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보다 생명'…기후위기는 건강의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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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보다 생명'…기후위기는 건강의 위기
  • 윤은미 기자
  • 승인 2021.11.08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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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COP26 회의에 대한 보건의료·건강권 운동 선언…건치 등 21개 단체 동참해 발언 잇달아

COP26 회의에 대한 보건의료·건강권 운동 선언이 지난 6일 대학로에서 이뤄졌다. 이번 선언에는 건강권 실현을 위한 보건의료단체연합을 비롯해 건강세상네트워크,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서울지부, 연구공동체 건강과대안 등 21개 단체가 동참했다. 

지난 6일 대학로에서는 COP26 회의에 대한 보건의료·건강권 운동 선언이 이뤄졌다.
지난 6일 대학로에서는 COP26 회의에 대한 보건의료·건강권 운동 선언이 이뤄졌다.

먼저 보건연합 우석균 공동대표는 취지 및 인사말에서 "'이윤보다 생명'을 외치며 기후정의를 위해 함께 나서자"고 독려했다. 우 대표는 "작년 한해 대기오염으로 숨진 사람만 700만명으로 추산된다"며 "거대 농축산 기업들의 열대 우림 파괴, 공장식 농장 확대 때문에 인간과 박쥐가 맞닥뜨리게 될 기회가 많아진 것이 팬데믹 창궐의 배경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 대표는 "보건의료인이 기후위기의 심각함을 알리고 또 이를 막기 위해 행동에 나서야 할 이유"라며 기자회견을 열게 된 계기를 밝혔다.

보건의료인 선언에서는 각 직역별 발언이 이어졌다. 

피켓을 들고 발언 중인 김형성 대표
피켓을 들고 발언 중인 김형성 대표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 김형성 대표는 "기후위기는 가장 약한 사람들의 건강을 갉아먹고, 가장 가난한 사람들의 생명을 빼앗고, 가장 낮고 위험한 곳에 있는 사람들의 생존을 희생시키면서 시작된다"면서 "기후위기 대응이 즉각적이고 현실적이면서도 무엇보다 '정의'롭게 실천되기 위해 반드시 그 심각성을 모두가 각성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김 대표는 치과계가 지난 5월부터 진행 중인 #그럼에도불구하고 캠페인을 소개하며, "이런 노력이 치과계를 넘어 전체 보건의료인들의 건강권을 위한 기후행동으로 나아가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간호사를 대표해 나선 이지영 선생은 "기후위기로 인한 재난과 팬데믹은 인류의 노력 여하와 관계없이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면서 "탄소감축도 중요한 과제이지만 당장 적응해 살아남기 위한 사회를 만드는 것도 중요한데 정부의 노력은 턱없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 이동근 사무국장은 기후위기 문제 해결을 위해 보건의료 분야도 전면적인 개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 사무국장은 "보건의료 측면에서 불필요한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한 제도 마련을 위해 사회적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약사들은 기후위기를 막고 모든 이들의 건강과 생명을 지키기 위한 활동과 연대를 다 해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노동건강연대 대표를 맡고 있는 이상윤 선생은 의사를 대표해 발언에 나섰다. 이 선생은 "기후위기가 사회 정의의 문제임을 드러낸다"면서 "기후 변화의 결과로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사회 불평등을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개인적 선택과 실천도 중요하지만, 정치·사회적으로 공동의 요구를 내걸고 이를 관철하기 위한 집단적 실천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한의대생을 대표해 나선 박주석 학생은 기후위기 주요 당사자인 청년의 목소리가 잘 반영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햇다. 박주석 학생은 "빈곤한 청년들에게 기후위기로 인한 식량 가격의 폭등은 생존의 위협이다"면서 "청년에게 기후위기를 말할 수 있는 정치적 공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의료계열 학과에서 공공의료에 대한 교육이 이뤄지지 않는 점을 지적하며, ▲전 대학 기후위기 선언 발표 ▲대학의 주요 평가 지표에 기후와 환경에 관한 항목 반영 ▲캠프서 탄소 중립 ▲전공과목 내 기후위기와 건강 수업 계획 수립 ▲학생·노동자 의사결정구조 참여 보장과 같은 다양한 실험들을 전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왼쪽부터) 이효직 사무차장, 홍민경 사무국장, 전양호 사업국장, 김형성 대표
(왼쪽부터) 이효직 사무차장, 홍민경 사무국장, 전양호 사업국장, 김형성 대표

"기후정의가 건강과 생명을 지키는 치료제!"

이날 기자회견은 '기후위기는 건강의 위기-이윤보다 생명! 기후정의가 건강과 생명을 지키는 치료제!'라는 선언문 낭독을 끝으로 마무리 됐다. 

이들은 선언문에서 "한국정부를 포함 세계 각국 정상이 모이는 COP26 회의는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을 결정적으로 감축한다는 결의를 모아야 하는 중대한 자리"라면서도 "기후변화가 인류가 처한 가장 큰 위기임이 선포된 지난 26년간 동안 각국 정부들은 공허한 말잔치만 벌여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COP26에 모인 각국 대표들에게 실질적이고 강제력 있는 감축계획을 요구한다"며 "모든 이들의 건강과 정의로운 경제사회 체제 전환을 기후대응의 중심에 놓을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특히 이들은 "지금의 생태 사회 위기는 정의롭지 않은 경제사회 체계에서 비롯됐다"며 "감염병과 기후위기를 다시 시장과 기술만능주의로 해결하려는 대책들은 해답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윤 우선주의에 기초한 부정의한 경제사회체계를 보다 평등하고 민주적이고 건강한 사회 체제로 완전히 재편해야 한다"며 "이러한 전환의 책임과 비용은 그동안 위기를 만들어 이윤과 권력을 얻은 거대 기업과 부유한 국가들에 지워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의료체계의 정의로운 전환도 요구했다. 이윤 중심으로 운영되는 의료체계는 불필요한 온실가시 배출의 주범이며, 과잉의료가 사람의 건강을 위협하고 의료자원의 낭비를 가져온다고 지적했다. 또 이들은 "백신불평등과 같은 의약품생산체계의 독점을 보장하는 지적재산권이 기후위기의 주범임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정부가 턱없이 부족한 2030년 탄소감축 목표와 2050년 탄소중립 시나리오를 가지고 영국에 갔다"며 "정부의 시나리오는 아이들을 그리고 미래의 생명을 죽이고 살릴 시나리오인데 더는 사람을 살리는 일에 실패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끝으로 "우리는 모든 이들의 건강을 보호하고 지킬 권한과 의무가 있다"면서 "기후위기에 맞서 외쳐질 우리의 구호는 여전히 '이윤보다 생명'이다. 함께 싸워나가자"고 강조했다. 

기자회견 후 거리 행진에 나선 참가자들
기자회견 후 거리 행진에 나선 참가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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