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기공에서도 곧 AI기술이 접목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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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기공에서도 곧 AI기술이 접목될 것”
  • 이인문 기자
  • 승인 2021.09.10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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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독일 마이스터 자격 취득 이상효 치과기공사

부산가톨릭대학교 치기공과를 졸업하고 수원 한길치과기공소에서 근무하다 지난 2013년 독일로 유학, Albrecht-Dürer Berufskolleg와 Schüler Dentaltechnik에서 각각 이론과 실기를 공부(듀얼시스템 3년 6개월)해 치과기공학과를 수석 졸업하고 이후 Sauerhoff Dentaltechnik에서 올라운드 기공사로 2년 간 근무하고 또 HWK Düsseldorf Meisterschule에서 2년 간 공부해 지난 7월 독일 치과기공사 Meister 시험에 최종 합격, ZTM(Zahn Techniker Meister) 자격을 취득한 이상효 치과기공사가 지난 6일 경기도치과기공사회(회장 이승종) 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통해 독일 마이스터로서의 자신의 꿈과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밝혔다. 이날 기자간담회는 경기도치과기공사회 안재건 총무이사의 사회로 진행됐으며 다음은 이날 진행된 일문일답 내용이다.

- 편집자 주

(왼쪽부터) 경기도치과기공사회 이승종 회장, 이상효 치과기공사, 한길치과기공소 권수안 대표.
(왼쪽부터) 경기도치과기공사회 이승종 회장, 이상효 치과기공사, 한길치과기공소 권수안 대표.

대학졸업 후 수원에서 한길치과기공소에서 근무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다 곧 유학을 떠났데 해외진출을 하게 된 특별한 계기나 이유가 있었나?

대학재학 당시 학교에서 지원하는 해외 직업탐방 프로그램을 통해 독일과 스위스, 체코, 이탈리아 등 유럽 4개국을 방문했던 적이 있다. 그때 처음 유럽에서의 생활과 근무환경 등을 접하게 됐는데 언젠가 이곳에서 일을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면서 마이스터라는 목표를 가지게 됐다.

마침 졸업 후 한길치과기공소에 취업을 하게 되면서 당시 권수안 소장의 가르침과 도움으로 해외진출과 마이스터 취득이라는 목표에 대해 좀더 구체적으로 생각할 수 있었고, 너무 늦으면 안 된다는 생각에 지체없이 독일로 유학을 떠나게 됐다.

독일을 선택한 이유는?

유럽 직업탐방 당시 방문했던 4개국 모두 분위기가 달랐다. 이탈리아는 매우 발랄하고 활동적인 느낌이었고 스위스는 잔잔하고 평안한 느낌을 줬다. 그에 반해 독일은 굉장히 여유로우면서도 진중하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여우로운 삶을 누리면서도 자신의 일에 대해서는 매우 진중하게 대하는 모습이 크게 다가왔다. 특히 마이스터라는 제도가 선택에 큰 영향을 미친 것 같다.

독일 마이스터 과정에 대해 설명해 달라.

마이스터 과정은 총 4가지로 나눠지는데 전공관련 이론과 실기 과정이 동시에 진행되며 1년 혹은 2년 정도가 소요된다. 이후 관련 법률과 경제학 과정이 약 6개월∼1년 동안 진행되고 마지막으로 교육학 과정이 약 2주∼3개월 동안 진행되는데 이 4과목에서 모두 합격을 하게 되면 마이스터 자격을 취득하게 된다.

각 직종별로 차이가 있지만 치과기공사의 경우 마이스터 코스에만 집중할 시는 1년 반, 기공소 근무와 마이스터 코스 병행 시에는 2년 반 정도가 걸린다. 어떤 과목에서 합격하지 못하면 최대 2번의 재시험 기회가 주어지며 총 3번의 시도에서 합격하지 못 하면 시험응시자격을 잃게 된다.

독일에서의 일상생활은 어땠나?

독일에서의 일상생활은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굉장히 여유롭다. 바쁘게만 살아온 한국인으로서 처음에는 그 여유로움이 불편함으로 다가온 경우도 많았다. 한국에서는 하루이틀이면 다 끝날 일들이 독일에서는 3∼4주가 걸리고 또 그런 것들을 전혀 불편하게 생각지 않는 사람들이 처음에는 답답하기도 하고 또 신기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러한 일들이 기공사 일에도 적용되다보니 한국에 비해 굉장히 여유롭게 일을 할 수 있었다. 근무시간은 기본적으로 주 40시간이었고 월·화·목요일은 오전 8시 출근해 오후 5시30분이면 퇴근했다. 또 수요일은 오후 4시 퇴근, 금요일은 오후 2시30분 퇴근하다보니 공부 외에도 볼링과 피트니스, 친구들과의 만남 등 여가생활을 즐길 수 있는 시간이 아주 많았다. 독일에서의 생활의 가장 큰 장점이 아니었나 싶다.

치과기공사로서 독일과 한국의 차이점, 그리고 우리 한국에서 개선해야 할 점이 있다면?

한국의 경우 치과기공사의 일이 분업화돼 있는 반면 독일에서는 한 명의 치과기공사가 맡은 일을 처음부터 끝까지 혼자서 처리하는 것이 가장 큰 차이점이다. 물론 상황에 따라 다른 동료와 함께 일을 처리할 때도 간혹 있지만 모든 일을 혼자서 마치는 것이 기본이다. 그러다보니 업무 처리에 소요되는 시간이 다소간 길어지게 된다. 그것이 단점일 수도 있겠지만 각자 책임감을 가지고 일을 하게 되고 또 그러면서 기술력이 발전하게 되는 큰 장점으로 작용하는 것 같다.

한국에서 개선해야 할 점은 무엇보다 치과기공사에 대한 처우 개선이 가장 시급하지 않을까 한다. 사실 이 문제는 치과기공사들만의 노력으로는 개선되기 쉽지 않은 부분이지만 지속적인 대외홍보와 치과의사·치과위생사 등 관련 직종 종사자들과의 긴밀한 소통을 통해 치과기공사의 사회적 역할과 지위의 개선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부분에서 개선이 이뤄진다면 자연스럽게 기공수가 또한 합리적으로 개선될 수 있을 것이다.

이상효 치과기공사
이상효 치과기공사

두 번째로는 치과기공사를 꿈꾸는 학생들을 위한 교육제도의 개선이다. 현재 신입 치과기공사들과 현직에 있는 치과기공소 소장들의 생각은 매우 달라 치과기공사 자격을 취득한 만큼 이 정도 대우는 받아야 한다는 생각과 자격증만 있을 뿐 아무 것도 할 줄 모른다는 생각이 맞부딛히고 있다.

서로 상반되는 이러한 관점에 대한 해결책이 저는 교육제도에 있다고 생각하는데, 치과기공사라는 직업의 특성상 많은 부분을 실무 경험을 통해 스스로 배우고 발전시켜나가야 하는 것은 맞지만 배우는 단계에서 어느 정도 기본적인 실무 능력을 쌓고서 사회로 나올 수 있다면 새로 일을 시작하게 되는 신입 치과기공사나 신입 치과기공사를 채용하는 고용주의 입장에서도 서로 부담감이 줄어들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한다.

디지털 시대 치과기공사의 미래 전망은 어떻다고 생각하는가?

현재 치과기공계는 자동화·디지털화가 매우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그에 따라 기존의 손으로 하던 기술의 중요성보다 컴퓨터를 이용한 기술처리 능력이 중요해지고 있고, 또한 AI기술의 발전이 빠르게 진행되면서 치과기공 영역에서도 머지 않아 AI기술이 접목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우리 치과기공사들도 이러한 새로운 기술에 대한 도전과 시도를 계속해서 해야 하며 항상 배움의 자세를 유지하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한편으로는 사회경제적인 발전에 따라 사람들의 치아와 구강건강, 심미에 대한 관심 또한 크게 증가하고 있는데 이는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적인 추세이기 때문에 앞으로 치과기공사의 수요는 점점 더 늘어날 것이라 생각한다. 이러한 미래에 대비해 앞서도 언급한 디지털화에 잘 대비한다면 치과기공사의 미래를 밝을 것이다.

입국 후 한국에서의 계획은? 다시 독일로 돌아갈 것인가?

일단 당분간은 오래도록 만나지 못했던 가족과 친구들을 만나며 개인적인 재충전의 시간을 가질 계획이다. 그후 독일로 유학을 떠나기 전 근무했던 수원의 한길치과기공소에서 근무하면서 한국의 치과기공기술을 배워볼 생각이다.

독일의 치과기공소에서도 최근 디지털화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가 이뤄지고 있기는 하지만 독일 사회 자체가 새로운 문물을 받아들이고 또 배우는 것에서는 매우 보수적이라 한국만큼 디지털화가 진전되지는 않고 있다. 2∼3년 후 독일로 돌아갈 계획인데 한국의 발전된 디지털 기술을 배워둔다면 독일에서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하고 있다.

앞으로 삶의 목표가 있다면?

한국과 독일 양쪽에서 치과기공 일을 배웠기에 두 곳의 장점을 접목시켜 양쪽 모두에서 다 만족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고 그를 통해 양국의 치과기공계가 서로 윈윈(Win-Win)할 수 있게 하고 싶다. 그 후에는 한국과 독일뿐아니라 유럽의 다른 나라들, 더 나아아 세계의 다른 여러 나라들과도 서로 교류하고 발전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보고 싶다.

오랜시간 인터뷰에 감사드린다. 마지막으로 해외진출과 독일의 마이스터를 꿈꾸는 치과기공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유럽이나 해외생활에 대한 막연한 로망이 있겠지만 생각만큼 해외에서의 생활이나 삶이 달콤하지만은 않다. 힘든 일은 반드시 올테지만 그렇다고 미리 포기할 필요는 없다. 좌절하지 말고, 또 항상 최고이거나 잘해야 할 필요도 없다. 그저 현재의 상황 속에서 최선을 다하면서 천 번을 넘어지더라도 다시 일어나 자신의 길을 묵묵히 걸어간다면 언젠가는 여러분들이 원하는 곳에 다다라 있을 것이다. 해외에서 생활하고자 한다면 언어가 굉장히 중요한 만큼 미리 준비하고 있어야 한다는 점을 꼭 언급해두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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