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야기… 겨우살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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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야기… 겨우살이들
  • 유은경
  • 승인 2021.02.02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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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이야기- 마흔 네 번째

유은경은 충청도 산골에서 태어나 자랐다. 아버지에게 받은 DNA덕분에 자연스레 산을 찾게 되었고 산이 품고 있는 꽃이 눈에 들어왔다. 꽃, 그 자체보다 꽃들이 살고 있는 곳을 담고 싶어 카메라를 들었다. 카메라로 바라보는 세상은 지극히 겸손하다. 더 낮고 작고 자연스런 시선을 찾고 있다. 앞으로 매달 2회 우리나라 산천에서 만나볼 수 있는 꽃 이야기들을 본지에 풀어낼 계획이다.

- 편집자 주

(사진제공= 유은경)
(사진제공= 유은경)

처음 본 것은 전국 곳곳 관광지 입구에서 건강식품으로 파는 빛깔이 바랜 말린 ‘겨우살이’다. 나무에 매달린 겨우살이는 언뜻 보면 영낙 없는 까치집이다. 그 열매가 이리 곱고 어여쁘다는 것은 한겨울 한라산 숲속에서 '붉은겨우살이'를 만나고 확실히 알게 되었다. 물론 맨눈으로는 어려워 배율이 높은 렌즈의 도움을 받았다.

붉은겨우살이(사진제공= 유은경)
붉은겨우살이(사진제공= 유은경)

기생식물이다. 주로 참나무종류에 얹혀산다. 빌붙어 살아 겨우살이인지 겨우내 푸르게 살아있어 겨우살이인지… 얄밉기는 하지만 그래도 염치는 있는지 엽록소를 갖고 있고 광합성도 한다. 완전 기생식물은 아닌 셈이다.

겨우살이(사진제공= 유은경)
겨우살이(사진제공= 유은경)

꽃은 봄에 암수딴그루로 핀다는데 몸 붙여 사는 어미나무의 무성함에 가려 좀체 드러나지 않는다. 또한 열매가 노란 '꼬리겨우살이'를 제외하고는 늘 푸른 상록수이다. 어미나무가 잎을 다 떨구고 앙상해진 이 겨울에 그 푸르름은 더욱 빛이 난다.

꼬리겨우살이(사진제공= 유은경)
꼬리겨우살이(사진제공= 유은경)

강원도 홍천 깊은 숲에서 처음 ‘꼬리겨우살이’를 만났을 때 땅에 떨어진 녀석이 있어 만져보았다. 잎은 두텁고 열매는 말랑말랑거리며 끈적끈적한 액체가 들어있다. 그 끈적한 액체가 씨앗이 나무에 붙어있도록 접착제 역할을 해주는 것이다. 운반자는 물론 새이다. 

3종겨우살이(사진제공= 유은경)
(사진제공= 유은경)

영명이 미슬토(Mistletoe)인 겨우살이는 서양에서는 성탄장식에 많이 쓰이며 전설속 사랑이야기에 등장한다.  또 세계적으로 널리 쓰이는 항암제의 재료 외에도 여러 가지 약효로 인해 요즘은 깊은 숲 아주 높은 나무를 올려다봐야 겨우 만날 수 있다.

(사진제공= 유은경)
(사진제공= 유은경)

우리나라에는 5종의 겨우살이가 있다. ‘겨우살이’와 ‘붉은겨우살이’, ‘꼬리겨우살이’, ‘동백겨우살이’, 그리고 ‘참나무겨우살이’이다. ‘동백겨우살이’는 주로 동백나무, 모새나무, 사철나무에 살고 ‘참나무겨우살이’는 후박나무, 생달나무, 사스레나무 등 제주 일부지역 상록수에만 살며 겨우살이와는 종(種)이 다르다. 누가, 어찌 이리 혼동스럽게 이름을 짓고 정리를 했는지… 참…

(사진제공= 유은경)
(사진제공= 유은경)
(사진제공= 유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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