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 '48시간 전 사전예약제' 가능성 있다
상태바
혈액 '48시간 전 사전예약제' 가능성 있다
  • 강민홍 기자
  • 승인 2007.02.11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현애자 의원, 혈소판사전예약 간담회서 가능성 확인…폐기·적정재고유지가 관건

 

▲ 지난 2일 혈소판사전예약제 시범사업평가 및 전면시행모색 간담회장 모습

민주노동당 현애자 의원이 지난 2일 국회의원회관 간담회의실에서 보건복지부, 대한적십자사, 여의도성모병원, 서부혈액원, 대한혈액학회, 대한수혈학회, 백혈병환우회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지난 두달간 진행됐던 성분채혈혈소판 사전예약 시범사업에 대한 평가와 전면 확대시행에 따른 문제점 해결 방안 등을 논의했다.

작년 혈소판 수급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에서 백혈병환자와 가족들은 헌혈자를 직접 구해야하는 어려움을 수년간 호소해왔고 목숨을 건 농성을 진행한 바 있다.

이에 현애자 의원은 7월 성분채집혈소판 수급문제 해결을 위한 토론회를 주관하는데 이어 혈액관리법 개정안을 발의한 상태에 있으며, 복지부는 혈소판 수급문제를 해결해 보고자 하는 차원에서 사전예약제 시범사업을 작년 10월에서 12월까지 두달간 진행했다.


의료기관의 사전예약 청구 92.7% 공급목표 달성

▲ 혈액관리본부 지영천 수급관리팀장
이날 간담회에서 사전예약 시범운영에 관한 평가발제를 했던 대한적십자사 혈액관리본부 지영천 수급관리팀장은 "사전예약 시범운영 의료기관의 청구량 대비 공급량이 92.7%로 애초 목표 85%를 넘어섰고, 시범운영 시작 후 예약분에 대한 공급이 지속적으로 안정돼 갔으나, 절대 헌혈자의 부족으로 재고확보에는 어려움이 있었다"면서 "또한 24시간 사전예약이 아닌 당일예약 등으로 의료기관의 협조가 미흡했다"고 평가했다.

시범기간동안 관심있는 의료기관의 사전예약율이 지속적으로 증가한 것에서 살펴볼 수 있듯'사전예약제'는 충분히 확대 가능한 방안이라는 것이다.

단, 청구에 따른 순차적 헌혈자확보, 채혈, 검사, 제제, 공급을 가능케 하는 시간적 여유가 가능한 '48시간 전 예약제' 또는 '수령전 D-2일 예약분이 약 50%이상 되는 사전예약제'가 될 수 있도록 의료기관의 협조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48시간 전 예약제'에 대해 대한수혈학회 측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대한수혈학회 김용구 교수는 "핵심은 모든 사람이 원만하게 공급받을 수 있을 만큼 충분한 혈액양이 확보돼 있으면 아무 문제가 없을 것"이라면서도 "사전예약제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나 최 일선에서 일하는 의사입장에서는 법적 책임이 따르는 것이기 때문에 부담"이라고 말했다.


▲ 여의도성모병원 이규형 주임병리사
백혈병 환우회 "투병과 간호에만 전념할 수 있게…"


현애자의원이 발의한 혈액관리법안의 핵심은 결국은 궁극적으로 환자가 피를 직접 구하지 않도록 하여 투병이나 간병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최대한의 방법을 찾는 것이다.

사전예약이라는 과정을 거치지 않으면 어쨌든 환자가 계속 피를 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발생한다. 결국 혈액원에 이틀전에 사전예약을 하게 되면 광역단위의 수급조절이 가능함으로 서로 협력을 통해 사전예약제을 도입하여 문제를 해결하자는 것이다.

여의도성모병원 이규형 주임병리사는 "운영상 편하기 위해 성분채혈혈소판과 전혈분리농축혈소판이 동등하다 생각하지만 전혈분리농축혈소판은 그만큼 위험노출이 크다고 본다"면서 "예약제의 가장 큰 문제는 공급이 우리가 원하는 만큼 오지 않기 때문인데 공급만 잘된다면야 예약제에 불만이 없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사전예약제에 대해 환자들은 많은 불신이 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확대 실시한다는 것은 시범사업에서도 저희병원(여의도성모)에 올인하고 있는 상황인데 전국적으로 확대할 수 있는가에 회의적이다"고 말했다.

여의도성모병원에서는 당일청구개념을 사전예약의 개념으로(24시간 예약도 안 이루어짐) 사용되고 있는데, 사전예약은 전국을 움직여서 혈액을 확보할 수 있는 기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성분채혈혈소판과 전혈분리농축혈소판의 적절한 수혈가이드라인을 정할 필요도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 한국백혈병환우회 안기종 사무국장
대한혈액학회 "원만한 공급 위해선 폐기도 각오해야…"


대한혈액학회 한규섭 교수는 "일본은 폐기율 30%을 국가에서 감수한다"면서 "공급을 원만하게 하려면 재고를 유지하고 폐기를 각오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시범사업에서 폐기가 0%였다는 것이 자랑할 일은 아니라는 것이다.

또한 그는 "절대로 있어선 안 될 일은 혈액이 필요한 환자가 수혈을 못 받는 일"이라면서 "재고 확보가 되고 수급에 도움이 된다면 적십자도 병원도 혈액 때문에 적자를 보고 있는 현실을 국가가 해결해 주어야 한다"고 밝혔다.


복지부 "빠르면 3월부터 혈액수가 67.000원 인상"

복지부 정은경 혈액장기팀장은 "처음에 의료기관에서 부정적이었던 사전예약제가 30%에서 95%로 증가한 것은 여의도성모병원이 노력해준 결과라고 할 수 있다"면서 "문제는 시범사업한 것을 가지고 확대를 어떻게 할 것이냐는 것인데, 복지부는 수가에 대해서는 67000인상안을 만들어 건정심 심의보고가 마쳐지면 빠르면 3월부터는 조정이 될 것 같다"고 밝혔다.

국가단위로 성분을 몇프로까지 올려야 하는가는 전문가들마다 의견이 좀 다르나, 잠정적으로는 50%정도는 성분채혈혈소판 나머지는 전혈분리농축혈소판으로 가자고 합의해 놓은 상태이다.

그것에 맞춰 적십자사가 향후 수급계획을 잡고 가능한한 혈액질환자에게 우선 공급을 하자는 것이다.

▲ 복지부 정은경 혈액장기팀장
예약한 부분은 우선적으로 공급한다는 인센티브를 도입하면 의료기관에서도 예약을 좀 높이려고 할 것이다. 예약이 높아지면 혈액원에서는 좀 더 기획채혈을 해야 할 것이다.

정 팀장은 "복지부는 혈액의 제한이 많아지면서 상반기 말라리아와 약물에 대한 전문가 연구용역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히고 "장기적으로 혈액에 대해 안전성만을 최대의 목표로 끌고 갈 수 없기 때문에 수급문제를 형평성 있게 관리할 수 있는 정책과 전략이 뭔지를 고민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헌혈증진의 방법과 자원확보 방안을 위한 TF을 구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애자 "혈액 수급 개선 더 이상 미뤄선 안돼"

그동안 문제가 되어왔던 환자의 고통과 전가되어왔던 부담(헌혈자 요구, 경제적 어려움 등)에 대해 적절한 방법을 찾는 것이 간담회의 취지인 만큼 시범사업을 통해 붉어진 문제점에 대해 기탄없는 의견을 듣고자 현애자의원은 평가자리를 마련했다.

현애자 의원은 "이날 혈액수급의 안전성 문제나 원활한 혈액공급 문제가 매번 국정감사 때마다 지적되었기에 더 이상 정부나 복지부가 이 부분에 대해 개선을 미뤄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현애자 의원
또한 현 의원은 "혈액관리법 개정의 초점이 환자들이 직접 헌혈자를 구하는 고충을 해결해보고자 마련된 법안이 되다보니 의료기관과 적십자사 등 여러 가지 정책적 인프라가 해결되지 않은 현실 속에서 각 기관과 학회의 의견을 들을 수 있는 기회가 됐다"면서 "정부의 관련정책들을 확대 실현하는데 적극 노력하겠고 가능한 혈액관리법 개정안 병합심의 과정에서 간담회에서 제기된 부분에 대해 제기된 의견을 검토하고 보완하겠다"고 밝혔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