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의료노조, 내달 2일부터 ‘총파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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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의료노조, 내달 2일부터 ‘총파업’
  • 이인문 기자
  • 승인 2021.08.27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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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결과 89.76% 찬성… 정부에 의료인력 및 공공의료 확충 촉구
나순자 위원장 “1년 이상 지속된 코로나19 사태로 더 이상 못 버텨”
보건의료노조가 오늘(27일) 기자회견을 통해 내달 2일 총파업 돌입을 선언했다.(사진제공= 보건의료노조)
보건의료노조가 오늘(27일) 기자회견을 통해 내달 2일 총파업 돌입을 선언했다.(사진제공= 보건의료노조)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위원장 나순자 이하 보건의료노조)가 조합원들의 압도적인 지지 속에 오는 9월 2일부터 산별 총파업에 돌입한다. 보건의료노조는 오늘(27일) 오전 11시 기자회견을 열고 산별 총파업 찬반투표 결과와 향후 투쟁 계획을 발표했다.

보건의료노조는 지난 17일 총 124개 지부(136개 의료기관)가 동시 쟁의조정 신청을 한 바 있으며, 지난 18일부터 26일까지는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파업 찬반투표를 진행했다. 보건의료노조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파업 찬반투표 결과 조합원 총 5만 6,091명 중 4만 5,892명이 투표에 참가해 투표율 81.82%를 기록했으며, 이중 총 4만 1,191명이 찬성해 찬성률 89.76%로 파업이 가결됐다고 밝혔다.

보건의료노조 나순자 위원장은 이날 파업 찬반투표 결과와 관련해 “코로나19 감염병 사태가 1년 7개월 이상 지속되면서 현장에서는 더 이상 이대로는 버틸 수 없다는 정서가 팽패하다”면서 “코로나19 감염병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보건의료인력의 확충과 처우 개선을 확보하고 감염병전문병원 설립 등 공공의료확충을 이뤄내야 한다는 조합원들의 간절한 의지가 담겨 있는 것”이라고 의의를 평가했다.

향후 투쟁 일정과 관련 나 위원장은 “내달 1일 각 의료기관별로 파업전야제를 개최하고 2일부터는 모든 현장에서 일손을 놓고 보건의료인력 확충과 공공의료 확충을 위한 정부의 분명한 결단을 촉구하는 방호복 파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코로나19 대유행 시기에 웬 파업이냐고 우려하는 국민들도 있고, 또한 저희도 파업을 원하지는 않지만 장장 1년 7개월 이상 진행돼온 코로나19 사태가 앞으로 언제 끝날지도 모르는 장기전의 상황 속에서 더 이상 이대로는 감당할 수 없다”며 “이번 파업은 코로나19 최전선에서 번아웃으로 벼랑끝에 내몰린 보건의료노동자들이 마지막 피눈물로 호소하는, 세상에서 가장 절박한 파업이자 세상의 벼랑 끝에서 움켜쥔 마지막 희망”이라고 호소했다.

나 위원장은 그러나 “보건의료노조는 보건복지부와 노정교섭에서 합의점을 만들기 위해 협상을 지속할 것”이라면서 “정부가 실질적인 해결책을 마련하기 위해 결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앞으로 파업까지 남아 있는 6일 동안 정부가 보건의료인력 확충과 공공의료 확충 요구에 대한 명확한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으면, 보건의료노조는 예정대로 내달 2일 오전 7시를 기해 전면 파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다만 나 위원장은 “환자 안전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응급실과 중환자실, 분만실, 신생아실 등 생명과 직결되는 업무에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에 따라 필수 인력을 배치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나순자 위원장(사진제공= 보건의료노조)
나순자 위원장(사진제공= 보건의료노조)

보건의료노조는 “이번 파업에 참여하게 될 조합원들은 의료기관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기 때문에 대부분 백신 예방접종을 마쳤다”며 “그럼에도 코로나19 감염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파업 참가자 모두 방호복을 입고 페이스 쉴드와 마스크를 착용한 상태에서 거리두기 단계와 방역수칙을 철저히 준수하는 ‘방호복 파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피력했다.

한편 보건의료노조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최근 진행한 여야 정당대표 면담 및 질병관리청장 면담, 그리고 지난 5월말부터 보건복지부를 상대로 진행해온 대정부 교섭 및 산별중앙교섭 결과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보건의료노조는 그동안 이들 면담 및 교섭 과정에서 ▲감염병전문병원 조속한 설립 ▲코로나19 치료병원 인력기준 마련 및 생명안전수당 제도화 ▲전국 70개 중진료권마다 1개씩 공공의료기관 확충 ▲공공병원의 시설·장비·인력 인프라 구축 및 공익적 적자 해소 ▲직종별 적정인력기준 마련 및 간호사 1인당 환자수 법제화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전면 확대 ▲규칙적이고 예측 가능한 교대근무제 시행 및 교육전담간호사 지원제도 전면 확대 ▲5대 불법의료(대리처방, 동의서, 처치·시술, 수술, 조제) 근절 ▲의료기관 비정규직 고용 제한을 위한 평가기준 강화 등 양질의 의료서비스 제공 ▲의사인력 확충 및 공공의대 설립 등을 요구해왔다.

나순자 위원장은 “보건의료노조는 이러한 요구를 중심으로 지난 5월부터 보건복지부와 11차례 교섭을 진행해왔으며 특히 지난 26일 시작된 11차 노정교섭은 오늘 새벽 3시까지 11시간 마라톤 교섭을 벌였으나 핵심요구 대부분에 대해 합의점을 찾지 못해 교섭이 성과 없이 마무리됐다”고 덧붙였다.

보건의료노조는 이날 국민들에게 드리는 호소문을 통해 “보건의료인력 확충과 공공의료 확충은 코로나19 최전선을 지키고 있는 보건의료노동자들의 절박한 절규이고, 환자와 국민 여러분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간절한 호소”라면서 “보건의료노동자들이 더 이상 번아웃으로 인해 의료현장을 떠나지 않도록, 환자 곁을 안전하게 지킬 수 있도록 응원하고 격려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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