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치, 공익활동가들과 ‘동행’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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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치, 공익활동가들과 ‘동행’ 시작
  • 이인문·안은선 기자
  • 승인 2022.03.28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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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5월부터 공익단체 활동가 치과진료지원사업 ‘개시’
지난 2019년 '사회운동활동가의 건강권을 묻다' 포럼 장면(사진제공= 동행)
지난 2019년 '사회운동활동가의 건강권을 묻다' 포럼 장면(사진제공= 동행)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공동대표 김형성·조병준 이하 건치)가 공익활동가 사회적협동조합 ‘동행’(이사장 염형철 이하 동행)과 함께 공익활동가 치과 진료·치료 지원사업(이하 치과진료지원사업)을 시작한다.

동행 조합원으로 가입된 공익단체 활동가(동행 가입기간 6개월 이상인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이번 치과진료지원사업은 오는 3월말까지 동행배분위원회에서 서류를 통한 1차 심사를 진행하고 이어 오는 4월 건치 연계 치과병의원에서 검진심사를 통해 최종 대상자 50인을 선정, 오는 5월부터 8월까지 치과 치료를 진행하게 된다.

1인당 치료비용은 건치 지원 60만 원, 동행 지원 45만 원, 자부담 45만 원 등 총 150만 원까지이며 반드시 150만 원 이상 치료를 진행할 필요는 없다.

건치 김형성 공동대표는 “건치 전민용 전 공동대표의 소개로 창립 초기부터 동행의 활동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었는데 생각보다 그 규모와 인기의 확장세가 매우 커 놀라웠다”며 “우리 사회에 대한 공익단체 활동가들의 헌신과 노력을 생각해볼 때 늦었지만 꼭 필요했던 일이 아닌가 싶다”고 치과진료지원사업을 시작한 소감을 밝혔다.

동행의 김지형 배분사업팀장도 “동행에서는 매년 ‘공익활동가 의료비 지원사업’을 상시사업으로 운영하고 있는데 지난해에는 총 31명의 활동가가 선정돼 의료비를 지원했다”면서 “이중 절반에 가까운 15명이 치과질환으로 인한 의료비 지원요청이었고 치과치료로 인한 평균 의료비용은 1,605,221원, 최대비용은 4,732,800원이었는데 이는 3대 중증질환과 장기이식 사례를 제외한 수술·치료비 중 가장 높은 수치였다”고 전했다.

동행은 지난해 '활동가 마스크 나눔' 응원사업을 통해 총 82개 단체에 마스트 8,500매를 배분했다.(사진제공= 동행)
동행은 지난해 '활동가 마스크 나눔' 응원사업을 통해 총 82개 단체에 마스트 8,500매를 배분했다.(사진제공= 동행)

다음은 동행 김지형 팀장, 건치 김형성 공동대표와의 인터뷰 내용이다.

“공익활동가들의 사회안전망 위해 꼭 필요한 사업”
“의료비지원 요청 활동가 중 절반이 치과치료 요청”

김지형 팀장
김지형 팀장

동행은 어떤 단체인가? 주요 활동이나 사업 등을 소개해 달라.

김지형 동행은 우리 사회 공익단체 활동가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자 결성된 단체로 활동가들의 생활안정을 위한 안전망 기금사업(대출지원)과 의료 및 교육, 쉼 지원을 위한 사업 등을 운영하고 있다. 공익활동가들로 구성된 조합원들의 마음이 모여 탄생한 상호부조 사업은 기쁠 때와 슬플 때 서로에게 힘이 되는 지지대 역할을 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공익활동가 및 단체 간 네트워크 구축도 앞장서고 있고 공익활동가 공제회 제정을 위한 입법활동도 전개해나가고 있다.

이와 같은 활동을 발판으로 동행은 지난 2021년 12월 재단법인 동천이 수여하는 ‘제12회 태평양공익인권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우리 사회의 공익활동가들이 지속가능한 공익활동을 할 수 있도록 사회·경제적 안전망이 돼 시민사회 발전에 기여했다는 공로를 인정받게 된 것이다. 현재 조합원은 총 2,243명이며, 이중 6명의 공익활동가들이 사무처를 지키고 있다.

건치에 치과진료지원을 요청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

김지형 동행은 매년 ‘공익활동가 의료비 지원사업’을 상시로 운영하고 있다. 몸이 아픈 공익활동가들이 건강회복을 위해 병원을 다니다 발생한 의료비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동행은 해당 사업을 통해 작년에만 총 31명의 공익활동가를 지원했으며 이중 절반에 가까운 15명이 치과치료로 발생한 의료비 지원을 요청한 케이스였다.

치과 치료는 비급여로 발생되는 비용도 적지 않은 데다, 개인보험으로 부담을 덜기도 힘든 터라 많은 활동가들이 지원을 필요로 하고 있다. 또한 차아 건강이 좋지 못함에도 비용적·시간적 여유가 없어 치과 치료를 미루고 있는 경우도 많다.

이에 동행에서는 치아 건강에 포커스를 맞춘 새로운 의료지원사업을 구상하게 됐고 마침 시기와 맞물려 건치에서 사회공헌을 위한 의료지원시스템을 활발히 운영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사업을 추진하게 된 것이다.

공익활동가들이 건강을 돌보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김지형 많은 공익활동가들이 건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거리에서 투쟁하고, 다수와 대면하면서 개인적인 시간도 없이 살아가고 있다. 이와 같이 바쁜 일상 속에 그들 스스로 건강을 돌보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실제로 동행과 서울시 NPO 지원센터가 지난 2019년 진행한 ‘공익활동가의 지속가능한 삶과 활동을 위한 지원방안 수요조사’에 따르면 공익활동가들은 일반인구집단 대비 2배 이상의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그들의 건강지수를 조사한 결과 일반노동자의 평균값 3.7점보다 낮은 3.2점으로 조사되기도 했다.

또한 공익활동가들은 급여 역시 대체로 적은 형편인데 안정적 직업으로 인정받기 어려운 현실에 금융권 대출도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위 조사에서 전체 임금노동자보다 공익활동가들은 약 10% 적은 임금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조사대상 중 25%는 최저임금에도 미치지 못하는 임금을 받고 있다고 한다.

지난 4일 진행된 제9차 정기대의원총회 장면.(사진제공= 동행)
지난 4일 진행된 제9차 정기대의원총회 장면.(사진제공= 동행)

이처럼 저임금과 열악한 근무여건 등에 더해 지금은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움까지 가중된 형편이다. 동행의 조합원은 지난 2015년 418명에서 매년 100~200명씩 증가세를 보이다가 코로나19가 시작된 2020년 한해만 무려 738명의 조합원이 가입했다. 경제적 지원과 건강권 지원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으며, 이에 따라 동행의 역할이 더욱 중요한 때임을 느끼고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앞으로도 공익활동가들에 대한 지원을 ‘꾸준하고 활발히’ 이뤄나가야 한다는 점이다.

건치와의 공동 사업을 통해 기대하는 바가 있다면?

김지형 ‘공익활동가 치과진료지원사업’이라는 새로운 의료지원사업을 통해 전보다 더 많은 공익활동가들을 지원하고, 한편으로는 지원대상에 대한 사각지대를 줄여나갈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많은 공익활동가들이 동행을 통해 치과치료비에 대한 부담을 덜고자 했다. 요구가 많았던 만큼, 정말 다수의 활동가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사업이 될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본래 동행이 진행하는 공익활동가 의료지원사업의 목적은 ▲공익활동가들의 안정적 삶을 위해 의료비 부담을 줄이는 것 ▲의료지원을 통해 그들이 안정적으로 건강을 회복하는 것 등 크게 두 가지라고 할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공익활동가들의 사회·경제적 안전망으로서 그들의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것이 동행의 역할일 것이다. 이번에 건치에서 보태주는 큰 힘이 동행과 공익활동가들이 활동을 이어나가는 데 큰 보탬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김지형 이번에 시작된 치과진료지원을 비롯한 동행의 많은 사업은 한명 한명의 활동가들이 자발적으로 마음을 모아준 덕분에 탄생하고 운영돼 온 것이다. 덕분에 서로 기댈 수 있게 됐고, 사회적협동조합이라는 새로운 형태의 공익활동가들의 공동체가 탄생할 수 있었다. 공익활동가들이 더 많이 동행에 가입하고 함께해준다면 동행은 더욱 성장해 보다 든든한 공익활동가들의 사회·경제적 안전망이 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공익활동가들의 건강과 안녕, 지속가능한 내일을 위해 동행과 함께 동행해주길 바란다.

“필수의료임에도 치과의료 보장성은 34%에 불과”
“‘뜻’을 ‘직업’으로 삼은 사람들… 한 줌 보탬되길”

김형성 공동대표
김형성 공동대표

지난 2014년부터 진행해 온 ‘엄마에게 희망을’ 사업과 같은 맥락의 사업이라고 들었다. 공익활동가에게 치과진료지원을 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김형성 저소득층 여성 가장과 그 자녀, 결혼 이주 여성, 공익단체 여성 활동가 등을 지원하는 건치의 ‘엄마에게 희망을’ 사업도 마찬가지지만 현재 한국의 국민건강보험의 보장성은 많이 높아진 것이 사실이지만 치과는 필수의료임에도 불구하고 의료보장성이 의과 65%에 비해 34%로 낮은 것이 현실이다.

그래서 건치의 활동사업 중 의료사각지대에 대한 치과치료지원사업은 큰 영역에 속한다. 하지만 건치의 치과의료지원사업으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수는 없기에 그 대상자를 선정하고 활동의 의미를 찾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과거에는 장애인치과진료와 노숙인치과진료지원, 장기수치과지원 등이 있었고 최근에는 여성가장 지원프로그램인 ‘엄마에게 희망을’ 등의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공익단체 활동가들은 ‘뜻’을 ‘직업’으로 삼은 사람들이다. 신자유주의 체제 속에서 불평등이 심화되고 있는 우리 사회는 그 다양한 ‘뜻’을 구현하려는 활동가들에게 빚진 부분이 많다. 민주화도 그렇고, 신자유주의와의 싸움도 그러하고, 지역운동의 풀뿌리가 만들어진 계기도 모두 그러한 뜻과 사람들의 의지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번 건치와 동행의 치과의료지원활동을 통해 그런 사람들의 터전이 조금이라도 쪼그라지지 않도록 한줌 보태주는 거름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단순 진료봉사와 다른 차별점이 있는 사업인가?

김형성 생각해보면 단순 진료봉사라는 것은 없었다. 어떤 진료봉사라도 진료를 받는 사람들과의 관계, 그 터를 마련해준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긍정이든 부정이든 의미가 있다. 단지 건치는 진료활동에 있어서 그 대상자를 선정하는 일에 항상 고민을 우선해왔다고 생각한다. 

건치 회원을 비롯해 치과의사들이 이 사업에 참여해야 할 이유가 있다면?

김형성 밖에서는 건치가 하고 있는 일로 수돗물불소농도조정사업, 그리고 치과진료사업 등을 가장 많이 꼽는다. 또한 건치의 얼굴 절반은 치과에서 진료해주고 있는 우리 회원들의 활동이다. 평소에는 건치하면 정책을 많이 다루고 있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사람들의 기억과 마음에는 건치 회원들의 ‘손길’을 거친 진료활동이었던 것이다. 

또한 건치의 치과진료지원활동은 실은 회원들의 힘에 기대는 사업이다. 회원들의 회비만으로도 항상 감사해야 하는 입장에서 진료까지 부탁드리려니 죄송한 마음이 앞선다. ‘엄마에게 희망을’ 사업으로 버거워하는 회원들도 있었다. 최대한 편의를 드리려고 하지만 항상 쉽지 않은 일이어서 송구스럽다. 많은 이해를 부탁드린다.
 
한편 건치는 지난 2014년부터 한국여성재단과 함께 ‘엄마에게 희망을’ 사업을 매년 지속해오고 있다. 김형성 공동대표는 “‘엄마에게 희망을’ 사업을 통해 치료계획서를 검토하는 심사위원일을 오래하고 있는데 정말 건치 회원들의 치료계획은 거의다 비슷하고 환자의 몸뿐만 아니라 주머니 사정까지 고민하고 있는 흔적이 항상 느껴진다”며 “건치는 역시 ‘좋은 사람들’의 모임이라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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