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야기… 복주머니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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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야기… 복주머니난
  • 유은경
  • 승인 2023.06.12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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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이야기- 아흔 여덟 번째

유은경은 충청도 산골에서 태어나 자랐다. 아버지에게 받은 DNA덕분에 자연스레 산을 찾게 되었고 산이 품고 있는 꽃이 눈에 들어왔다. 꽃, 그 자체보다 꽃들이 살고 있는 곳을 담고 싶어 카메라를 들었다. 카메라로 바라보는 세상은 지극히 겸손하다. 더 낮고 작고 자연스런 시선을 찾고 있다. 앞으로 매달 2회 우리나라 산천에서 만나볼 수 있는 꽃 이야기들을 본지에 풀어낼 계획이다.

- 편집자 주

(사진제공= 유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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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복주머니난을 만난 건 수목원도 아니고 산속 깊은 곳의 자생지도 아니었다. 만항재에서 내려와 태백시내로 향하다 들어간 어느 주유소, 그 주유소 화분들과 화단에 탐스럽게 피어나 있었다. 빛깔 곱고 탐스러웠으나 어딘지 모르게 생뚱맞은 느낌이었다.

(사진제공= 유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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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해를 건너 깊은 숲속에 조성해 놓은 야생화 단지에서 무리지어 있는 복주머니난을 만났다. 답답해하던 가슴 한구석을 조금은 달래줄 수 있었다. 

(사진제공= 유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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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는 몇 해가 흘러 강원도 복주머니난 소식이 내 귀까지 들려왔고 받은 GPS좌표를 따라 헤매었지만 목적을 이루지 못하고 송화가루만 잔뜩 뒤집어쓴 채 산을 내려왔다. 꽃을 보고 싶다는 맘도 컸지만 찾지 못했다는 사실이 더욱 견디기 힘들었다. 

(사진제공= 유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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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 뒤 합류한 팀에서 빠져나와 혼자 다시 그 산에 들었고 상봉의 기쁨은 해가 넘어간 어둑한 산속에서 반짝반짝 빛났다. 그 복주머니난 한 무리는 이제 그곳에서 볼 수가 없단다. 어디에서라도 잘 살아 있기를…

(사진제공= 유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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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드디어 올봄에 손지도 1장 들고 든 산에서 어여쁘고 푸짐하고 깍쟁이같은 복주머니난들과 하루종일 꽃을 탐하는 호사를 누렸다. 

(사진제공= 유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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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머니 모양의 꽃은 입술꽃잎이 기나긴 시간을 거쳐 변한 것으로 보인다. 곤충울 유혹해야 하는 역할이 점점 커진 까닭일 것이다. 멸종위기 2급식물이다.

(사진제공= 유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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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불알꽃으로 불리던 시절도 있었다. 복주머니난으로 불리지만 정명은 바뀌지 않았다. 아니, 바꾸지 못한다가 정확한 표현이다. 

(사진제공= 유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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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는 복주머니난속(屬)에 광릉요강꽃, 개불알꽃, 털개불알꽃, 노랑개불알꽃이 자생한다. 모두 멸종위기 1·2급으로 보호가 필요하거나 철망 안에서 보호를 받고 있다. 그나마 노랑개불알꽃은 백두산에 가야만 볼 수 있다. 

(사진제공= 유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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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수목원에는 복주머니난속 전문전시원이 있어 다양하고 화려한 꽃들을 편히 볼 수 있다.

(사진제공= 유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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