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야기… 애기앉은부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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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야기… 애기앉은부채
  • 유은경
  • 승인 2022.08.09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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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이야기- 일흔 아홉 번째

유은경은 충청도 산골에서 태어나 자랐다. 아버지에게 받은 DNA덕분에 자연스레 산을 찾게 되었고 산이 품고 있는 꽃이 눈에 들어왔다. 꽃, 그 자체보다 꽃들이 살고 있는 곳을 담고 싶어 카메라를 들었다. 카메라로 바라보는 세상은 지극히 겸손하다. 더 낮고 작고 자연스런 시선을 찾고 있다. 앞으로 매달 2회 우리나라 산천에서 만나볼 수 있는 꽃 이야기들을 본지에 풀어낼 계획이다.

- 편집자 주

(사진제공= 유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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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속 나뭇잎이 쌓여 썩은 그 푹신한 곳에 비슷한 빛깔로 고개를 내밀었다. 동물도 아닌 것이 보호색을 띠고 있는 걸까. 꽃들을 보호하는 포(苞)가 발달한 불염포는 천남성과의 특징이다.

(사진제공= 유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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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질의 몸에 꽃잎 없이 다닥다닥 붙어서 꽃이 피는데 이것을 육수꽃차례라 부른다. 예쁜 꽃세계의 용어들이 얼마나 고약한지 모른다. 가부좌를 튼 부처가 후광같은 불염포를 두르고 있는 모습에서 앉은부처, 그리고 앉은부채가 되었다. 이 아이는 작아서 ‘애기앉은부채’이다.

(사진제공= 유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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잎과 꽃이 만나지 못한다. 상사화인 셈이다. ‘앉은부채’는 이른 봄에 꽃이 먼저 피고 그다음 숲을 덮을 기세로 넓은 잎이 피어난다. 애기앉은부채는 6월에 잎이 지고나면 잠시 숨을 고른 다음 8월초 붉은 포가 올라온다. 

(사진제공= 유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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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매는 신기하게도 땅속에서 영글고… 꽃이 지고나면 꽃대가 휘어져 땅속으로 들어간다. 땅콩꽃이 그런 것처럼… 별로 좋지 않은 향을 내어 곤충과 동물들이 수정을 도와준다.

(사진제공= 유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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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기앉은부처’이면 훨씬 자연스러울 것을… 부채라니 참 뜬금없다. 한 치의 어긋남 없이 질서정연한 말 그대로의 자연을 인간의 머릿속에서 나온 틀로 얽어매다니… 참 고약하다. 

(사진제공= 유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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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안에 ‘종교인’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소문도 있으니 손전등 들고 들던 비 내리던 그 숲속만큼이나 캄캄하기 그지없다. 그저 저 꽃 이름만큼 뜬금없는 소문일 뿐이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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