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위기 대응…당장 가능한 일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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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위기 대응…당장 가능한 일부터!
  • 안은선 기자
  • 승인 2021.03.04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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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건치, 기후위기 회원 토론회 개최…온‧오프라인 50여 명 참가
기후위기 개념‧현상‧대응책 짚어…2차 토론회 용산구 건치 사무국
서경건치가 기후위기 관련 회원토론회를 온·오프라인으로 개최했다.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 서울‧경기지부(회장 구준회 이하 서경건치)가 지난달 24일 기후위기와 관련한 온‧오프라인 동시 회원 토론회 1차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는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김현우 연구기획위원이 ‘기후위기를 이해하기 : 위중함과 불확실성 사이에서 우리가 알고 느껴야 할 것은?’을 주제로 기후위기가 무엇인지 규정하고, 기후위기로 인한 현상들을 짚고 대응책을 소개했다.

김 위원에 따르면, 지구 기후 시스템이 복구 불가능한 지점에 이르는 상태를 뜻하는 ‘티핑 포인트(tipping point)’까지 1.5도밖에 남지 않았다. 티핑 포인트를 넘어서는 순간 예측할 수 없는 기후변화에 휩싸일 수 있다. 이미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호주 산불, 기록적인 장마, 해수면 상승으로 인한 기후난민, 해빙, 사막화 등에서 위기를 체감하고 있다.

여기서 더 이상 기온이 오르지 않도록 하기 위해 앞으로 우리가 배출할 수 있는 이산화탄소의 양인 ‘탄소예산’은 이제 420기가 톤밖에 없다고 짚었다. 앞으로 남은 탄소예산을 기간으로 환산하면 9.8년 정도다. 길게 잡아도 2030년이면 탄소예산은 모두 사라진다는 것.

김 위원은 “지구의 기후는 10만년에 걸쳐 빙하기, 간빙기를 거치며 서서히 3~4도가량 변화했고, 변화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변화의 속도가 문제”라며 “100년 사이에 급격한 기온상승이 일어나면 생태계는 큰 타격을 입고, 인류는 돌이킬 수 없게 될 것”이라고 짚었다.

또 그는 과거엔 자연이 빚어낸 지질흔적으로 지질시대가 정의됐다면, 현세는 ‘인류세(anthropocene)’로 대량생산, 대량소비, 육식 등의 흔적이 만든 시대라고 정의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77억의 인구가 사용하는 질소비료, 플라스틱, 화석연료, 핵실험으로 인한 방사성 낙진, 희토류, 콘크리트, 알루미늄, 납, 그리고 공장식 도축의 대표 종인 ‘닭’이 유력한 화석지표가 될 것”이라며 “옥수수, 감자 등도 이전엔 수십종이었지만, 인류가 생각하기에 상품성이 없는 종들은 멸종되(시키)므로, 새로운 지질시대라 부르지 않을 도리가 없다”고 밝혔다.

이어 김 위원은 “대기 중 메탄의 비율은 16%지만, 온실효과는 이산화탄소의 20~30배에 달한다”며 “77억의 인구가 먹고 마시기 위해 키우는 15억 마리의 소가 내뿜는 메탄의 양도 양이거니와, 사료 재배와 방목지를 만들기 위해 숲을 밀고, 소고기의 저장‧냉동‧운반에서도 온실가스가 나오는 등 우리가 먹고 마시기 위해 배출하는 양은 전체 30%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김현우 연구기획위원
김현우 연구기획위원

김 위원은 “세계 온실가스 배출 순위를 보면, 올림픽 순위와 비슷한데 이는 경제력이 뒷받침된, 일찍 산업화를 이룬 나라일수록 경기에서 좋은 결과를 낸다는 것”이라며 “이건 기후 정의차원에서 보면 불평등의 문제이고, 부유한 나라들은 기후 부채를 지고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김 위원은 “우리나라의 경제성장을 이끄는 상위 10개 기업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국내 전체 배출량의 절반을 차지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우리나라는 국제기후변화전문평가기관(ICCP)으로부터 기후악당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 2015년 박근혜 정부 당시 제출한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는 2030년까지의 배출전망치인 851백만 톤 중 37%를 줄인 536백만 돈을 배출하겠다는 계획서를 냈는데, 이는 이전 대비 세계평균 기온 상승폭을 1.5~2도로 제한한다는 파리협정의 목표를 전혀 맞출 수 없는 3~4도 상승에 기여하는 수준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2016년 5월 박근혜 정부는 목표달성이 어려워 보이자 배출전망치 대비 30%를 감축하겠다는 2020년 온실가스감축목표를 삭제하고, 2030년 목표치로 대체했다.

기후 위기 회의론에 휘둘리지 않도록…

김 위원은 기후변화의 원인이 인간이고, 돌이킬 수 없기 전에 불필요한 생산과 소비, 그리고 에너지 사용을 자제하고, 정치‧사회‧경제를 바꿔야 한다는 데는 모두 동의하지만, 심리학적으로 논쟁이 많은 의제이거나 거대 담론일 경우 오히려 생각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다며, 기후위기 극복의 걸림돌을 심리적 문제에 있다고 짚었다. 

결국 김 위원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개인의 작은 실천과 더불어 환경오염의 주범인 기업에도 책임을 명확히 물리고, 정치‧사회‧경제 1면에서 기후 문제를 다루는 등 전체 사회의 방향이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은 지구온난화를 되돌릴 당장의 실행 가능한 방법으로, 환경운동가 폴 호켄이 진행한 프로젝트, ‘Draw down’의 100가지 방법 중 상위 20개를 소개했다. 그 내용으로는 ▲냉매관리 ▲풍력터빈 ▲음식물 쓰레기 최소화 ▲채식 위주 식단 ▲열대림 ▲여학생 교육 ▲가족계획 ▲솔라팜 ▲임간축산 ▲지붕 태양광 ▲재생농업 ▲온대림 ▲이탄지대 ▲열대주곡 ▲산림보호 ▲보존농업 ▲혼종임업 ▲지열 ▲관리형 방목 ▲핵발전 ▲청정 취사 스토브 등이다.

김 위원은 “재생에너지가 뜻밖에도 5개밖에 안되고, 먹거리와 관련된 것이 10개 가까이 된다”며 “작물 재배, 가축 사육, 생산과 유통과정에서 나오는 온실가스, 음식물 쓰레기와 상품성이 없어 산지폐기되는 것들이 썩으면서 방출하는 메탄가스 등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또 그는 “여성 교육 수준을 높이면 원치 않는 임신과 출산을 줄이고, 건강한 아이를 키워낼 수 있다”며 “여성을 재생산의 도구로 본다는 논란의 소지는 일단 차치하고, 기후위기 측면에서 보면 인구 조절은 불가결한 문제로, 이를 인권‧경제성 측면에서 설명하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끝으로 김 위원은 “환경운동가인 그레타 툰베리가 유엔기후정상회의 참가당시 태양광 포트로 대서양을 건넜는데, 대기오염물질을 가장 많이 배출하는 비행기 대신 다른 수단을 선택했던 것처럼 대안적 선택지가 분명히 있다”며 “위에 언급된 실천 방법 중 가능한 것들을 실천하면서 정부의 투자 정책 방향을 감시하고, 기업들의 그린워시에 휘말리지 않도록 기업에도 명확한 책임을 물리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오프라인으로 참가한 서경건치 회원들
오프라인으로 참가한 서경건치 회원들

한편, 서경건치는 오는 9일 서울 용산구 건치 사무실에서 ‘기후위기에 대응하기’를 주제로 2차 회원토론회를 진행한다. 토론회는 온라인 Zoom으로도 참여 가능하다. 신청 및 문의는 서경건치 사무국(02-588-6944)이나 이메일(gunchi@hanmail.net)으로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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