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냐 나이로비에서 '희망'을 노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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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냐 나이로비에서 '희망'을 노래하다"
  • 리병도
  • 승인 2007.01.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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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제7차 세계사회포럼을 다녀와서

 

마사이 족(Maasai tribe) 말로 찬물이 있는 곳이란 뜻의 나이로비(Nairobi)는 아무도 살지 않은 늪지에서부터 현대적인 모습의 케냐의 수도로 발전하였으며 현재까지 중 동부 아프리카의 관광 그리고, 산업, 교통의 중심지다.

이런 도시 나이로비에서 가장 큰 빈민 집단주거지역인 키베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인구가 80만 이라고 했는데 지금은 100만 내지 120만은 된다고 한다. 정확한 인구는 누구도 모른단다.

"시골에 살면서 농사를 지면 밥은 먹고 살 수 있을텐데 왜 이렇게 도시로 와 빈민가에서 고생하면서 사느냐?"

"모르는 말씀, 땅은 그저 정착해 농사지면 되기는 한다. 허나 작물을 심어도 물이 없어 수확하기가 거의 불가능하다. 농사는 커녕 먹을 물 조차 없다. 생으로 굶는 수 밖에 없다.
게다가 아이들까지 태어나면 아이들을 굶길 수 없어 어쩔 수 없이 그나마 일자리를 구할 수 있고 식량과 물을 구할 수 있는 도시로 오게된다."

우리가 일주일간 머문 만나식당 겸 민박 집에서 걸어서 20여분 이면 도착하는 나이로비 최대의 빈민집단 거주지인 키베라.
큰 길 하나 건너면 현대적 도시에 남 부럽지 않은 집들과 쇼핑센터들이 있다. 그러나 그 반대편은 흙집과 양철집들이 쓰레기가 켜켜히 쌓인 터에 쓰러질 듯 위태하게 서있다.

집들 사이 좁은 길들은 썩지 않는 비닐들이 차곡차곡 쌓여 파내도 파내도 계속 비닐과 쓰레기들이 나온단다.
더러운 시궁창으로는 썩은물과 온갖 쓰레기들이 쌓여 큰비가 한번 와야 쓸려 내려간다. 건기인 요즘은 이것이 썩어 하수구 냄새가 코를 찌른다.

키베라 초입. 그래도 이곳은 사정이 좋은 편이다.
아이들은 우리를 보고 "하우 아 유" 하면서 인사를 하고 줄줄이 코를 하나가득 매단 채 반갑게 인사를 하는데 아이들의 영양상태나 표정, 옷입은 것이 생각보다는 좋아보인다.

이곳 땅과 집주인은 주로 고위관료들인데, 200가구 단위로 주인이 있다고 한다. 200가구당 화장실이 하나 있고 수도로 연결된 물탱크가 있다. 5~6평 정도 방 한두칸짜리 흙집이 한달 렌트비가 우리돈으로 23,000원 정도, 여기에는 화장실 사용료가 포함되어 있다.

4인가족 한달 식비가 대략 60,000원 정도이고, 물값은 20리터에 45원인데 원래 시의회에서 정한 수돗물 값은 15원이란다. 그런데 중간에 물관리자가 30원을 더 붙여 판단다.

그래서 회교 사원에서 파는 물을 쓰는데 여기서는 20리터에 30원 정도 한단다. 그러나 물에 염분이 많아 식수 이외의 용도로 쓴다. 지하수 고갈로 수도도 않나오면 물을 사러 몇시간씩 먼 곳으로 가야 한단다.

전기세가 한집당 한달에 450원 정도 나오는데 전기 쓰는데라고는 백열등 하나 정도가 전부고 이마저도 거의 쓰지 않아 이정도 나온다고 한다.

연료는 숯을 사다쓰는데 난방은 없고 음식을 해먹는데 쓰는데 거의 동네마다 있는 전병같은 것을 만드는 가게에서 사다 먹고 집에서 음식을 하는 경우는 별로 없다. 동네마다 숯을 파는 가게가 있는데 수시로 경찰들이 와서 나무를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숯을 못팔게 하면서 정기적으로 돈을 뜯어 간단다.

그렇다면 수입은 어떻게 될까? 일자리가 있는 사람들이 한달 100,000원 정도 버니 이 돈으로 4인가족이 빠듯하게 살아간다. 그나마 10만원 벌이 안정적 직장을 갖고 있는 사람은 손에 꼽을 정도란다. 자연스레 범죄에 빠질 수 박에 없고.

사정이 이러니 슬럼가 안으로 좀 더 들어가자 아이들의 영양상태도 더 않좋고 부스럼 등 피부병에 시달리는 무표정한 아이들이 많아진다. 안으로 들어갈수록 더욱 더 기울어져 가는 양철집들, 화장실도 초입과는 달리 더욱 열악하다.
시간도 없고 위험하다며 들어가지 말라는 말에 더 안쪽으로는 들어가 보지는 못했지만 빈민가 안쪽은 상황이 더 않좋으리라.

우리는 당연히 빈민가라 공공의료기관이나 자원봉사 의료기관이 있으려니 생각했지만 공공의료기관이라고는 100만 인구에 초입새 동사무소 만한 곳 옆 보건소가 다다. 빈민가 안의 크리닉이나 약국들은 모두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준의사나 준약사가 운영하고 있었다. 우리가 방문했던 St. Angelas Medical Clinic은 1년 교육을 받은 의사가 개원을 하고 있었다.

시설은 아주 열악해 기구라고는 청진기와 체온계 침대 외에는 없다. 출산도 한다는데 물을 끓인 흔적도 없고 불도 자연채광 외에는 없다. 약도 메트로니다졸 아목시실린 정도의 항생제 항히스타민제 2종류 파라세타몰에 주사로 겐타마이신과 페니실린이 옹색하게 있었다.

주민들이 이런 의원을 이용 시 한번에 4500원 정도를 받는다 한다. 하지만 주민들이 돈이 없기때문에 3000원도 받고 1500원도 받는다. 한달 총 수입은 300,000만원 정도인데 렌트비 120,000원에 약품비 등을 내고 나면 한달에 7~80,000만원 남는다고 한다. 가끔 유럽에서 지원이 오는 경우가 있고 정부로부터의 지원은 없다고 한다. 철저히 건강문제를 민간에 맡기고 있는 형편이다.

여기서부터 개막식 행진이 시작되어 중심가에 있는 우후루 공원까지 행진이 어어졌다.

빈곤문제 일자리 여성문제 반전 등의 구호가 케냐인들과 120여개 나라에서 온 사람들 빈민가 이이들이 뒤섞여 먼지를 일으키며 가고 우후루공원 옆 골프장에서는 여유롭게 골프를 치고 있는 사람들이 묘한 대조를 이루고 있다.

23일 보건연합과 IPLeft, PHM(People's Health Movement), OXFAM, TAC (Treatment Action Campaign)의 공동 주최로 "FTAs and Neo-liberalism: the Threat to People’s Health - Access to Medicine and health in Neoliberal Era -라는 주제로 23호 아래층에서 열렸다.

21일부터 포스터를 행사장 전역에 붙이고 우리가 참가하는 세션장 마다 전단을 나눠주며 23일 열릴 우리 행사를 홍보했다.

세션장은 우리의 잠실운동장 같은 곳의 관중석을 천과 판자로 막아 아래 위층을 나눠 50여개의 공간을 만들고 운동장 밖에는 천막을 쳐서 행사장을 만드는 등 총 100여개의 회의 장소를 만들었다.

23일 아침에는 새벽 6시에 일어나 일찍 행사장인 나이로비 북부의 Kasarani에 있는 모이 종합경기장에 도착해 행사용 프랭카드를 걸고 포스터를 붙이고 마이크 시설에 빔프로젝트까지 설치했다.

입구에는 방명록과 버튼을 나눠주는 가판을 설치하고 길에서 행사장까지 포스터를 화살표처럼 바닥에 이어 붙이고, 10여명의 작은 참가단이지만 정말 열심히 행사장을 꾸몄고 내용도 충실해 PHM과 미국 덴마크 남아공 등에서 온 활동가들로 부터 많은 찬사를 받았다.

마침 아프리카에서도 FTA에 맞서는 투쟁들이 벌어지고 있어 더욱 보건연합의 세션에 많은 관심이 쏟아졌다. 아프리카에서도 유럽과 EPA(economic Partnership Agreement)란 이름으로 자유무역협정이 추진되고 있는데 우리와의 생각과는 달리 티타늄 등 아프리카의 천연자원에 대한 서구열강들의 새로운 쟁탈전이 일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7차 세계사회포럼의 주제는 “ 민중의 투쟁, 민중의 대안(People's Struggles, People's Alternatives)"으로 전세계 130여개국에서 10만여명이 참여하였는데 주요 인사들로는 전 Zambian 대통령 Dr Kenneth Kaunda, South African의 Desmond Tutu주교, Nobel상 수상자인 Prof Wangari Maathai, 전 아일랜드 대통령인 Mrs Mary Robinson, '리쎌 웨폰'의 대니 글로버 등이 참여했다.

나이로비 세계사회포럼’에서는 △평화 정의 윤리의 세계 건설과 영적 다양성 존중 △다국적기업과 금융자본의 지배로부터 세계를 해방하기 △지식과 정보의 민주화 △존엄의 보장, 다양성의 보호, 남녀평등의 보장, 모든 형태의 차별 철폐 △경제권 사회권 문화권, 특히 식품권 건강권 교육권 주택권 고용권 괜찮은 일자리 보장 △주권 자결권 민중의 권리에 기반한 세계질서의 건설 △민중 중심의 지속가능한 경제 건설 △민중의 참여를 통한 진정한 민주정치 구조와 제도의 건설 등 9가지 주제를 중심으로 각종 세미나, 토론회, 포럼 그리고 캠페인등의 1000여 가지 행사가 6일간 나이로비 전역에서 진행되었다.


리병도(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 전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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