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강보건교육 방식 이대로 괜찮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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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강보건교육 방식 이대로 괜찮은가?
  • 박영규·황지영
  • 승인 2021.06.17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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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연세대학교 치위생학과 4학년 박영규·황지영 학생

연세대학교 치위생학과 사회치위생학(Ⅱ) 수업의 일환으로 예비 치과위생사의 관점에서 바라 본 치과위생사가 처한 사회적 문제를 생각하고, 이를 나누기 위해 작성된 칼럼이다. 연세대학교 치위생학과 4학년 박영규·황지영 학생은 예비 치과위생사로서 바라본 ‘현재 구강보건교육 방식 이대로 괜찮은가?’를 제목으로 현재 시행되고 있는 구강보건교육의 문제점들과 대안을 살펴봤다.

- 편집자 주

'구강보건의 날' 행사장에서의 잇솔질 교육 장면
'구강보건의 날' 행사장에서의 잇솔질 교육 장면

치위생학과에 입학 후 구강건강의 중요성에 대해 알게 됐고 이를 사람들에게 알려야 할 필요성을 느껴왔다. 하지만 학년이 올라가고 임상 현장 경험을 통해 ‘예방’보다 ‘치료’에 집중된 현실을 경험하게 되면서 국민들에게 ‘예방’에 대한 인식의 변화가 필요함을 느꼈다.

2021년 현재 졸업을 앞둔 예비 치과위생사로서 구강질병 예방에 대해 논하고 싶다. 예방의 직접적인 대상이 되는 국민들에게 구강보건교육을 통해 갖고 있는 구강건강 관리에 대한 지식과 행동의 변화를 유도하고 싶기 때문이다.

치과 내원환자의 구강보건교육의 필요성을 진행한 연구에서 약 95%의 환자들이 ‘필요하다’ 또는 ‘보통이다’고 답변했으며 필요성을 인식하고는 있지만 구강보건교육 참석 의사를 묻는 질문에는 약 65%에 해당하는 환자들이 ‘모르겠다’ 또는 ‘참석하지 않겠다’는 답변을 했다.

이에 대한 원인을 찾아본 결과 약 53%의 사람들이 ‘비쌀 것 같다’는 인식으로 가장 높았고 ▲시간 없음(21%) ▲아플 것 같아서(16%) ▲효과가 없을 것 같아서(약 10%) 순이었다.

처음에는 구강질병 예방에 대한 저조한 관심의 원인을 구강보건교육에 대한 부재와 연관지어 접근했다. 하지만 이미 많은 치과병원 또는 의원에서 팜플렛이나 카드뉴스 등의 매체를 통해 교육하고 정보를 제공하는 것을 많이 봐왔기에 단순히 교육에 대한 부재는 원인이 아니었다.

다음으로 생각해본 원인은 사람들의 잘못된 인식이었다. 위의 조사결과,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음에도 약 75%에 해당하는 사람들이 ‘모르겠다’ 또는 ‘참석하지 않겠다’고 답한 이유는 이러한 연구나 상황에 노출됐을 때만 단발성으로 문제를 인식하기 때문이라고 보았다. 그래서 공익광고를 문제에 대한 해결방안으로 제시했다. 장기간 익숙한 매체를 통한 정보 노출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국가적 해결방안을 구강정책과에 문의해 본 결과 “타 의료기관의 정책과 비교해볼 때 상대적으로 구강정책과는 규모가 작고 예산이 적게 편성돼 필요성은 인지하고 있지만 큰 프로젝트를 진행하기 어렵다”는 답변을 받아 이 또한 실현될 확률이 낮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구강건강 관리의 중요성과 예방의 인식변화에 대해 준비하면서 국민의 구강질병 예방과 관련된 낮은 인식에 대한 원인을 분석하고 나름대로의 해결책을 제시하려 했지만 모두 한계점이 있었다.

다시 원점으로 돌아온 우리는 학생으로서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고 치위생학과 학생에게 가장 익숙한 구강보건교육과 홍보에서 그 대답을 찾을 수 있었다.

앞선 구강보건교육의 부재에 대한 내용에서 언급한 바가 있지만 구강보건교육을 SNS나 인터넷에서 검색해보면 엄청난 양의 정보가 쏟아져 나온다. 그러나 조금만 자세히 들여다본다면 그 내용은 굉장히 한정적인 것을 알 수 있는데 이에 대한 사항은 구강보건교육학 전공 책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왜 회전법이 중요하고 하루 3번 칫솔질을 해야 하는지 알지도 못한 채 환자들에게 정보를 제공해야 하는 것인가. 올바른 칫솔질 방법, 올바른 구강관리용품 사용법을 시작으로 식이습관 조절 등의 교육 주제를 틀에 갇힌 방법으로 교육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이렇게 많은 매체를 통한 동일한 교육은 사람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고 있는 것일까? 단지 우리가 강제적인 의무감 때문에 교육을 받는 환자나 독자에 대한 고려는 하지 않은 채 자료만 쏟아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구강보건교육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 제시, 또는 다른 관점에서의 접근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우리가 앞서 생각한 방식이 학부생의 제한된 시각으로 현실을 크게 반영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구강보건교육 방면에서의 변화가 사람들의 인식과 행동을 바꾸는데 기초가 될 수 있다는 점은 이 글을 읽는 독자와 우리 모두 생각해볼 문제라고 본다.

이에 지난 2019년부터 보건복지부와 한국건강증진개발원에서 시행하고 있는 ‘대학생 구강건강 서포터즈’와 같은 사업은 나름 새로운 시도라고 생각한다. 구강보건의 날에 진행되는 국가적인 행사의 일부를 주도해 참여할 수 있으며 실제 국민들과 만나 그들의 인식을 경험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생기기 때문이다.

이러한 경험을 토대로 치위생학과뿐 아니라 다른 전공의 대학생들이 서로 머리를 모아 구강 건강과 구강보건교육에 대한 새로운 아이디어를 한 곳에 쏟아낼 수 있는 기반이 생겨 의견이 모이면 돌파구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 

결론적으로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는 시대에 발 맞춰 구강건강관리 및 구강질환 예방에 대한 인식변화를 위해 우리 치위생계에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본 기고문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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