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원전 활용과 신원전 건설은 다른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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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원전 활용과 신원전 건설은 다른 문제”
  • 이인문 기자
  • 승인 2022.09.15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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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치, 오는 24일 기후정의행진 앞두고 ‘기후위기’ 강연 개최… 한겨레 최우리 기자 초빙
온라인 강연 장면.
온라인 강연 장면.

“기후위기 문제가 중요하다는 차원은 이제 넘어선 것 같다. 이제 관심은 실제로 각국의 정부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세부적인 정책논의가 시작되면서 굉장히 치열한 헤게모니 싸움이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오는 24일 광화문 일대에서 ‘People not profit’이라는 슬로건 아래 개최되는 전 세계적인 기후정의행진을 앞두고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공동대표 김형성 조병준 이하 건치)가 지난 13일 한겨레신문 기후위기 담당 최우리 기자를 초빙해 온라인 기후강연 ‘기후변화 뉴스 읽기- 세계는 어디로’를 개최했다.

건치 전양호 사업국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강연에서 최우리 기자는 지난해 11월 영국에서 개최된 제26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이하 COP26) 이후 현재까지 진행되고 있는 전 세계적인 기후위기 대응과 관련된 동향을 일목요연하게 개괄했다.

‘세계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를 주제로 진행된 이날 강연에서 최우리 기자는 우선 지난해 개최된 COP26에 대해 “영국과 미국 등 서방세계에서 주도한 COP26에서 애초 목표한 것은 전 세계적으로 석탄을 퇴출할 시점(2030년대까지)을 정하자는 것이었지만 한국과 중국, 인도, 호주, 러시아 등이 반대하면서 다같이 줄이자는 정도의 선언을 얻어내는 것에 그쳤다”면서도 “선진국들이 기후위기에 대한 책임감을 스스로 잘 알고 있고 약소국 내지 저개발국가들에서도 향후 이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좀더 커지면서 화석연료 퇴출에 대한 지지가 더 높아질 것이라는 전 세계적인 흐름이 형성된 것은 맞다”고 평가했다.

그럼에도 그는 “지난해 하반기 북해 유럽 중심으로 천연가스 가격이 인상되고 2020년 코로나19로 인해 굉장히 많이 줄어들었던 화석연료 수요가 다시 크게 늘어나면서 탄소중립 이야기를 하는 게 너무 빨랐다, 너무 지나치게 이념 중심적이었다, 산업계의 애로사항을 듣지 못했다는 목소리들이 나오기 시작했다”며 “프랑스의 경우 지난해 하반기 천연가스 사용을 중단하면서 전기요금이 크게 인상됐고 결국 유럽에서부터 에너지원에 대한 논의가 시작돼 에너지 대한의 대안으로 원전 건설이 다시 논의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최 기자는 “이런 흐름 속에서 지난 2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 전 세계적인 식량위기와 에너지위기 속에서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는 등 경제위기가 지속돼 COP26을 주도했던 유럽에서도 각자도생하려는 모습이 나타났다”면서 “탈원전과 탈석탄을 주창하던 독일을 비롯해 영국과 프랑스 등이 흔들리면서 원자력과 화석연료인 천연가스까지 그린 택소노미에 포함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그는 “이런 상황 속에서도 전 세계적으로 기후변화와 관련된 기사들은 쏟아지고 있으며 이에 대한 일반인들의 감수성도 매우 높아진 상태”라며 “미국에서 인플레이션법(기후변화법)이 통과되고 유럽에서도 탄소국경세를 도입하려고 하는 등 화석연료를 줄이고자 하는 흐름 자체는 되돌릴 수 없을 것”이라 전망했다.

특히 최 기자는 “한국에서도 문재인정부가 이미 지난 2020년 10월 탄소중립을 선언하고 지난해 8월 국회에서 탄소중립법이 통과되면서 법적인 행정절차를 밟고 있는 상태라 이러한 기조 자체를 윤석열정부가 들어섰다 하더라도 쉽게 바꾸지는 못할 것”이라며 “문재인정부의 탈원전 정책이 현재 7%에 머물고 있는 재생에너지 비중을 30%까지 늘리고 원자력을 20%로 줄이겠다는 것이었다면 윤석열정부에서는 원자력 발전을 늘려 30%로 하고 재생에너지를 20% 정도로 줄이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우리 기자는 “물론 윤석열정부의 기조는 원자력이 제1의 에너지원이 돼야 한다는 것으로 임기 중 이러한 기조를 계속해서 유지해나갈 것”이라면서도 “유럽에서도 재생에너지 활용을 45%로 내렸듯이 현재의 전 세계적인 에너지위기 상황 속에서 윤석열정부가 오는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비중을 7%에서 20%로 늘리겠다는 것도 그리 만만치는 않은 상황”이라고 피력했다.

이어 그는 “어쨌든 재생에너지를 강조했던 문재인정부에서 원자력을 강조하는 윤석열정부로 정권이 교체되면서 많은 것이 바뀌고 있지만 한국에서도 탄소배출 감축을 말하지 않는 기업들은 이제 아예 없을 정도”라며 “최근 화두인 ESG 경영에 대한 흐름은 앞으로도 꺽이지 않을 것 같다”고 밝혔다.

최우리 기자
최우리 기자

한편 최우리 기자는 강연 후 유럽에서 그린 텍소노미에 포함된 원자력발전에 대해 어떤 태도를 가져하는지 묻는 질문에 대해 “현재 가동되고 있는 원전을 갑자기 멈춰 가동을 중지하는 것은 다른 차원의 문제인 것 같다. 문재인정부에서도 오는 2084년에 완전히 탈원전하겠다는 것으로 실제는 감원전 정책이었는데 용어만 탈원전이라 세게 잡았던 것”이라면서 “너무 급작스러운 전환은 병폐가 될 수도 있으며 현재처럼 재생에너지가 부족한 상태에서 화석연료를 하루속히 줄여나가야 하는 상황에서는 현재 가동하고 있는 원전은 필요할 수도 있겠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원전은 건설적으로는 안전할지 모르지만 가뭄이나 홍수, 산불 등 자연재해에는 매우 취약하다”며 “기존 원전을 활용하는 것이 아니라 윤석열정부처럼 새로운 원전을 건설해 화석연료를 대체하는 제1의 구원투수로 삼겠다고 하는 것은 원전 건설에 시간도 너무 많이 걸리는 등 어불성설이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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