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야기… 동자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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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야기… 동자꽃
  • 유은경
  • 승인 2022.12.23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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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이야기- 여든 여덟 번째

유은경은 충청도 산골에서 태어나 자랐다. 아버지에게 받은 DNA덕분에 자연스레 산을 찾게 되었고 산이 품고 있는 꽃이 눈에 들어왔다. 꽃, 그 자체보다 꽃들이 살고 있는 곳을 담고 싶어 카메라를 들었다. 카메라로 바라보는 세상은 지극히 겸손하다. 더 낮고 작고 자연스런 시선을 찾고 있다. 앞으로 매달 2회 우리나라 산천에서 만나볼 수 있는 꽃 이야기들을 본지에 풀어낼 계획이다.

- 편집자 주

(사진제공= 유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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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을 편애하지 말라’고 친구들이 종종 얘기한다. 개체수가 적어서 보기 드물게 귀하고 얼굴이 어여쁜 꽃들만 찾아다니는 꽃쟁이들을 비꼬며 하는 이야기다. 또한 자랑삼아 보여주는 사진속의 꽃들이 낯선데 대한 반감이기도 하겠다. 

(사진제공= 유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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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쁘지 않은 꽃은 없다고 하면서도 주변에 흔히 보이는 꽃보다는 남들이 보지 못한 꽃, 사진을 잘 받는 모델노릇에 어울리는 꽃들에게 눈길이 더 가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사진제공= 유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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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개망초나 민들레, 분꽃이나 봉숭아를 제대로 담지 않았다. 예뻐하지 않는다기보다는 늘 우리 옆에 있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기 때문이다.

(사진제공= 유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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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자꽃도 7∼8월 조금 높이가 있는 산에 오르면 쉽게 만날 수 있다. 하지만 보기 좋게 뭉쳐서 피어 있다거나 색변이를 일으켜 빛깔이 남다르다거나 이름 앞에 특별한 별칭이 붙어야 그나마 카메라를 들이대게 된다. 잎이 가느다란 가는동자꽃, 줄기에 털이 있는 털동자꽃, 꽃잎이 깊게 갈라져 제비꼬리 닮은 제비동자꽃 등이 그것이다. 

(사진제공= 유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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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들은 저마다 꽃말을 가지고 있고 간혹 전해져 내려오는 이야기를 갖고 있기도 하다. 동자꽃을 둘러싼 전설과 꽃말은 너무나 유명하다. 

(사진제공= 유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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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울 깊은 산속, 산사에서 마을에 내려간 큰스님을 기다리다 추위를 이기지 못하고 죽은 어린 동자승을 기려 붙인 이름이다. 거기에 걸맞게 꽃말도 ‘기다림’이다. 동화로 나온 이야기 때문인지 야생화에 대해 눈길이 야박한 이들도 동자꽃 정도는 알고 있는 듯하다. 

(사진제공= 유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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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이 갖고 있는 꽃에 대한 애정이나 상식들은 넓디넓은 야생화의 세계 안에서는 너무나 얄팍하다. 그러나 내가 알고 있는 것만으로도 꽃의 세계 안에서는 충분히 행복할 수 있다. 너무 큰 욕심만 부리지 않는다면 말이다. 푸르른 녹음과 뜨거운 한여름의 햇살이 그리운 때이다.

(사진제공= 유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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