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당 집권 뒤에도 노조 자주성 중요"
상태바
"노동자당 집권 뒤에도 노조 자주성 중요"
  • 편집국
  • 승인 2004.09.16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브라질노총 바카리 국제본부장 강연

민주노총 정치위원회는 지난 15일 브라질노총 바카리 국제본부장(전국집행위원)을 초빙해 '룰라 집권 뒤 브라질노총의 딜레마'를 주제로 정치강연회를 열었다. 민주노총 회의실에서 열린 이날 강연에는 50여명이 방청했으며, 바카리 국제본부장이 브라질 정치상황과 노조현황 등을 간략히 설명한 뒤 방청객들의 질문에 응답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바카리 국제본부장은 "브라질노총이 2002년 대선에서 룰라 선거캠프에 참여해 승리한 뒤, 지금은 노동자 권리확대와 사회안전망 확충 등을 주제로 정부와 대화하고 있다"면서 "노조와 정부의 관계를 재정리고 있으며, 노조의 자주성이 특히 중요한 과제 중 하나"라고 소개했다. "노조의 구실은 정부를 보호하는 게 아니라 대중투쟁을 통해 조합원을 보호하는 것"이란 말도 덧붙였다.

바카리 국제본부장은 이어 "브라질노총은 이와 함께 사회운동을 조직하는 것 역시 중요한 과제로 삼고 있다"면서 "바뀐 정치지형 속에서 노조활동의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브라질노총의 인식"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방청객과 일문일답이다.

 "새 활동 모델 만들어야"…'우경화' 비판엔 "원내소수파의 한계"

▲당과 정부, 노총의 정책협의는 어떻게 이뤄지는가.
=집권당인 노동자당(PT) 전국집행위원인 브라질노총 활동가들이 노조의 이슈를 제기하기도 하며, 노조출신 국회의원과 각료들이 이를 국회와 정부의 현안으로 만들기도 한다. 하지만 지금으로선 충분치 않다고 생각한다. 예컨대 최저임금의 경우 정부가 브라질노총의 안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런 문제를 풀기 위해서라도 노조의 자주성과 대중투쟁, 사회운동과의 연대가 매우 중요하다.

▲브라질노총은 노동자당에 어느 정도로 참여하고 있나.
=노동자당 국회의원의 3분의1과 각료 32명 중 8명이 브라질노총 출신이다. 그러나 정부에 들어갔다는 것은 정부의 이해관계를 대변한다는 뜻으로 해석해야 한다. 정부와 노조의 이해관계를 동시에 반영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룰라정권이 우경화했다는 지적도 있는데.
=노동자당은 원내 소수파다. 그 때문에 정책적 양보가 불가피한 상황도 있었다. 하지만 룰라정부는 좌파정부가 확실하다. 중요한 것은 좌파가 집권한 중앙정치의 새로운 방식을 개발하는 것이며, 우리는 그것의 핵심이 '참여민주주의'라고 본다. 우리는 모든 사회적 의제를 대중토론에 부친다. 이런 참여민주주의의 토대가 있기 때문에 국제자본의 종속도 언젠가는 반드시 극복할 수 있으리라 본다.

▲신자유주의 공세가 만만치 않다. 룰라정권의 대응전략은 무엇인가.
=정부와 노동자당, 브라질노총의 일관된 입장은 신자유주의 비판이다. 그러나 브라질은 현재 초국적자본에 의해 종속된 상황이다. 정부의 경우 WTO의 다양한 의사결정에 참여하고 있지만, DDA 등이 남반구 민중의 삶을 더욱 피폐시킬 것이란 생각을 갖고 있다. 룰라가 집권하면서 공기업·기간산업 사유화 등 신자유주의 정책은 일단 중단됐다. 문제는 새로운 경제모델을 찾는 것이다. 예산민주화가 이의 핵심이라고 본다. 브라질노총의 입장에서 말한다면, 정부에 의존하기보단 적극적인 조직화를 통한 대중투쟁력 확보가 가장 큰 관건이라고 본다.

▲민주노총과 민주노동당에 한 말씀
=나라마다 문화와 역사가 다르다. 브라질은 브라질 나름의 경험을 통해 집권에 이르렀다. 한국도 마찬가지의 길을 찾으리라 본다. 문제는 대중참여다. 노동운동을 비롯한 각 운동이 이를 위해 제몫을 다 하는 게 열쇠다. 다른 세계는 가능하다. 긍정적 시각을 갖고 꾸준히 싸워나가자.

이승철(민주노총)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