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민 공동대표 “한의계와 장애계 연대해 모두 함께 건강한 사회 만들 것”
15년간 등록 장애인 등 3,450명 진료…펜데믹에도 격주 일요일 마다 문 열어

참의료실현청년한의사회(공동대표 김지민 심희준 이하 청한)가 10년간 운영해 온 ‘장애인독립진료소’가 올해로 15주년을 맞이했다.
지난 2009년에 문을 연 장애인독립진료소는 한방의료활동 ‘들풀’이 노들장애인야학(이하 노들야학), 장애인권 ‘발바닥행동’과 함께 공동운영을 시작했다. 이후 들풀의 요청으로 지난 2014년 1월부터 청한이 이어받아 현재까지 10년째 진료소를 꾸려가고 있다.
청한이 진료소를 맡은 지 10년, 독립진료소 개소 15주년을 맞아 지난 5월 13일 노들야학에서 기념식이 열렸다.
이날 기념식에서는 노들야학의 김명학‧천성호 교장선생은 축사와 더불어 진료팀에게 감사 선물을 전달했으며, 청한은 지난 10년 간 진료팀에서 활동했던 한의사, 한의대 학생들에게 공로패와 감사장을 전하며 그간의 노고를 치하했다.
또 독립진료소 운영위원이기도 한 청한 김지민 공동대표가 진료소의 역사와 청한의 사회연대 활동을 소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이하 전장연) 건강권위원회 간사이자 독립진료소 박주석 진료팀장이 ‘장애인 건강권과 한의계 역할’을 주제로 한 발제가 이어졌다.
김지민 공동대표는 “그동안 장애인 건강권 실현을 위해 독립진료소에 연대한 수많은 한의사와 한의대생들에게 감사하다”면서 “청한은 앞으로도 한의계와 장애계가 연대하며, 모두가 함께 건강한 사회를 만들어 나가는 현장으로서 독립진료소를 운영해 나갈 것을 약속한다”고 강조했다.
진료소, 장애인 인권 운동과의 연대의 현장
장애인독립진료소는 단일 진료소 단위로는 한의계에서 가장 오랫동안, 가장 많은 장애인 환자를 진료한 곳으로 알려져 있다.

진료소는 격주 일요일 마다 오후 1시~5시까지 문을 열고 진료소를 찾는 장애인들을 상대로 침, 뜸, 부항, 추나, 한방파스, 한약제제, 첩약 지원 등 한방진료를 수행해 왔다. 청한 회원을 비롯해 경희대‧동의대 한의대 학생들과 장애인 의료연대 활동에 관심이 있는 한의사들과 한의대생들의 참여했다.
지난 2009년부터 ‘들풀’이 5년 간 총 891명을, 청한이 합류한 지난 2014년부터 2022년까지 9년간 총 2,559명을 진료했다. 올 2023년 말에는 누적 진료인원이 4천명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독립진료소는 지난 2015년에서 2017년까지 사회복지공동모금회(사랑의열매) 공모 ‘어젠다중심 성과관리모델 개발’ 장애인주치의사업 단위로, 200여 건의 방문진료를 통해 장애인 환자들을 만났다.
독립진료소는 규모 면에서 뿐만 아니라, 운영에 있어서도 환자들에게 질 높은 진료를 제공하는데 만전을 기했다.
김지민 공동대표는 “비장애인에 비해 만성질환 유병률은 높지만 의료기관 접근성은 심각하게 떨어지는 장애인들의 특성을 고려해, 적극적으로 첩약 처방을 활용해 지속적인 건강관리가 되도록 했다”며 “청한 회원들이 돌아가며 본인 한의원에서 첩약을 탕전해 장애인 환자들에게 배송했다”고 설명했다.
또 기본적인 한방진료인 침, 뜸, 부항, 추나를 비롯해 첩약, 한약제제, 한방 파스 등 개인 한의사들의 후원을 통한 처방이 활발히 이뤄졌다. 지난 2014년부터 2022년까지 9년 간 9,132일분의 한약제제, 625제의 첩약이 처방됐다.
김 대표는 “코로나19 펜데믹 기간에도 대유행 시기 몇 달을 제외하고, 기존과 동일하게 격주 일요일 마다 진료소를 열고 의료진이 내원 환자들에게 연락해 건강상태를 확인하고, 필요 시 한약제제나 첩약을 집으로 배송해 주며 의료공백 최소화를 위해 노력했다.

특히 김지민 공동대표는 독립진료소가 가지는 의미로 한의계가 장애인 인권운동과 연대해 온 현장이라는 점을 꼽았다.
그는 “2009년, 부패한 석암재단 시설을 나온 8명의 탈시설 장애인들이 마로니에 공원에서 사태 해결을 요구하며 농성을 시작했고, ‘들풀’ 한의사들이 연대진료를 나가면서부터 진료소가 시작됐다”며 “청한이 독립진료소를 이어받은 후로도 진료팀과 청한 회원들도 지금까지 장애인 인권운동에 꾸준히 연대해 오고 있다”고 강조했다.
독립진료소는 매년 4월 20일 장애인의 날에 열리는 ‘장애인차별철폐 공동투쟁단’의 각종 행사와 집회에 한의사 의료지원단으로 지원을 나갔고, 장애등급제 폐지를 위해 광화문 역사 안에서 노숙농성을 하는 장애인 단체 활동가들에게 ‘쌍화탕’을 보내며 연대했다.
또 도가니 사건 대책위원회를 맡았던 ‘장애와 인권 발바닥행동’과 함께 형제복지원 대책위원회에 청한도 참여해 사태 해결까지 힘을 보탰으며, 또 다른 형제복지원 사건인 서산개척단 사건 피해 생존자들이 정착한 서산 지역에 2019년 11월 직접 방문해 의료연대 활동을 펼치기도 했다.
청한 박주석 학생위원장이 2020년부터 전장연 내 건강위원회 간사로 활동하며 장애인 주치의제도 및 의약품 접근권 등 보건의료분야 이슈에 대해 장애계 입장을 적극적으로 대변하며 활동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