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1회용품부터…진료실 풍경 바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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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1회용품부터…진료실 풍경 바꾸자
  • 안은선 기자
  • 승인 2021.12.20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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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계-기업체, 기후행동 공동선언 후속 활동 논의…종이컵‧페이퍼타올‧에이프런 등 친환경 ‘3종 패키지’ 출시 다짐
기후관점에서의 치과의료 재구성‧안전 기준으로 한 1회용 치과용품 줄이기 등…인식개선 위한 적극적 홍보 필요성 공감
'치과계 기후위기 대응-기업인 연석회의'가 지난 16일 서울 광화문 한 식당에서 개최됐다. (왼쪽부터) 오스템임플란트 서진우 본부장, 스피덴트 안제모 사장, 신흥 이용준 상무, 치협 홍수연 부회장, 건치 김형성 공동대표, 신호성 교수
'치과계 기후위기 대응-기업인 연석회의'가 지난 16일 서울 광화문 한 식당에서 개최됐다. (왼쪽부터) 오스템임플란트 서진우 본부장, 스피덴트 안제모 사장, 신흥 이용준 상무, 치협 홍수연 부회장, 건치 김형성 공동대표, 신호성 교수

기후행동의 관점에서 치과의료환경 재구성을 위한 논의의 첫 단추가 끼워졌다.

지난 16일 서울 광화문 한 식당에서 치과계 기후위기대응을 위한 연석회의에는 치과의료인을 대표해 대한치과의사협회(이하 치협) 홍수연 부회장,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이하 건치) 김형성 공동대표, 학계를 대표해 대한치과감염관리협회 신호성 부회장(원광대), 치과기자재 대표 기업인 신흥 이용준 상무, 오스템임플란트 서진우 본부장, 스피덴트 안제모 사장 등이 자리했다.
 
이들은 지난 11월 22일 ‘치과보건의료인 기후위기 기후행동 선언’ 이후, 기후정의를 위한 치과의료인들, 특히 한 축을 담당하는 기업이 어떻게 협조할 수 있을지에 대해 논의했다.

먼저 홍수연 부회장은 “코로나19 위기를 겪으면서 보건의료계가 기후위기 상황에서 무엇인가 해야한다는 공통된 위기의식을 공유했다”면서 “치과기자재 기업의 후원과 협조로 치과계 기후행동 #그럼에도불구하고 캠페인, 인식전환을 촉구하는 공동선언을 하는 등 치과계가 선제적으로 기후행동에 나섰다”고 운을 뗐다.

특히 홍 부회장은 “선언이 선언에 그치지 않도록 의미있는 실천으로 이를 연결시키기 위해서는 치과의료인들만의 힘으로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면서 함께 치과계를 이끌어나가는 치과기자재업체들의 선도적인 행동, 창의성을 통해 작은 실천의 물꼬를 트고 이 실천력이 전 치과계로 확대되리라 믿는다“면서 협조를 당부했다.

건치 김형성 공동대표도 ”치과계의 기후행동 선언이 보건의료계로서는 선구적인 일이고, 기후‧환경 운동가들과 시민사이의 괴리를 줄이고 상식 변화를 이끄는 시발점이 됐으면 한다“며 ”이를 위한 구체적인 실천을 위해 기업들이 친환경적인 상품을 생산하는 게 얼마나 현실성이 있는 일인지를 가늠하고, 작은 아이디어라도 찾기 위해 이 자리를 마련했다“고 강조했다.

종이컵‧페이퍼타올‧에이프런…1회용품 줄이기
“기후정의를 위해 기꺼이 1천원 더 내겠다”

(왼쪽부터) 신흥 이용준 상무, 오스템 서진우 본부장, 스피덴트 안제모 사장

 

김 대표는 치과 내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1회용품으로 ▲종이컵 ▲페이퍼타올 ▲에이프런을 꼽으면서, 이 ‘3종 패키지’를 재생가능한 재질로 바꾸는 일이 가장 쉽고 빠르게 실천할 수 있는 일이라고 짚었다.

그는 “가볍게 시장조사를 해 봐도 재생지로 만든 종이컵, 페이퍼타올 등은 기존 것과 크게 단가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나, 가장 단기간 내 바꿀 수 있는 아이템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재생재질의 1회용품으로 채운 치과풍경이 환자 입장에서 익숙해지고 근무 인원들도 매일 보면서 기후행동에 대한 인식을 바꿔나가는 것부터 시작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김 대표는 “석션 팁도 개당 40~50원이지만 전량 수입하는 문제가 있는데, 연구를 통해 옥수수나 사탕수수로 만든 석션 팁, 실리지 팁 등이 나온다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오스템 서진우 본부장은 올해부터 ESG(Environment, Social, Governance) 경영을 시작했다고 언급하면서 “종이컵, 페이퍼타올을 재생지로 바꾸는 일은 어렵지 않으나, 에이프런은 국내 제작업체 자체가 적어 연구와 조사가 더 필요하다”면서 “덴올에 친환경 전문관을 만들고, 친환경 제품 업체를 발굴해 입점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참고로 ESG란 Environment, Social, Governance의 머리글자를 딴 단어로 기업활동에 친환경, 사회적 책임경영, 지배구조 개선 등을 고려해 기업가치와 지속가능성에 투자하는 한편, 기업 행동이 사회에 이익이 되도록 하는 것을 말한다.

아울러 서 본부장을 비롯해 신흥, 스피덴트는 기업에서 친환경적인 치과재료 및 부자재를 생산‧공급할 수 있도록 치협, 건치, 치의학계가 근거를 만들어 줄 것과 인식개선을 위한 홍보를 요청했다. 

서 본부장은 “기업은 고객의 니즈를 따라 움직일 수밖에 없으므로, 일선 개원가에서 친환경 제품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스피덴트 안제모 사장도 “기후변화, 탄소제로와 관련한 치과계 의견을 묻고 중지를 모으는 등 관심을 환기시키는 일이 기업입장에서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왼쪽부터) 신호성 교수, 치협 홍수연 부회장, 건치 김형성 공동대표
(왼쪽부터) 신호성 교수, 치협 홍수연 부회장, 건치 김형성 공동대표

또한 이날 간담회에서는 한국의 치과의료 환경을 탄소배출 관점으로 재평가하고, 안전을 기준으로 1회용 치과진료 용품을 줄여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

신호성 교수는 “같은 일회용품이라도 선택지가 있는 것과 그렇지 못한 것을 구분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이 필요하고, 건강경영평가 등을 통해 이를 정리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치협이 선제적으로 치과계 인식 개선을 위한 캠페인이나, 친환경 ‘3종 패키지’를 사용하자는 대의원 결의, 위원회, 공개토론, 심포지엄 등 여론이 모아지고 확산되는 계기가 마련되면 기업이 움직이기 한결 편할 것”이라고 거들었다.

이어 신 교수는 “코로나19 상황이라 높은 감염관리 수준이 요구됨에 따라 치과에서 사용하는 1회용품의 대부분이 이와 관련된 것들이 많기 때문에, 감염관리 수가 신설과 더불어 친환경 제품을 쓰면 단가를 지원하는  ‘감염관리 별도보상재료비’ 혹은 ‘탄소제로 별도보상재료비’ 등으로 정부의 친환경적 투자‧지원을 이끌어 내야 한다”며 “원내에서는 감염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1회용품 사용, 아끼는 것과 굳이 1회용품을 사용하지 않아도 되는 것 등 기준을 세우고 교육하는 일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김형성 대표는 “기후관점에서 치과용품 기준의 재구성도 중요하지만, 의료에서 안전과 건강이 우선이므로 명확한 기준과 환경친화적 일회용품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면서 “치협이 중심을 잡고 파편화된 기준들을 정리하고 근거를 만들고, 대중적인 홍보에 나서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치협 홍수연 부회장은 “1천 원 비싸도 친환경 제품을 쓰겠다 등 치협에서 구호를 만들고, 인식개선을 위한 저변을 확대하는 방식의 캠페인을 시작하겠다”고 다짐을 밝혔다.

이외에도 임플란트 등 치과재료 포장 간소화, 비말, 에어로졸 관리를 위한 치과환경 개선, 예방 중심의 치과의료체계 구성, 출퇴근 시 대중교통 이용 등 다양한 아이디어가 논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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