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취지 훼손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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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취지 훼손 안돼!
  • 안은선 기자
  • 승인 2021.04.14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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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총 등 6개 경제단체, 중대재해법 하위령 건의서 제출…법 무효화 목적
중대재해법제정본부, 경제단체 맹비난…"불순한 행동 좌시 안해" 경고
중대재해기업처벌법제정운동본부가 지난 1월 8일, 중대재해기업처벌법 국회 통과 후 국회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제공=참여연대)
중대재해기업처벌법제정운동본부가 지난 1월 8일, 중대재해기업처벌법 국회 통과 후 국회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제공=참여연대)

한국경영자총협회(이하 경총) 등 경제단체 6곳이 「중대재해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하 중대재해법) 시행령 제정 건의서를 법무부, 고용노동부 등 관계부처에 공동으로 제출했다고 지난 13일 밝혔다.

경총 등은 중대재해법으로 기업에 과도한 처벌이 이뤄지는 등 부작용을 우려하며, 혼란을 막기 위해 개정안 시행 전 보완입법을 우선적으로 추진해야한다고 주장하며, 해당 건의서를 제출한 것.

이에 중대재해기업처벌법제정운동본부(이하 본부)는 6개 경제단체가 낸 건의서 내용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참고로 중대재해법은 산업현장에서 산업재해나 대형재해가 발생할 경우 보건 및 안전 조치 의무를 위반한 사업주나 경영 책임자를 처벌하는 법으로, 지난 1월 8일  ▲5인 미만 사업장 법 적용 제외 ▲50미만 사업장 적용 유예 ▲관련 공무원 처벌 조항 삭제 ▲발주처 공기단축의무 요구 금지 삭제 등  누더기가 된 채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개정안은 오는 2022년 1월 27일부터 시행된다.

경제단체들이 낸 건의서에 따르면, 중대재해법 제2조 제2호인 처벌 대상이 되는 직업성 질병 범위를 '동시에 유해요인에 노출된 경우'로 좁여야 한다며, 그 이유로 "같은 유해요인이 원인이라도 발생장소와 시간이 다른 경우까지 처벌하는 것은 불합리하기 때문"이라고 밝히고 있다.

본부는 "화학물질 노출의 경우 1회적인(동시에) 노출로 3명의 질병자가 발생한 경우와 관리부실로 계속적 노출로 3명의 질병자가 발생한 경우 경제단체는 전자만 처벌하자는 것"이라며 "관리부실이 지속되는 측면을 고려하면 후자를 처벌할 필요성은 없는가? 사도는 동일한 사고라며 동시성이 강조되지만 질병은 그렇게 정하고 있지 않으므로 경제단체들이 주장하는 '동시성'은 근거가 없고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또 경제단체들은 '질병' 범위도 산업재해보험법 시행령 별표3에서 정하는 12가지 급성중독으로 제한하고 6개월 이상 치료가 필요한 경우로 좁히고, 만성질환은 제외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본부는 "법 제2조 가목의 '사망' 원인이 만성인지 급성인지를 따지지 않고, 그 질환으로 사망하면 처벌대상이 아니라는 논리는 밥ㄷ아들이기 어렵다"며 "급성중독 외의 질환 모두 만성질환으로 규정짓는 주장도 틀렸는데, 뇌심혈관계 질환, 소음성 난청, 정신질환도 단기간 유해요인 노출로 발생할 수 있고 급성과 만성을 나누는 의학적 기준조차 모호하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본부는▲현대과학 수준으로 인과관계 규명이 가능한지 ▲사업주의 조취로 예방이 가능함에도 그렇지 못해 발생해 사업주 책임으로 돌릴 수 있는지 ▲지나치게 피해가 가벼운 질병이라 처벌 필요성이 없는 지 등의 요소를 종합·평가해 무엇이 처벌대상 질병에 포함돼야할지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제단체들이 '1년 이내 3명 이상 발생'판단 기준일을 근로복지공단의 요양승인일로 하자는 의견에 본부는 "이것은 수사기관이 할 일을 행정청에 떠넘기는 것"이라며 "법이 시행되면 실무상 비교적 인과관가 명확한 질병 위주로 수사와 기소가 이뤄질 것이므로 굳이 공단 승인을 기다릴 이유가 없으므로 이는 책임회피 명목을 만드는 꼼수"라고 맹비난했다.

경제단체들은 건의서에서 '안전·보건관계 법령에 따른 의무이행에 필요한 관리상의 조치'를 규정한 중대재해법 제4조2제1항제4호의 ▲관계법령을 산업안전법으로 특정하고 ▲관리상의 조치도 담당자로부터 연 1회 이상 관련 사항을 보고받는 것으로 좁히며 ▲관리상의 조치를 외부기관에 위탁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본부는 "산업현장에서 안전과 관련해 지켜야 할 법령 종류와 내용은 이미 사업주스스로가 잘 알고 있으므로 이를 산안법으로 제한하자는 논의는 일고의 가치가 없다"며 "광산보안법, 원자력법, 항공법, 선박안전법 등 산안법이 미치지 못하는 사업장이 차고 넘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본부는 의무이행에 관한 관리상 조치를 단순 연 1회 보고받는 것으로 좁히거나, 이를 외부 위탁하자는 주장에 "우리나라 경영자들은 훌륭한 경영실적은 모두 자신의 치적이라며 미담에 후일담까지 섞어 언론에 흘려대고 자신을 위해 일하는 노동자의 안전과 보건에 관한 사항은 외주화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주장하느냐"며 "사람 써서 일하는 사업장이라면 생명과 건강 관계 법령에서 정하는 의무를 이행하는 게 마땅하며, 법을 지키기 위한 관리상 조치 요구도 그렇게 부담스러워 외주화하려는 거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특히 본부는 "우리가 만들고자했던 중대재해법은 사업주가 자신을 위해 일하는 모든 종사자들의 생명과 신체를 보호할 포괄적 의무를 지우고자 하는 법"이라며 "제정된 중대재해법은 다소 부족해도 법의 취지를 구현하고 있으며, 이러한 입법정신을 존중하는 하위법령이 제정돼야 한다"고 피력했다.

끝으로 본부는 "경제단체들의 주장은 이 법의 제정을 없던 일로 하자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면서 "경총 등의 이러한 불순한 행동을 그대로 넘길 수 없으며, 법 제정 취지를 살리는 하위령 제정을 위한 투쟁이 다시 필요하다면 지난 겨울 투쟁을 언제든 다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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