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드라마 『D.P』… “니들이 군대를 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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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드라마 『D.P』… “니들이 군대를 알아?”
  • 이인문 기자
  • 승인 2021.11.26 14: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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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 세상읽기- 서른 여섯 번째 이야기

크로스컬처 박준영 대표는 성균관대 사학과를 졸업하고 동국대 대학원에서 영화를 전공했다. 언론과 방송계에서 밥을 먹고 살다가 지금은 역사콘텐츠로 쓰고 말하고 있다. 『나의 한국사 편력기』 와 『영화, 한국사에 말을 걸다』 등의 책을 냈다. 앞으로 매달 1회 영화나 드라마 속 역사 이야기들을 본지에 풀어낼 계획이다.(*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 편집자 주

(사진출처= 넷플릭스 화면캡처)
(사진출처= 넷플릭스 화면캡처)

넷플릭스의 오리지널 드라마가 요사이 계속 대박을 내고 있다. 『오징어 게임』이나 『지옥』이 자본주의 사회의 오랜 병폐를 콘텐츠 소재로 삼아 글로벌 시청자들의 마음을 흔들었다면 그 전에 만들어진 『D.P』는 한국만이 가지는 군대 문화를 배경으로 독특한 이야기를 만들어냈다.

우리가 언제 이렇게 군대 조직을 샅샅이 해부한 드라마나 영화를 제약없이 볼 수 있었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군 부대 앞에서 사진만 찍어도 간첩으로 오인 받았던 나라에서 말이다.

『D.P』가 OTT 개봉을 한 후에 국방부에서 항의 성명이나 ‘방영 금지 가처분 신청’이라도 나올 줄 알았는데 “요즘의 대한민국 군대는 드라마와는 많이 다릅니다”는 국방부 장관의 애절한 호소(?)정도로 마무리됐다. 부지불식간에 우리 사회도 드라마와 현실 정도는 구별해낼 수 있는 꽤 열린 사회가 되고 있다는 반증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D.P』는 한국의 군대 조직이 가혹행위와 집단 괴롭힘으로 얼마나 점철돼 있는지 날 것으로 보여준다. 이 드라마를 본 한 여성영화평론가는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며 남자들이 불쌍하다는 감상 평을 나에게 전했다. 한편 자기들 나라에선 볼 수 없는 병영 생활과 문화에 외국의 넷플릭스 시청자들은 호기심을 담아 조회수 피크를 찍기도 했다.

(사진출처= 넷플릭스 화면캡처)
(사진출처= 넷플릭스 화면캡처)

『D.P』는 김보통 작가의 웹툰 『D.P 개의 날』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D.P는 ‘Deserter Persuit’의 약자이며 2인 1조로 구성된 ‘군무이탈 체포전담조’이다. 아무나 D.P가 될 수 없다. 기본 체력과 센스, 컴퓨터 등의 활용이 가능해야 한다. 핸드폰을 소지할 수 있고 머리도 기를 수 있어 한편으론 다른 군인들의 선망을 받기도 한다.

예비역 일부는 이 드라마를 보면서 과호흡에 빠지거나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DSD)로 고통을 호소했다고 한다. ‘복명복창’에 넌더리가 쳐진다는 사람도 많다. 서글픈 건 국방부 장관의 호언에도 불구하고 군대 안의 모습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라는 사실이다.

드라마를 보고 나서 TV 뉴스를 틀었더니 마침 병사 1명이 따돌림과 괴롭힘을 당해 자살했다는 뉴스가 흘러나온다. 드라마에서 한 탈영병이 절규한다. “군대가 바뀐다고? 부대에 있는 수통이 언제 만들어진 줄 알아? 1953년이야. 무려 70년 전이라고! 군대는 절대 바뀌지 않아!”

병역이 면제된 아버지로서 현역 복무를 무사히 마치고 사회생활을 하고 있는 두 아들에게 괜히 미안한 마음이 들어 새삼스레 문자를 보냈다. “드라마를 보니 밥 굶어가면서 군대생활 힘들고 고생스러웠겠더라. 그래도 이제 사병 월급을 100만원까지 올려 준다고 하네? 후임들에게 그나마 다행이다 싶구나.”

(사진출처= 넷플릭스 화면캡처)
(사진출처= 넷플릭스 화면캡처)

벌써부터 시즌2가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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