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야기… 좀바위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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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야기… 좀바위솔
  • 유은경
  • 승인 2022.10.19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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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이야기- 여든 세 번째

유은경은 충청도 산골에서 태어나 자랐다. 아버지에게 받은 DNA덕분에 자연스레 산을 찾게 되었고 산이 품고 있는 꽃이 눈에 들어왔다. 꽃, 그 자체보다 꽃들이 살고 있는 곳을 담고 싶어 카메라를 들었다. 카메라로 바라보는 세상은 지극히 겸손하다. 더 낮고 작고 자연스런 시선을 찾고 있다. 앞으로 매달 2회 우리나라 산천에서 만나볼 수 있는 꽃 이야기들을 본지에 풀어낼 계획이다.

- 편집자 주

(사진제공= 유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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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인상은 참 작다는 것과 작으면서도 ‘어쩜 그리 똘망스러울까’하는 거였다. 그 작은 몸 구석구석을 맘껏 열어젖히고 가을 하늘의 기운을 한껏 받고 있었다. 뿌리 쪽 가까이에서 납작하게 퍼져서 난 뾰족뾰족스런 잎은 어찌나 앙증스러운지. 다육이와 느낌이 비슷하다. 

(사진제공= 유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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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모습은 하얀색이지만 간혹 사랑스런 분홍빛 꽃도 보인다. 다섯 장 꽃잎 끝에 분홍빛을 머금고 있는 하얀 꽃의 매력 포인트는 열 개의 수술 끝에 매달린 자줏빛 꽃밥이다. 

(사진제공= 유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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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를 제외한 전국 바위지대에서 볼 수 있다. 보통 바위솔보다 ‘좀’ 까탈스러워 바람이 잘 통하고 비교적 온도가 낮은 곳에 산다. 그래서 ‘좀바위솔’이라고 불렀을까? 그것은 아니다, ‘좀’은 ‘작다’는 뜻이다. 

(사진제공= 유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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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기바위솔’이라고 부르기도 하지만 난쟁이바위솔도 별명이 애기바위솔이기에 정명으로 불러야 한다. ‘솔’이라고 이름이 붙은 이유는 꽃모양이 소나무 수꽃을 닮았기 때문이다.    

(사진제공= 유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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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봄과 여름에 걸친 긴 가뭄을 견디고 겨우 몸을 일으켰더니 한여름의 물난리를 만났다. 이 한가로운 푸르른 가을을 맞이하기까지 굽이굽이 많은 고비를 지났다.

(사진제공= 유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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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바위솔을 생각하면 만나러 들어가던 1km 남짓한 단풍길이 겹쳐진다. 둘도 없을 잊지 못할 황홀한 기억이다. 그 길은 곧 만나게 될 좀바위솔에만 집중하고 있던 내게 과정 속에 숨어 있는 행복과 기쁨도 놓치지 말라는 이야기를 전해줬다. 행복은 목적지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고 지울 수 없는 짙은 붉은색으로 물들여줬다. 

(사진제공= 유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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