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야기… 남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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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야기… 남개연
  • 유은경
  • 승인 2021.06.22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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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이야기- 쉰 세 번째

유은경은 충청도 산골에서 태어나 자랐다. 아버지에게 받은 DNA덕분에 자연스레 산을 찾게 되었고 산이 품고 있는 꽃이 눈에 들어왔다. 꽃, 그 자체보다 꽃들이 살고 있는 곳을 담고 싶어 카메라를 들었다. 카메라로 바라보는 세상은 지극히 겸손하다. 더 낮고 작고 자연스런 시선을 찾고 있다. 앞으로 매달 2회 우리나라 산천에서 만나볼 수 있는 꽃 이야기들을 본지에 풀어낼 계획이다.

- 편집자 주

(사진제공= 유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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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없는 인생을 물위에 떠있는 ‘부초(浮草)’에 비유하기도 한다. 하지만 ‘남개연’을 보면 그 부초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물 속 줄기들은 튼튼하고 얼마나 서로서로 의지하는지 그 사이를 헤쳐나가기가 쉽지 않다. 거기에다가 화장을 아주 곱고 화려하게 했다. 

(사진제공= 유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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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어진 몇 해의 시간을 결코 쉽게 흘려보내지 않으려는 야물딱진 모습이다. 같은 개연속(屬) 개연과 왜개연에 비해 더 관심 받는 이유가 분명하다. 개연은 연꽃의 짝퉁이라는 뜻이다. 

(사진제공= 유은경)
(사진제공= 유은경)

다섯 장의 꽃받침이 꼭 꽃처럼 보인다. 꽃은 무슨 이유에선지 같은 빛깔로 뭉쳐있는 수술과 꽃받침 사이에서 그 존재를 드러내지 않는다. 

(사진제공= 유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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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받침이 활짝 벌어진 뒤에야 주황빛 묻힌 조금 넙죽하게 생긴 꽃이 보인다. 작년에는 만개한 7월에 만나러와 꽃들을 볼 수 있었는데 올해는 이른 듯 왔더니 빨간 암술머리와 주위를 둘러싼 수술이 보이게 담는 것으로 그쳤다. 

(사진제공= 유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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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속은 아늑했다. 찰랑거리다가는 곧 차분한 고요가 찾아왔다. 반영까지 담으려 내가 흩뜨려 놓은 물결이 잦아들길 기다리는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꼭 잔잔할 때 담아야 하는 걸까. 일렁이는 물결 속 남개연도 그대로 어여쁜 걸… 늘 흔들리는 게 우리의 삶인걸…

(사진제공= 유은경)
(사진제공= 유은경)

소리 없는 반영도 아름답지만 겹겹이 밀려드는 물그림자 속 꽃도, 물 아래 엉킨 그들만의 선(線)도 그저 고웁게만 보였다. 사랑을 나누는 실잠자리의 격정어린 황금빛 몸부림까지도!!

(사진제공= 유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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