 감염되는 사례가 있었고, 또 병원에서 한 200m 떨어져 있는 교회에서 확진자들이 쏟아져나오면서 환자들이 확 줄어들기도 했다.

최근 코로나19 제3차 대확산 전까지는 환자들이 어느 정도 회복되기도 했는데 환자들도 코로나19 때문에 치과 방문을 못 하다가 왔다고 말을 한다. 처음에 대구에서의 셧다운 때 말고는 우리나라에서 치과는 비교적 큰 타격을 입지는 않았던 것 같다.

본지 김용진 대표.
본지 김용진 대표.

신: 조금 보충하자면 예전 치과 보험급여가 확대되기 전에는 찾아오는 환자층의 소득분포가 어떠냐에 따라 잘 되는 치과와 안 되는 치과로 양극화되기도 했다.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로 인해 소득이 줄어들면서 오히려 최근 들어 환자들이 더 줄어드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고 본다.

김: 저는 이걸 두 가지로 나누어서 보는데 지역에서 자리 잡은 지 오래된 동네 치과나 일상적인 치주관리 환자가 많은 치과 같은 경우는 큰 타격이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큰 타격을 입었던 것은 대형 치과들로 보이는데, 왜냐하면 환자들이 줄어드는데 기본적인 비용이 많이 나가기 때문이다. 대형 치과나 주거지역의 치과보다는 사업적인 왕래가 많은 지역, 서울 강남 같은 지역이 더 큰 타격을 받았다고 들었다. 한의원도 마찬가지였다고 한다.

지금은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환자들이 줄어들고 있는 것 같은데, 건강보험 때문에 일반적인 충치치료나 신경치료, 잇몸질환 환자들은 크게 줄어들지는 않은 것 같다. 보철 같은 부분은 수입이 줄어들면 환자들이 망설일 수밖에 없을 텐데 저의 경우 보험진료를 위주로 하다 보니 수입이 많이 줄어들지는 않은 것 같다.

신: 연구 결과를 보아도 최근 몇 년 동안 치과 보험급여가 확대되면서 실제 의료이용 장벽을 줄이는 데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임플란트가 대표적인 치료방식으로 자리 잡은 것은 전 세계적으로 우리나라가 유일한데 최근에 임플란트 본인 부담금이 50%에서 30%로 줄어들면서 임플란트 시술도 크게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전: 지나가는 얘기이기는 한데 우리 치과가 대표성을 띠는 것 같다. 우리 치과의 경우 시장 근처에 자리 잡고 있는데 그러다 보니 환자의 대다수가 나이 든 분이 많고 또 자영업자들이 많다. 이러다 보니 코로나19 초창기에는 다들 약속을 미루다가 사태가 너무 길어지니까 다시 환자들이 치과를 찾아오면서 원상회복이 되는 듯했다. 그러다가 지난해 8월부터 환자들이 급작스럽게 확 줄어들기 시작하더라. 돈이 없으니까…

물론 보험진료 환자들은 치과를 찾아오겠지만 아직 비급여 진료가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사실을 감안해 볼 때 감염 위험도 있지만,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인 여파가 치과 경영에 큰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은 사실인 것 같다.

신: 통계적인 수치로만 따지면 예전 우리나라에서 급여 비중이 비급여 비중에 비해 상당히 낮아 치과 보험급여가 확대되기 전에는 2:8 정도였던 것이 지금은 5:5 정도로 바뀌어 있는 상황이다.

전: 5:5라고요?(놀람) 그 정도까지는 안 될 것 같은데…

신: 재작년 건강보험 상대가치 3차 개편을 위해 스터디했던 자료들을 보면 5:5 정도로 나오고 있다. 아까도 잠깐 언급했듯이 최근 치과에서 임플란트 비중이 커졌다고 했는데 그런 영향들이 많고 어쨌든 내 말의 의미는 치과 경영에서도 건강보험의 비중이 상당히 커졌다는 것이다.

전: 치과 건강보험 급여 확대가 경제적으로 어려운 환자들에게도 도움이 되지만 치과의사들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으로, 코로나19 팬데믹 시대에 치과 경영이 날로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에서 시사점이 있는 대목인 것 같다.

이제 본격적으로 치과 감염관리에 대한 이야기로 넘어가 보고자 한다. 예전부터 치과 감염관리에 대한 얘기들이 언론을 통해 수차례 주목을 받은 적도 있었지만, 최근에는 옛날 내가 개업하던 10년, 20년 전과는 달리 치과계에서도 이전보다는 감염관리에 더욱 신경을 쓰고 있는 분위기이다. 하지만 코로나19는 이전과는 다른 차원의 이야기인 것 같기도 한데 코로나19 시대, 치과 감염관리는 어떻게 변화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대담은 본지 전양호 편집위원(가운데)의 사회로 진행됐다.
대담은 본지 전양호 편집위원(가운데)의 사회로 진행됐다.

신: 지난 2019년 치과 감염관리 지침서를 만들 때만 해도 진료실 공기질 관리 부분은 많은 사람들이 반대를 했다. 그때까지 공기매개 감염은 결핵이 대표적이었는데 결핵 환자는 의과에 보내서 상담받고 문제가 없으면 그때 진료하면 된다는 분위기였다.

그런데 지금은 공기매개 감염에 대해 반대하는 사람들은 없는 것 같다. 공기매개 감염의 핵심인 코로나19 등 감염병의 경우 환자 관리, 엄격한 거리두기 및 개인보호장비 착용이 중요한데 덴탈마스크 같은 경우 바이러스가 완전히 차단되는 것은 아니다.

공기매개 감염 경로를 보면 5μm 미만의 에어로졸(Airosols), 5μm 이상의 비말(droplets), 그리고 기구·책·손잡이·복장·엘리베이터 버튼 등 표면에 붙어 있는 바이러스(Formites)를 통해서이다.

공기 중에 방출된 에어로졸 형태의 바이러스는 수 시간 동안 생존이 가능하지만, 표면에 붙어 있는 바이러스의 경우 아직은 정확한 수치는 아니지만 며칠 동안 생존이 가능하다고 한다. 이런 식으로 손에서 손으로, 손과의 접촉면으로 감염이 될 수도 있어 예전과 달리 표면관리가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부분이 된 거다.

전: 그래서 코로나19 초기에 감염학자들이 마스크는 근거가 확실치 않으니 손을 씻으라고 한 것인가? 공기 중보다는 오히려 표면에 바이러스가 더 많다는…

신: 그렇다. 손 씻기의 핵심은 내가 접촉한 것들로부터 나를 보호하는 것이니까… 하지만 지금은 손 씻기보다는 마스크 착용이 더 중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 실제 개원가의 진료 현장에서 스스로 조심하고 있는 부분이 있다거나, 치과에서 이런 부분은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부분은 있는가?

김: 표면관리는 전부터 꾸준하게 해오던 것이다. 핸드피스 등 기구는 환자마다 바꿔서 새로 소독한 것으로 써왔고… 그런데 요즘 약국이나 병원에 가보면 투명 방어막(plexiglass shield)을 설치한 곳이 꽤 있다. 우리 치과에서는 아직 안 하고 있는데 설치해야 하는지 고민 중이다.

전: 투명 방어막이 실제 도음이 되는가? 상식적으로 바이러스가 다이렉트로 오는 거랑 넘어 오는 거랑 무슨 차이가 있을까 싶은데…

신: 당연히 도움이 된다. 에어로졸은 공기 중에 둥둥 떠다니다가 감염이 되는 것이고 비말(droplets)은 직접 튀는 침이다. 직접 튀기는 비말을 차단할 때 큰 도움이 된다. 

그리고 투명 방어막을 설치하는 것은 지금 상황에서는 치과 경영에도 도움을 줄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의사가 이런 부분까지 신경을 쓰고 있다는 것은 지금 상황에서 환자들로부터 큰 신뢰를 얻을 수 있는 부분일 것이다.

전: 하나 더 궁금한 점이 있다. 실제 우리나라 치과의 환기 시설은 천장의 에어컨일 경우가 많은데 천장 에어컨을 틀어놓으면 공기정화에 도움이 되는가?

신: 문제는 필터이다. 그 필터가 바이러스를 거를 수 있는 ‘H12 혹은 H13 필터를 사용하는가’의 문제인 것이다. 의료용으로 승인된 필터 사용이 중요하다. 그리고 이런 시스템을 설치할 수 없다면 이동식 보조 순환용이라도 사용하면 좋을 것이다. 특히 에어로졸이 많이 나오는 진료를 할 때 말이다. 물론 창문을 열어서 공기를 순환시키는 것도 중요하다.

감염관리협회 신호성 부회장
감염관리협회 신호성 부회장

전: 치협 등에서 처음 치과 인테리어를 할 때 공기의 흐름이나 창문 방향 등 최소한의 감염관리 가이드 라인을 만들어 배포하는 것은 어떤가? 초창기 개원시부터 가이드 라인이 있다면 따로 비용을 들이지 않고 해결할 수도 있는 것 아닌가? 복지부 등에서도 의료기관, 특히 에어로졸이 많이 발생하는 치과에서는 어떤 필터를 사용하라고 지침을 만들어 관리해야만 하는 것 아닌가?

신: 외국의 지침서들을 보면 공기정화 시스템이 전체 진료실을 감당하지 못하면 부스처럼 한 곳만이라도 칸막이를 만들라고 제안을 하고 있다. 요즘 수술실을 따로 가지고 있는 치과들도 많은데, 그런 식으로 한 곳만이라도 칸막이를 해서 제대로 된 공기정화 시스템을 갖추는 것도 좋을 것이다.

김: 그런데 그 부분까지는 사실 이미 있는 치과도 있고, 또 개원할 때 사전에 준비할 수도 있겠지만 실제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측면이 있어 일반 치과에서는 2시간마다 창문을 열어 환기하는 식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기도 하다. 치과 천장을 뜯어내고 다시 공조시스템을 설치하는 것도 힘든 일이고 이동식 공기정화기 정도는 새로 할 수도 있다고 보는데, 그것도 지침이라기보다는 권장 사항일 거라 본다.

전: 어쨌든 치과 감염관리는 하면 당연히 좋은 것인데 비용과 인력이 많이 투입되는 등 여러 가지 엄두가 나지 않는 부분이 있다는 말인 것 같다. 장기적으로 코로나19 시대 치과 감염관리의 정착을 위해 필요한 것이 있다면 어떤 것일지 정책적인 조언을 부탁드린다.

신: 정책에 대한 얘기는 너무 뻔할 것 같고 개원가에서의 느낌을 이야기하는 게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실제로 개원가에서 왜 감염관리가 제대로 안 되고 있는지는 이미 설문 조사를 해봐서 다 알고 있는 내용이다. 비용이 많이 든다, 사람이 없다는 것인데 해답은 당연히 비용을 지급하라는 것이 될 것이다.

하지만 여기에서 미묘한 부분이 뭐냐면, 감염관리를 해서 비용을 수가로 받으면 나중에 그것으로 발목을 잡히는 것 아니냐는 걱정인 것이다.

김: 발목을 잡히다니 그게 무슨 말인가?

신: 의과처럼 치과에서도 환자 1인당 방문 시 감염관리 비용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 내 생각인데 실제 그렇게 된다면 혹시라도 정부에 발목을 잡히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 때문에 복지부에 요구를 잘 하지 않게 된다는 것이다.

전: 비용을 받으면 반드시 관리를 해야 하니까? 사실 이런 얘기는 예전에 보험급여를 확대할 때부터 가장 주되게 나온 이야기 같기도 하다. 보험급여를 하게 되면 국가에 발목을 잡힌다는…

신: 하지만 실제 결과는 국가에 발목을 잡히는 것이 아니었다.

김: 표면관리만 하더라도 사람과 돈이 필요하다. 표면관리 하지 않을 때는 환자가 나가면 바로 앉혀서 진료했을 텐데 이제는 표면관리를 하고 나서야 환자를 부르게 된다. 시간이 필요하고, 또 그 일을 할 사람이 필요하고 비용이 든다.

하지만 돈 문제라기보다는 뭐랄까, 다른 문제가 아닌가 싶다. 지난해 코로나19 사태가 급작스럽게 터지면서 치과에 마스크와 글러브가 다들 모자라지 않았나? 구매하기 힘든 상황에서 치협과 지부의 노력 등을 통해서 해결했는데, 이처럼 투명 방어막이나 공기청정기 같은 것을 치협 등을 통해 공동구매로 질 좋고 가격도 싼 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면, 이렇게 편리하게 감염관리를 할 수 있는 조건들을 만들어주면 상당히 많은 치과의사들이 관심을 갖고 참여하게 될 것으로 본다.

앞에서 급여와 비급여 얘기도 했지만 어쨌든 비급여 때문에 치과 수입이 꽤 많고 하니 감염관리에 충분히 투자할 수 있는 여력은 있다고 본다. 비용을 따질 것 없이… 치과 감염관리는 사실 환자뿐 아니라 치과의사 등 치과 내에서 종사하고 있는 인력들의 건강을 위해서라도 꼭 필요한 일 아닌가?

문제는 개원가에서 좀 더 쉽게 감염관리를 할 수 있는 조건들을 감염관리협회나 치협 등에서 어떻게 만들어주는가인 것 같다. 이렇게 좀 더 실천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방법들을 찾아내는 것이 더 중요한 일인 듯싶다. 물론 감염관리에 들어가는 비용도 수가로 보상을 해줘야 하겠지만…

전: 그런데 의과도 입원 환자들만 감염관리 비용을 주는 것 아닌가?

신: 의과의 경우 외래는 물론 수술을 하는 경우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말로 상담을 하고 약처방을 내리는 것이다. 하지만 치과의 경우는 외래가 기본적으로 외과적 침습 치료인 만큼 이를 감안해 감염관리 비용을 실비 보상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전: 현재 치과의료체계 상의 감염병 관리 체계는 어떻다고 생각하는가? 지금 정부에서도 부족하긴 하지만 의과 쪽은 어쨌든 감염병 관리 체계의 개혁에 대한 논의들이 있는 것 같은데 치과는 여기서 완전히 소외된 느낌이다. 

실제로 제 딸도 어린이집에 다니고 있는데 요즘 어린이집에서는 마스크를 벗는다고 양치질을 아예 시키질 않고 있을 정도이다. 뭐 맞는 말 같기도 하지만 치과는 그냥 감염병 사태가 심각할 때는 아파도 그냥 참으라는 수준인 것 같다. 어떻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본지 전양호 편집위원
본지 전양호 편집위원

김: 무척이나 어려운 질문인 것 같다. 코로나19 확진자들은 당연히 개인 치과에는 안 올 것 같다. 열이 있거나 증상이 나타나면 돌아다니지 말고 검진을 받으라는 정부 지침도 있어서 지금까지 이런 환자들의 치과 방문은 없었다고 본다.

그럼에도 열이 있는 상태에서도 치과 치료가 필요한 이들이 있을 수 있을 텐데 이들에 대한 대응에서는 부족한 부분이 많았다고 생각한다. 코로나19 전담 병원 역할을 하고 있는 지방의료원들에도 치과가 있을 텐데, 그런 곳에서는 아무리 비상사태라고 하더라도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고 있어야만 할 것이다.

전: 일반 개원가는 아니더라도 상급 병원에서는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어야 한다?

김: 그렇다. 예전부터 결핵 환자들의 치과 진료를 위한 전달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주장해왔는데 치과계 최고 수준의 전달체계라 할 수 있는 서울대치과병원조차도 음압 격리실을 하나도 갖추지 않고 있다는 것은 큰 문제라고 생각한다. 복지부에서도 이에 신경을 써야 한다.

신: 메르스 사태 이후 정부에서 음압시설 설치를 지원했지만, 치과는 다 빠져 있었다. 하지만 메르스 사태에 비해 지금의 코로나19 감염병 사태는 상당히 오래 지속되고 있는 심각한 상태로 서울대치과병원 같은 상급 의료체계에서는 최소한의 대응을 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고 있어야만 한다.

전: 감염관리는 결국 환자안전, 그리고 의료인의 안전에 대한 문제인 것 같다. 치과의사들의 안전 문제와 관련해 실제 객관적인 연구가 있었는지 궁금하다. 치과의사들의 진료 환경이 좋지 않다거나 평균 수명이 짧다거나 하는 얘기들이 단편적으로 많이 회자된 적도 있었는데, 실제로 어떤가? 특히 감염병으로 인한 의료인이나 치과의사들의 건강 피해에 대한 연구가 있었는지도 궁금하다.

신: 의료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는 미국에서 몇 개 있었다. 예를 들면 의사나 간호사 등을 대상으로 한 많은 연구들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치과의사를 대상으로 한 연구는 내가 아는 한 없었다. 치과의사의 수명에 대한 연구도 지난 1990년대에 일본에서 진행했던 연구 외에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사실 이런 걸 복지부에서 신경 쓰진 않을 테고 치협에서 좀 더 신경을 써야 할 문제라고 본다.

전: 오랜 시간 대담에 두 분께 감사드린다. 다 하지 못한 이야기들은 이후 연재될 기사를 통해 보충하기로 하겠다. 아무쪼록 이번 감염관리협회와의 공동캠페인을 통해 코로나19 이후 시대, 치과 감염관리의 중요성에 대한 우리 치과계의 관심이 더욱 커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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