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야기... 원지·애기풀·두메애기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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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야기... 원지·애기풀·두메애기풀
  • 유은경
  • 승인 2022.01.03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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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이야기- 예순 여섯 번째

유은경은 충청도 산골에서 태어나 자랐다. 아버지에게 받은 DNA덕분에 자연스레 산을 찾게 되었고 산이 품고 있는 꽃이 눈에 들어왔다. 꽃, 그 자체보다 꽃들이 살고 있는 곳을 담고 싶어 카메라를 들었다. 카메라로 바라보는 세상은 지극히 겸손하다. 더 낮고 작고 자연스런 시선을 찾고 있다. 앞으로 매달 2회 우리나라 산천에서 만나볼 수 있는 꽃 이야기들을 본지에 풀어낼 계획이다.

- 편집자 주

종-속-과-목-강-문-계… 중학교 1학년 생물 시간에 외웠던 생물분류방법이 저절로 떠올랐다. ‘애기풀’을 얘기하자니 7개의 분류단위 중 가장 작은 단위인 종(種)은 자신이니까 제외하고 속(屬)·과(科)·목(目)이 같은 식물들을 빼놓을 수가 없다. ‘애기풀’과 ‘두메애기풀’은 원지목, 원지과, 원지속이다. 

애기풀(사진제공= 유은경) 
애기풀(사진제공= 유은경) 
애기풀2(사진제공= 유은경)
애기풀2(사진제공= 유은경)

‘애기풀’은 우리나라 전역 양지바른 곳에서 만날 수 있다. 4~5월, 꽃이 필 때쯤의 키가 한 10cm쯤 될까. 그래도 꽃은 1cm 정도로 그중에 가장 크다. 5장의 꽃받침에 쌓여 있는 꽃은 여러 갈래로 갈라져 솜털처럼 보이는 꽃술부분과 잘 보이지 않는 2장의 꽃잎으로 돼 있다. 쫑긋 귀처럼 서있는 2장은 꽃받침이다. 작아서 애기풀이라 부르는 것은 알겠으나 이 귀엽고 어여쁜 꽃이 그냥 애기풀인 것은 정말 맘에 들지 않는다.

두메애기풀(사진제공= 유은경)
두메애기풀(사진제공= 유은경)
두메애기풀2(사진제공= 유은경)
두메애기풀2(사진제공= 유은경)

‘두메애기풀’은 이름 앞에 붙은 ‘두메~’에서 알 수 있듯이 깊은 산 속에 살고 있다. 석회암 지형인 영월에서 만났다. 꽃이 애기풀보다는 작지만 원지보다는 조금 크다. 잎도 중간 크기이다. 꽃의 구조는 원지, 애기풀, 두메애기풀 모두 같다.

원지(사진제공= 유은경)
원지(사진제공= 유은경)
원지2(사진제공= 유은경)
원지2(사진제공= 유은경)

마지막으로 대장격인 ‘원지’. 키는 제일 크지만 줄기가 가늘어 옆으로 뻗어 있다. 두메애기풀과 원지, 모두 애기풀보다 늦은 6~7월쯤 꽃을 피운다. 꽃은 3~4mm로 아주 작고, 잎은 가늘고 긴데다가 줄기에 거의 붙어 있어 잘 드러나지 않는다. 줄기가 얼마나 가느다랗고 낭창거리는지 바람이 느껴지지 않는데도 끊임없이 흔들리고 있었다.

카메라 들고 있는 사람에게는 제일 고약한 상황이다. 숨을 참고 줄기가 멈추기를 기다리는 시간이 얼마나 길던지… 송글송글 이마에서 맺힌 땀이 흘러내려 눈을 찌른다. 그렇게 담아와 카메라를 열었더니 보랏빛 작은 새들의 자그마한 날개 짓이 보인다. 시원하게 날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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