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보건학간호사제도‧간호대 정원 확대 철회”
상태바
“공중보건학간호사제도‧간호대 정원 확대 철회”
  • 안은선 기자
  • 승인 2021.02.08 17:0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간호대 정원 확대 계획 당장 중단하라!”
행동하는간호사회, 복지부 간호대 정원 확대‧공중보건장학간호사 제도 비판
이미 실패한 정책 재활용‧간호인력 부족 핵심 ‘처우’개선 요구 무시 ‘맹비난’
적정 환자-간호사 비율 책정‧합리적 급여수준 정립‧교육제도 법제화 등 요구

보건복지부가 지난달 25일 2021년 업무계획에서 '의료 공공성 확대와 의료인력 확보를 위한 중환자 전담 간호사 양성, 간호사들의 업무환경 개선, 사기진작 방안' 등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건강권실현을위한행동하는간호사회(이하 행동하는간호사회)는 그 내용에 포함된 ▲1분기 내 20명의 공중보건장학 간호사 ▲간호사 부족 지역 간호대 정원 확대 등은 오히려 공공의료와 간호사 인력 확충에 해가 되는 방안이라며 지난 5일 성명을 내고 조목조목 비판했다.

특히 이 두 가지 정책은 이미 기존에 실패한 정책을 답습하는 수준이며, 간호인력 수급의 핵심 문제인 ‘처우’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없는 복지부를 맹비난했다.

행동하는간호사회는 등록금과 생활비를 장학금으로 지급하는 대신, 지급 기간 만큼 지역 공공의료원에 의무 복무하도록 하는 '공중보건장학 간호사' 제도에 대해서 "이 제도는 이미 의과대학을 중심으로 시행했으나, 2019년 정원의 40%, 2020년 28%밖에 채우지 못하는 등 실패한 제도"라며 "간호대를 대상으로 하더라도, 지방 간호대생들이 공공의료원을 선택하지 않는 이유는 나쁜 근무조건과 저임금, 임금체불까지 발생하는 불안정성이 원인"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이들은 “복지부는 처우는 전혀 개선하지 않고, 고작 20명의 간호학생을 의무복무로 얽맨 후 공공의료를 위한 정책으로 홍보한다”며 “지금 공공의료원에 근무하는 간호사들을 보면 이미 받은 장학금을 반환하고 도망간대도 이상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또 행동하는간호사회는 간호사 부족 지역 간호대 정원 확대 역시 이미 실패한 제도라고 지적하며 복지부의 정책 수준에 의문을 표했다.

이들은 “지난 2008년부터 지금까지 간호인력 부족, 지방 간호인력 수급을 위해 1만여 명에서 2만여 명으로 간호대 정원이 확대됐다”면서도 “지방 중소병원, 지역 공공병원 근로환경과 처우가 열악하기 그지없고 개선의 여지조차 보이지 않아 졸업자들은 그나마 처우가 나은 수도권 대형병원으로 취업했다”고 지적했다. 참고로 충북 지역에서는 80%, 강원 지역에서는 70%의 간호대 졸업생들이 타 지역으로 유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이들은 “정원 확대를 위해 급히 개설된 간호대학들은 실습 병원을 구하지 못해 학생드은 중소병원 무료 노동력으로 착취당한 역사가 오래됐고, 복지부는 이를 나몰라라 해 왔다”며 “제대로된 교육도 준비도 못한 채 졸업한 학생들은 취업을 포기했고, 그 결과 유휴 간호 인력수는 면허소지자의 절반에 달하는 등 세금을 들여 국민 건강권에 먹칠만을 해 온 복지부의 실패작”이라고 맹비난했다.

이어 이들은 십수년 간 적정한 환자 대 간호사 비율 책정을 통한 업무강도 감소, 합리적 급여수준 정립, 법제화된 교육제도 확립 등을 요구해 왔으나, 코로나19라는 엄중한 상황에서도 국가가 이러한 요구를 일절 반영하지 않는 것을 규탄했다.

이들은 “코로나19 대응 주역은 신규도 파견 간호사도 아닌 훈련된 경력 간호사들이고, 이들의 호소와 요구를 완전히 짓뭉갠 업무계획은 간호직군에 대한 국가적 차원의 의도적 무시”라며 “반면 복지부는 의사 직군의 요구는 이번 업무계획에 반영시키는 등 상반된 대처”라고 비판했다.

끝으로 이들은 “복지부는 간호사를 영웅이니 천사니 하는 말뿐인 공치사로 대강 쓰고 버릴 소모품으로 보지 않고서는 이러한 무치한 행패를 이어갈 수 없다”면서 ▲공중보건장학 간호사 제도와 간호대 정원 확대 계획 철폐 ▲현장 간호사 의견 및 요구 취합해 정책 반영 ▲적정 간호사-환자 비율 책정 통한 업무강도 감소, 합리적 급여 수준 정립, 법제화된 교육제도 확립 등 처우 개선 정책 즉각 실시 등을 요구했다.

한편, 1987년 6월 항쟁 이후 간호사들의 열악한 근무조건과 처우를 개선하고 참간호를 실현하기 위해 전국병원노동조합연맹 산하 간호사위원회 준비위원회가 만들어졌고, 이들은 1989년 5월부터 1997년 7월까지 활동했다. 그러다 여러 사정으로 활동이 중단됐다가, 당시 활동했던 일부가 모임을 이어오다 지난 2017년 간호사 관련 이슈가 계기가 돼 '행동하는간호사회'로 재탄생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