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잠을 지키는 연명에 동참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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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잠을 지키는 연명에 동참해주세요”
  • 윤은미 기자
  • 승인 2022.01.12 12: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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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잠 존치 의견서 취합해 영등포구청에 제출 예정…내달 3일 자정 마감

 

지난 4일 건치 김형성 공동대표가 영등포구청 앞에서 꿀잠을 지키기 위한 1인시위에 나섰다.
지난 4일 건치 김형성 공동대표가 영등포구청 앞에서 꿀잠을 지키기 위한 1인시위에 나섰다.

비정규노동자의 쉼터 ‘꿀잠’을 지키기 위한 시민 의견서를 받고 있다.

영등포구청에서 재개발정비조합이 제출된 재개발정비계획(안)에 대해 주민의견을 듣는 공람이 시작되면서 장비계획(안)에 대해 당사자와 이해관계인이 의견서를 내면 구청에서 서울시에 정비계획(안)과 의견서를 집약해 제출할 방침이다. 

꿀잠이 만들어지기까지 건치를 비롯한 수많은 이들이 함께 한 만큼 이를 이용하는 노동자와 시민사회, 문화예술, 종교계 등 각계에서 꿀잠의 존치를 주장하는 의견서에 연명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의견서 연명 마감은 다음달 3일 자정까지이며, 링크를 통해 공람의견서 양식에 필요한 이름과 생년월일, 그리고 세부주소를 적어서 제출하면 된다. 

관련 문의는 꿀잠사무국 02-856-0611 또는 010-4349-0611로 하면 된다.

꿀잠이 5차 정기총회를 마친 후의 모습
꿀잠이 5차 정기총회를 마친 후의 모습

아래는 의견서 전문이다. 

<의견서>

꿀잠 쉼터는 비정규직노동자, 해고노동자, 사회활동가 등을 지원하기 위해 종교계, 문화예술계, 법조계를 비롯한 전문가, 활동가, 노동자 등 3,000여 명이 넘는 사람들이 십시일반으로 기금을 조성하여 만든 비정규직 노동자의 쉼터입니다. 한국 사회에서 비정규직 노동자 문제는 매우 큰 사회적 문제로 사회 양극화의 핵심 주범이기도 합니다. 저임금과 불안한 고용형태로 고통받는 비정규노동자들이 차별받지 않고, 다치지 않고 맘 놓고 일할 수 있는 일터를 만들기 위해, 부당한 해고에 맞서 거리에서 싸우는 노동자들을 지원하기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힘겹게 싸우고 있는 노동자들이 지치고 아픈 몸을 쉬게 하고 다양한 치유 프로그램을 나누는 재충전의 공간이자, 더불어 전시․공연․교육 등 다양한 활동도 하는 복합적 문화공간입니다.

꿀잠 쉼터는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의 지원 없이 최초로 만들어진 비정규직노동자들의 자발적인 쉼터입니다. 비록 지하 1층, 지상 4층, 옥탑방의 낡은 건물이었지만, 1,000여 명의 노동자들이 직접 망치와 톱을 들고 새집처럼 꿀잠 쉼터를 다시 지었습니다. 시민운동가, 종교인, 예술가들이 팔을 걷어붙이고 집을 단장했습니다. 아이들의 돼지저금통으로 지은 집이며, 한평생 노동자의 친구로 살아온 백기완 선생님과 문정현 신부님‘두 어른’이 남은 힘을 쥐어짜 일으켜 세운 집입니다. 꿀잠은 지어진 과정 자체가 한국사회의 뜻깊은 역사입니다. 

꿀잠 쉼터는 한 개인의 것이 아닌 모두의 것으로서 공익성, 공공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2016년 7월 20일 사단법인 꿀잠 설립등기를 하고 2017년 8월 19일 쉼터 문을 연 이래, 4년 동안 연인원 1만 5천명의 노동자와 활동가들이 이 집에서 자고, 먹고, 씻고, 진료받고, 법률상담과 공연, 영상교육, 각종 강좌 등 다양한 활동을 함께 했습니다. 

꿀잠 쉼터는 휴식의 공간이자 배움터며, 아픈 몸을 치료하는 병원이었습니다. 목숨 건 세계 최장기 고공농성을 벌이던 파인텍 노동자들에게 날마다 따뜻한 밥을 지어 올린 곳이 꿀잠입니다. 사랑하는 가족을 잃고 한겨울 상경투쟁을 해야만 했던 태안화력발전소 청년 비정규직노동자 김용균님과 한국마사회 특수고용노동자 문중원님의 유족이 쓰러질 듯한 몸을 기댄 곳도 꿀잠이었습니다. 

수많은 시민사회가 세운 꿀잠 쉼터의 소중한 역사와 뜨거운 기능을 재개발로 인해 묻어 버릴 수 없습니다.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마련한 연대 공간으로서의 쉼터는 여전히 지친 이들의 잠자리로, 밥상으로, 어깨를 토닥거릴 수 있는 공간으로 남아야 하고 계속되어야 합니다. 
 
공공재로서 꿀잠 쉼터는 지역 사회와 함께 공존하고 존치되어야 합니다.
꿀잠이 존치될 수 있도록 정비계획에 반영해 주시길 간곡하게 요청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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