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의료 표준도시에서 포기도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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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의료 표준도시에서 포기도시로?”
  • 이인문 기자
  • 승인 2022.10.11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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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시민공대위, 지난 7일 성남시민대회 개최… 성남시의료원 강제 민간위탁 ‘국민의힘’ 강력 규탄
성남시민공대위가 지난 7일 성남시의회 앞에서 성남시민대회를 개최했다.
성남시민공대위가 지난 7일 성남시의회 앞에서 성남시민대회를 개최했다.

전국 최초로 2차례에 걸친 주민조례 끝에 설립된 성남시의료원을 대학병원 등에 강제로 위탁·운영케 하는 「성남시의료원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이하 위탁조례안)」이 성남시의회에 상정·통과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이에 대한 성남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의 반발도 커지고 있다.

공공의료성남시민행동 등 성남시 13개 단체가 모여 결성한 ‘성남시의료원 위탁운영 반대‧운영정상화 시민공동대책위원회(상임대표 김용진 이상림 심우기 최재철 이하 성남시민공대위)’는 지난 7일 성남시의회 앞에서 성남시민대회를 개최 “시민이 만든 성남시의료원을 민간에 강제로 위탁하는 조례안을 폐기하라”면서 국민의힘 신상진 성남시장과 정용한 시의원을 강력 규탄했다.

전국돌봄서비스노동조합 성남지회 김현경 회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시민대회에서 성남시민공대위 이상림 상임대표는 대회사를 통해 “지금 이 자리에는 성남지역을 대표하는 여러 시민사회단체 대표자들뿐아니라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진보당 시의원 등 제 정당 관계자들이 함께하고 있다. 그 만큼 성남시의료원 강제 위탁의 문제가 중대한 사안이라는 뜻”이라며 “성남시의료원 강제위탁 문제는 단순히 성남시만의 문제가 아니라 윤석열 정부가 들어선 이후 전국 곳곳에서 자행되고 있는, 우리 사회 및 의료의 공공성 훼손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그는 “성남시의료원은 전국 최초 주민발의를 통해 성남시민의 손으로 만들어진 성남시민들의 병원으로 단순히 돈벌이 수단으로 활용돼선 안 될 병원”이라면서 “국민의힘 신상진 성남시장과 성남시의원들은 성남시민들의 목소리를 똑바로 들어 성남시의료원 강제 위탁 조례를 당장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성남시민공대위 이상림 상임대표.
성남시민공대위 이상림 상임대표.

연대사에 나선 민주노총 경기본부 한규협 수석부본부장은 “박근혜 정부때 진주의료원이 폐쇄되면서 그 지역주민들은 코로나19 발생 후 진료받을 곳이 없어서 천지사방을 헤매고 다녔다. 지난 2년 동안 K-방역으로 칭송받았던 대한민국에서 코로나19 환자들의 80%를 치료했던 곳은 민간대학병원들이 아니라 성남시의료원 등의 공공병원들이었다. 성남시의료원 민간 강제위탁 문제는 단순히 성남시만의 문제가 아니다”면서 “전국의 공공의료기관들을 모두 민영화하려는 시도로 성남시민들과 전 국민의 건강권을 지켜나가기 위해 반드시 저지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성남시의회 윤창근 전 의장도 “성남시의료원은 20년 전 ‘돈보다 생명이 더 중요하다’는 주민발의운동을 통해 설립된 공공병원”이라며 “생명보다 돈이 더 중요하다며 성남시의료원을 강제로 민간에 위탁하려는 국민의힘의 이번 개정조례안은 지난 20년 동안 공공병원을 설립하기 위해 노력해온 성남시민들의 의사를 무시하고 성남시민들이 직접 만들어세운 성남시의료원을 통째로 민간에 팔아넘기려는 시도로 절대로 묵과해서는 안 될 일”이라고 피력했다.

이어 더불어민주당 성남시의회 조정식 대표의원은 “성남시의료원을 민간에 강제 위탁하려는 엄중한 상황에 성남시민들에게 죄송하고 또한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면서 “지난 12년 동안 혁신도시를 만들고자 했던 민주진보정권의 흔적을 모조리 없애버릴려고만 하는 국민의힘 신상진 성남시장과 성남시의원들에 맞서 비롯 2명이 적은 소수당의 처지이지만, 더불어민주당 16명의 성남시의원들은 성남시 구시가지의 의료공백 사태를 메우기 위해 어렵게 만들어온 성남시의료원을 지켜내기 위해 이번 강제위탁 조례안만은 반드시 막아낼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임을 약속드린다”고 각오를 밝혔다.

강제위탁 조례 폐기를 다짐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소속 성남시의회 윤창근 전 의장과 더불어민주당 성남시의회 의원들.
강제위탁 조례 폐기를 다짐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소속 성남시의회 윤창근 전 의장과 더불어민주당 성남시의회 의원들.

청각장애인이기도 한 정의당 윤종기 대의원도 “전국에서 최초로 주민조례 발의를 통해 설립된 성남시의료원은 성남시민들의 자랑이자 자부심”이라며 “특히 저와 같은 장애인들에겐 더욱 특별할 수밖에 없는 성남시민들의 자산인 성남시의료원을 강제 위탁해 민간병원에 특혜를 주려한다면 성남시민들의 강력한 분노가 뒤따를 것”이라고 덧붙였다.

진보당 신옥희 중원구지역위원장도 “지난 20년 동안 정말 많은 시간과 노력들을 투여했던 기억들이 있어서 다른 누구보다 더 가슴 아프고 지금의 이 상황을 반드시 바꿔야 되겠다는 그런 결의로 이 자리에 섰다”면서 “성남시의료원은 그냥 공공병원이 아니다. 성남시의료원에는 2개의 종합병원이 적자를 이유로 손을 털고 나가 하루아침에 거리로 내몰린 병원노동자들의 땀과 눈물이 담겨 있다. 돈이 없어서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해 피눈물을 흘려야했던 서민들의 설움이 담겨 있다. 돈이 없어도 건강하게 살고 싶은 수많은 성남시민들의 간절한 소망이 담겨 있다”며 취임 3개월만에 성남시의료원을 민간에 강제위탁하겠다고 나선 신상진 성남시장을 강력 비판했다.

끝으로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이하 보건의료노조) 성남시의료원지부 이남희 지부장은 현장발언을 통해 “지난 2020년 정식 개원을 앞두고 성남시의료원은 코로나19 전담병원으로 지정받았다. 감염병 격리병실 6병상을 오픈하고 코로나19 환자들을 위한 중환자실과 수술실, 투석실을 열었다. 의사들은 전문진료를 포기하고 코로나19 전선에 뛰어들었고 보건행정직 직원들까지 코로나19 환자 진료를 위한 지원업무를 수행해야만 했다”며 “국립중앙의료원은 코로나19 감염병 전담병원으로 기능한 대가로 환자 수와 의료 수익 모두 3배 이상 악화돼 경영 정상화 소요 기간은 최소 4년 이상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면서 “이런 모든 상황을 도외시한 채 무작정 성남시의료원을 민간병원에 강제위탁, 팔아넘기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는 국민의힘 신상진 성남시장과 성남시의원들에 맞서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다짐했다.

성남시민공대위는 이날 성남시민대회를 마친 후 참가자들과 함께 야탑역광장까지 행진, ‘성남시의료원 위탁반대 촛불문화제’를 개최했다.

민주노총 성남하남광주지부 풍풀패와 함께 행진에 나선 참가자들.
민주노총 성남하남광주지부 풍풀패와 함께 행진에 나선 참가자들.
행진 장면
행진 장면
행진 장면
행진 장면
야탑역광장에서의 촛불문화제 모습.
야탑역광장에서의 촛불문화제 모습.

건설노조 양재경 조합원은 “국민의힘 신상진 성남시장과 성남시의원들은 국민들을 존중할 줄도 모르고 어려워할 줄도 모른다”며 “성남시민의 공공재산인 성남시의료원을 통째로 팔아넘기려는 시도를 그냥 두고보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일갈했다.

한편 성남시민공대위는 지난 4일부터 성남시의회에서 1인 시위를 진행해오고 있으며 오늘(11일)부터는 보건의료노조 경기지역본부 백소영 본부장이 단식농성에 돌입했다.

성남시의회 앞에서 1인시위를 하고 있는 성남시민공대위 김용진 상임대표.
성남시의회 앞에서 1인시위를 하고 있는 성남시민공대위 김용진 상임대표.

성남시민공대위 김용진 상임대표는 “국민의힘 정용한 시의원의 조례안은 민간위탁말고는 다른 선택을 할 수 없게 만드는 악법으로 결국 성남시민들이 세운 성남시의료원을 민간병원에 팔아먹는 행위”라면서 “코로나19로 인해 힘들게 해쳐온 성남시의료원을 불필요하게 흔들지 말고 성남시의료원의 현재와 미래에 대한 충분한 진단과 해법을 성남시민사회와 함께 논의해 성남시의료원이 성남시민의 자랑이자 대한민국 공공병원의 모범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다음은 이날 성남시민대회 참가자들이 발표한 투쟁결의문 전문이다.

성남시의료원 위탁 반대 성남시민대회 투쟁 결의문
시민이 나서서 시민건강권 확보화 공공의료 확충하자!
성남시의료원 민간위탁 저지하고 기필코 승리하자!

세게를 휩쓸고 있는 코로나19 대유행을 시민들은 헌신과 지혜로 안전과 건강을 지켜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성남시와 성남시의회, 그리고 정당, 시만단체, 보건의료노조의 책임과 역할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코로나의 최일선에서 사투를 벌여온 공공병원 성남시의료원 노동자는 그 누구보다 더 공공의료가 더욱 확충되어야 할 필요성을 온몸으로 체감하고 있고 코로나 감염으로 안전을 보장받지 못하는 시민들은 불안에 떨 수밖에 없다.

공공병원 성남시의료원이 민간위탁으로 운영된다면 시민의 생명과 안전은 끔찍한 현실로 드러날 것이며, 코로나19 극복은 물론 건강불평등의 구조를 개선할 수 있는 어떠한 계기도 마련할 수 없다.

공공병원의 확충과 공공의료 강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역할이며 책임임에도 윤석열 정부와 신상진 시집행부는 먼저 의료를 민간 시장에 맡겨둔 채 본연의 임무를 방기하려 하고 있다. 더 이상 노동자 시민이 방관할 수 없는 극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안정적인 보건의료인력을 확보하고 공공의료 모범도시의 깃발을 더욱 강고하게 세워야 할 국민의힘 신상진 시집행부는 오히려 성남시의료원의 인력이탈 흐름을 방조하고 인력 보충의 길마저 막고 있다. 국민의힘은 시민의 건강권보다는 영리병원에 넘기는 행위에만 관심이 있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다.

더 이상 공공병원을 위탁하고 코로나19와 취약한 공공의료의 최일선에서 사투를 벌이는 보건의료노동자들의 처우 개선과 인력확충을 외면한다면 코로나19 의료재난에서 시민의 안전과 생명을 결코 지켜낼 수 없다.

오늘 우리는 민간위탁 반대 성남시민대회에서 시민발의로 설립한 성남시의료원의 의료공공성 강화와 공공의료정책 확대, 보건의료인력 확충, 시민참여 확대 등 시민건강권 확보와 공공의료 확대에 선도적인 투쟁을 선언한다. 10월 7∼21일 제275회 성남시의회에서 발의된 성남시의료원 민간위탁 개악조례안을 시민이 가장 최선두에 서서 막아내고 성남의 공공의료를 지켜 확대해갈 것이다.

2022년 10월 7일
성남시의료원 위탁반대 성남시민대회 참가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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