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연대본부, 백신휴가 도입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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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연대본부, 백신휴가 도입 촉구
  • 이인문 기자
  • 승인 2021.03.26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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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5일 청와대 앞 기자회견… "백신접종 간병·이송·시설 노동자까지 포함해야"
의료연대본부가 지난 25일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백신휴가 도입 등을 촉구했다.(사진제공= 의료연대본부)
의료연대본부가 지난 25일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백신휴가 도입 등을 촉구했다.(사진제공= 의료연대본부)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본부장 이향춘 이하 의료연대본부)가 지난 25일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모든 병원·돌봄 노동자에게 백신접종을 확대하고 백신휴가를 보장하라”고 촉구했다.

의료연대본부 고은영 정책부장의 사회로 열린 이날 기자회견에서 서울대병원 간호사인 이향춘 본부장은 “백신접종 대상자에 보건의료인뿐 아니라 환자를 직접 대면하는 간병·이송·시설 노동자까지 포함해야 방역에 빈틈이 없음에도 정부는 명확한 지침을 새롭게 내놓지 않고 있다”면서 “현재 병원에서는 정확한 계획에 의해 접종이 되는 것이 아니라, 보건의료인이 백신을 맞고도 남는 물량으로 간병 노동자에게 백신을 접종하겠다고 부랴부랴 수요조사를 하는 곳이 태반”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 본부장은 “백신 접종 후 고열과 근육통, 오한으로 근무하기 힘들어하는 노동자들은 단체협약 병가 기준에 의거해서 휴가를 신청해도 정부지침이 없다는 이유로 거부당하기 일쑤”라면서 “정치권에서 백신휴가제를 도입하겠다고 하지만 2차 접종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도 구체적인 계획이 나오질 않아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노동자들을 절망에 빠뜨리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 희망간병분회 문명순 분회장은 환자와 오랜 시간 접촉하며 돌봐야 하는 간병인이 pcr검사를 3일에 한 번 요구받으면서도 백신접종에서는 제외되고 있는 현실을 꼬집었다. 문 분회장은 “의료인들보다 더 오래 환자 곁에 있는 게 바로 간병인들이다”며 “간병인이 감염매개가 될 수 있어 병원에서는 72시간에 한 번씩 pcr 검사를 하고 오도록 요구한다. 그러면서도 병원 직원이 아니라서 백신은 맞을 수 없다고 한다. 의료인들이 백신을 맞아서 아프다는 것마저도 부럽다”고 증언했다.

15년차 임상병리사로 일하고 있는 의료연대본부 박경득 서울지부장은 직접 아스트라제네카를 맞은 경험을 공유하면서 백신휴가가 왜 필요한지에 대해 호소했다. 그는 “백신을 맞아보니 다음날만 아픈 게 아니었다. 사람마다 아픈 날과 증상이 조금씩 다 다르다. 그러나 병원에서는 의료인이니 필수접종 하라 해놓고 이상반응은 알아서 견디라는 지침이 내려왔다”며 “접종기한을 집중적으로 정해놓고 직원들이 모두 접종했기 때문에 모두가 증상이 나타나는 상황에서 병가를 받을 수 없었다. 게다가 교대근무자들은 근무가 다 정해져 있기 때문에 아무리 아파도 출근을 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라고 호소했다. 

보건의료단체연합 전진한 정책국장은 백신접종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현재 정부가 취하고 있는 태도를 전적으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백신 휴가를 권고방식으로 도입하겠다고 한다. 하지만 권고하겠다는 것은 결국 아무것도 하지 않겠다는 것과 같다. 권고로 했다가는 영세사업장 노동자들은 혜택을 얻기 어렵고 대기업 일부에만 해당될 것이다. 만성 인력부족 사업장인 병원 노동자들에게는 실효 혜택이 전혀 없을 것”이라면서 “의료인 2차 접종 전 국민에게 본격적으로 백신접종이 시작되기 전에 정부가 나서서 아프면 쉴 권리인 ‘백신휴가’를 도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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