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가는 길] 즐거움(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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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가는 길] 즐거움(樂)
  • 황윤숙
  • 승인 2004.09.18 00:00
  •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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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초등학교 국어 교과서에는 한글이 있고 괄호 뒤에 한문이 있었다.
요즈음 책들은 한문이 사라지고 한글만 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한문이 멀어지고 때론 그 의미 전달이 잘 되지 않기도 한다.

한문과 한글의 중간 세대이다 보니 한문에 능숙하지는 않지만 오늘 아침 아주 오래 전에 배운 글 하나가 생각난다

맹자가 쓴 설문해자 진심편에
군자유삼락 즉 군자에게 세가지 낙이 있는데 이중 세번째가
"세상에 널리 인재를 구해 敎育하는 것"이라하였다.

선생으로 강산이 한번하고 두바퀴가 가까워지는 요즈음 그 교육의 기쁨이 무엇인지 알것 같다.

하나를 가르켜주면 둘을 실천하는 제자들의 모습을 보면서
해맑은 눈으로 바라보는 아이들의 눈빛에서
그리고
30대 중반을 넘는 나이에도 하나씩 배워가는 행복의 글을 보내는 제자들의 모습에서
그 세번째 낙을 조금이나마 이해 할거 같다

오늘 한분의 스승님의 정년 퇴임자리에 함께 한다
열아홉살 강의실에서 그분을 만나
공식석상이나 연구실에서 커피 한잔을 앞에 놓고 끊임없는 질문을 던지며 배움을 이어 왔다.
스승님께 과연 즐거움을 드린 제자 였는지는 모르지만
학생들 앞에 섰을때 늘 그분의 가르침을 잊지 않고 있다.

오랜시간 가르침에 감사드리면서
잠시 자리를 옮기시지만 여전히 우리에게 좋은 가르침을 주실것을 믿고 있기에 섭섭함을 잠시 접고자 한다

먼 훗날
제자들에게 이런 섭섭함을 느끼게 하는
스승님을 닮는 제자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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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향숙 2004-10-01 21:18:40
저희에겐 언제나 늘 나무같으신분이예요...
지금도 충분히......

이정옥 2004-09-21 12:41:08
두봉 김종배 교수님의 퇴임식 날....한참 나이도 젊은 우리들이 괜히 부끄러워지는 자리였습니다. 젊은이들의 몇배나 되는 일들을 아직도 그 나이에 소화해내시고 계시는 걸 보니...
교수님께서 잠시 자리를 비우시더니 우연히 화장실 입구에서 마주쳤습니다. 교수님의 코끝이 약간 붉게 물들어 있었는데...
문혁수 교수님 생각이 제일로 난다면서... 담배를 한대 무시더군요...

강민홍 2004-09-20 14:31:11
무진장 좋네요....^^
불과 몇일도 안된 '나는 치과위생사다'가 단번에 순위 상위권에 링크됐네요....
전 기사 무진장 써 대는되도 그리 안되는데...ㅎㅎㅎ
부럽당...

구인영 2004-09-18 15:44:00
퇴임하시는 교수님은 저에게도 스승님 이십니다. 대학 1학때 딱딱한 과목이어서 그리 열심히 듣지 않았던 기억이 납니다. 어느새 퇴임이시라니 서운하기도 하지만 한길을 오래 걸어오셨음에 박수를 드립니다.저희들 보다 더 오랜세월 스승과 제자이신 관계시니 그 서운함과 섭섭함은 저희는 감히 모를것입니다. 하지만 그서운함과 아쉬움을 또다른 사랑으로 이어가시는 교수님이 계시기에 배움의 길은 끝이 없음을 알아갑니다. 또다른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니 아주아주 할일이 많았습니다.비온 뒤의 맑은 가을 하늘처럼 더 높고 풍성한 가르침으로 오늘도 제자사랑에 당신몸을 아끼지 않으시는 스승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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