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영일 원장, 왜 약속 이행 안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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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일 원장, 왜 약속 이행 안 하나?
  • 강민홍 기자
  • 승인 2004.09.17 00:00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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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80년대식 노조탄압 치과계서 그대로 재현 우려

지난 1일 장영일 원장이 취임하며, 독립법인화를 공식화한 서울대학교 치과병원이 최근 노조와의 갈등으로 시끄럽다.

잡음의 발단은 장영일 병원장이 "치과병원 분립 시 현 서울대병원지부에게 노동조합 및 단체협약권을 그대로 승계한다"는 2003년 7월 25일 합의사항과 "2004년 8월 중에 노동조합 사무실 및 집기를 제공한다"는 지난 7월 23일의 약속을 이행하지 않고 있는 데에서 기인한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애초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이하 보건의료노조) 서울대병원지부(지부장 김애란)는 치과병원측 노조원 불이익 등을 우려해 치과병원 독립을 반대해 왔다.

그러나 "분립해도 재직직원에 대해 고용상의 불이익이 없도록 하고, 단체협약과 노동조합 승계는 요건이 갖춰지는 대로 승계하겠다"는 합의를 전제로 치과병원 독립을 반대하지 않기로 내부 입장을 정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법적으로 독립이 인정된 지난 5월 29일 이후 서울대병원지부 조합원들은 올해 산별노조 파업기간인 지난 6월 10일부터 "합의약속 이행하라"는 구호를 내걸고 파업에 동참했으며, 지난 7월 23일 "2004년 8월말까지 노조 사무실 및 집기를 제공한다"는 합의서에 장영일 병원장의 도장을 받은 이후 파업을 중단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치과병원측은 보름이 지난 지금(15일)도 약속을 이행하지 않고 있다.

서울대병원노조 측에 따르면, 치과병원 측은 "노조 사무실과 집기를 제공한다고만 했지, 서울대병원노조에 준다고 한 적은 없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문제의 심각성은 치과병원 직원 일부가 "치과병원 단독의 독립적인 노조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는 데 있다.

이에 대해 서울대병원노조는 "행정직 중간 간부와 교수들이 직원들을 한명씩 불러 거절할 수 없는 분위기 속에서 독립노조 추진 서명을 강요했다"고 폭로하고, 거기에 그치지 않고 "버스를 대절해 노조 몰래 직원들을 인근 식당으로 빼돌려 즉석해서 설립추진위원회를 조직하고 서울대병원노조 탈퇴를 종용하기도 했다"고 밝히고 있다.

즉, 단독노조 설립과 서울대병원지부 탈퇴가 직원들의 자주적인 의사결정에 의한 것이 아니라 치과병원측 중간관리와 일부 교수들의 강압에 의해 이뤄졌다는 것이다.

서울대병원노조가 '치과병원측의 사주에 의한 어용노조'라고 주장하고 있는 '치과병원독립노조추진위'(이하 추진위)는 일부 직원들의 서명을 바탕으로 8월말 보건의료노조에 산별노조를, 9월초 종로구청에 기업별노조를 신청했으나 '복수노조 허용금지' 조항에 막혀 둘 다 반려된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 서울대병원지부는 현재 치과병원측에서 합의한 사무실과 집기를 제공하지 않아 임의로 사무실을 확보, 농성 중이다.사진은 집기 없이 썰렁한 노조사무실 모습.
또한 1차 불허 이후 지난 9일에는 치과병원 인근 식당에서 44명의 직원들을 참석시켜 설립추진위 구성과 위원장 및 임원 선출, 서울대병원지부 집단탈퇴를 결정하고 다음날인 10일에는 종로구청과 노동부에 '단독노조 설립'과 관련한 질의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재 질의서에 대한 검토가 이뤄지고 있으나, 돌아올 답변서 역시 현행 노동법에 비춰볼 때 '불가' 방침을 벗어나기는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추진위 측에서는 질의서의 구체적인 내용이나 답변 이후 어떻게 대응할 지에 대해 아직 공식적인 답변을 회피하고 있으나, 서울대병원지부 측에서는 "법적 대응을 통해 시간 끌기를 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노조 분란으로 단체협약 등이 전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는 데 있다. 실제 3명의 치과위생사가 발령 대기 상태에 그대로 머물고 있는 등 인력충원이나 비정규직 문제들이 전혀 처리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 정성훈 공동대표는 "경영진이 뒤에서 사주해 어용노조를 만들어 노동자들을 탄압하는 소위 7, 80년대식 노동탄압 방식이 현재 서울대 치과병원에서 재현되고 있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면서, "그 의혹의 진위 여부를 떠나, 애초 치과병원 측은 서울대병원노조와 합의한 약속사항을 시급히 이행해 더 이상 분란이 커지지 않아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현재 서울대병원노조는 ▲어용노조 사주 중단 ▲치과병원 노조 승계 ▲치과병원 전임자 2명 보장 ▲사무실 및 집기 제공 등을 요구하며 매일 피켓시위를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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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기 2004-10-08 12:59:40
컴퓨터랑 프린터, 상근직원 2명 월급도 주실래요?

최창균 2004-10-08 12:49:27
그냥 제가 사 드리면 안 될까요?

공공의료 2004-09-17 17:09:05
요즘, 난립니다... 여기 저기서 병원들마다 돈 버는데 미쳐있다시피 합니다...
민간병원이 돈 버는거야 사정이 그렇다 칩시다..특수법인 서울대 병원마져 돈 버는데 혈안이 되고 있습니다...아마 지금 민주노조라도 있으니 쪼금 다행입니다만,
병원에서 노조를 없애버리려 하는 시도는 어용노조를 앞세우는 형태에서 머지 않아
1년 계약직(비정규직)의사들과 간호사, 병원직원들로 싹 다 바꾸어 1년 계약 연봉제 도입을 시도 할 것으로 보입니다. 노조 없어지면 병원직원들 얼마나 힘드는줄 아십니까...과잉진료 해야 합니다. 과잉청구 해야하구요...직장내 남녀 평등 모성보호 어렵습니다. 출산휴가 가능할까요? 며칠이나..? 보험진료 보다는 비급여 고가진료하지 않아서 돈 못 벌면 무능한 의사 취급받아 짤립니다...Brige 많이 하면 병원 질관리 평가에서 무능력자 취급받으니 무조건 implant 박아야 합니다..교정이 별로 필요치 않아 보이는 환자도 살살 꼬셔서 풀아치 교정 해야 합니다..아말감 메타기가가 제대로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아말감 하더라도 엄청 비싸거나 하겠지요...1년 단위로 직원들을 평가해서 일정 수준에 못미치면 짤라 버리는 시스템이지요. 짤라도 할 말이 없습니다. 1년 연봉 계약서에 그렇게 싸인했기 때문입니다...공공의료의 막중한 책임을 지고 이땅 공공병원의 모델 케이스가 되어야 할 서울대 병원마져 성과주의 도입, 연봉제 도입, 수익성 창출 등, 저소득층에 대한 '복지' 문제는 아랑곳 하지 않고 의료의 시장화에 앞장서는 꼴이 완전히 극우 꼴통들이 가지고 있는 '시장에 대한 환상" 에 미쳐있는 꼴입니다. 이 꼴통들은 500만에 육박하는 빈곤층 문제를 얘기하거나 서민의 '복지'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하면, 사람 일단 <사회주의자>로 몹니다. 빨갱이들이란 얘기지요..특히 이번 서울대 병원 책임자들은 모르긴 해도 대부분 수구반동꼴통들이 모여서 [국가 보안법 폐지]을 철회하라, 라고 주장하고 있는, 우리사회에 좋게 말해서 보수성향의 원로(?..웃기고 있네..)급에 속해있는 꼴통들이 대부분일 겁니다...이런 의료시장에서의 수구꼴통들이 병원 경영마인드 도입, 경영 합리화, 수익창출, 병원 특성화 방향 등에 대해 떠들고 다닙니다...이게 다 나쁘다는 것은 아닙니다만, 의료소외 계층에 대한 지원정책은 전무하다시피한 우리의 보건의료 실태는 관심도 없고 하버드, 존스 홉킨스 병원과 경쟁하고 나아가 의료시장의 동북아 중심지로의 도약을 위해, 돈 버는 데에만 미쳐 있다는 것이 문제입니다...현대아산병원, 삼성중앙병원...이런 병원들은 그렇게 해도 됩니다...재벌들이 돈벌려고 지은 병원이니까...그러나 서울대 병원은 그러면 안되지요!! 특수 법인의 설립 취지에 맞게 대한민국 보건의료의 서비스의 기준이 되고, 모델 케이스가 되어야 하는데...이 무슨 서울대의 돈벌이 장난이란 말입니까...서울대 병원이 이렇게 굴러 간다면 전국 지방공사 의료원 등 국공립 병원은 더 이상 할말이 없어집니다..경쟁, 경쟁...조또 누굴 위한 경쟁이고, 누굴 위한 돈벌이며, 누굴 위한 공공성, 공공의료 서비스란 말입니까...꼴통 쉐이들...(+ ㅡ)=33=3 (~감정이 격해져서 죄송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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