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이야기] 가상체험 민간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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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이야기] 가상체험 민간보험
  • 신이철
  • 승인 2004.09.21 00:0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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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1

건강보험료가 또 인상된다고 한다. 보험료를 많이내던 고소득 계층이 민간보험으로 빠져나가서 보험료가 턱없이 부족하다는데 잘 수긍이 가지 않는다. 보험헤택은 오히려 줄어들었는데 왜 보험료를 더 내야하는지 말이다. 정부도 더 이상 건강보험 적자를 방치하기는 힘들겠지만 나같은 서민은 어찌 살란 말인가. 차라리 옆집 할머니는 생활보호대상자라도 되니 걱정은 없나보다. 돈없는 서민만 죽으라는 얘긴가.

어금니가 아파서 보건소 치과진료를 접수해 놓은지도 열흘이 넘는다. 앞으로도 며칠을 더 기다려야 하는지 모르겠다. 집앞에 가까운 치과는 건강보험은 안 받는다고 한다. 민간보험이 없으면 모두 나더러 부담하라는데 너무 엄청난 액수라 엄두가 나질 않는다.

그나저나 형님이 걱정이다. 지병이 심해서 보험혜택 좀 보려고 민간보험에 가입했는데 나이가 많고 건강하지 않다고 거절당했다고 한다. 꼭 들고 싶으면 보험료를 두배로 내라는데 보험회사 놈들 정말 너무하다. 그 많은 병원비를 어떻게 충당해야 할지....

풍경2

아침부터 보험회사에서 연락이 왔다. 지난달 청구액이 과다하니 진료내용을 조사하겠다고 챠트를 모두 준비하란다. 이번에는 환자한테도 일일이 확인전화를 할 것 같아서 걱정이 태산이다. 지난번 실사때도 근관충전제를 너무 비싼 것을 쓴다느니 아말감은 자기들이 추천한 제품을 쓰라느니 하도 말이 많아 언성을 높이긴 했는데 회사측에서는 내가 제시한 것들을 모두 인정할 수 없다고 한다.

민간보험료가 엄청나게 비싸서 보험가입자도 많지 않다고 한다. 게다가 돈많은 부유층은 경제자유규역에 있는 외국병원으로만 가려고 하니 우리같은 작은 치과는 살아남기가 힘들다. 인근에 있는 대형치과에서는 덤핑을 해대며 싹쓸이를 하려나 보다.

건강보험 지정서를 반납하고 민간보험회사와 계약만하면 모든 것이 다 잘 풀릴줄만 알았다. 코딱지만한 보험수가도 개선되고 마음껏 진료도 할 수 있으리라 믿었다. 하지만 환자는 줄고 보험회사의 참견은 점점 심해지고 있다. 이제와서 무르자고 하자니....

2004년 봄

"대한의사협회(회장 김재정·金在正)는 이날 여의도 한강 둔치에서 회원과 회원 가족 2만5000여명(경찰 추산)이 모인 가운데 ‘국민을 위한 의료개혁 결의대회’를 열고, 의료의 질을 높이기 위해 의약분업의 재평가와 민간의료보험 도입 등 건강보험 제도의 전면 개편을 요구했다. 의협은 또 정부에 건강보험공단을 광역조합으로 분리, 민간보험회사와 경쟁시켜 대국민 서비스 질을 향상시킬 것과 건강보험 지정 병·의원 강제 지정제 폐지 및 단체 자유계약제를 즉각 실시를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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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훈 2004-09-23 11:59:41
경제특구, 기업도시 등에 대형병원(영리법인)에서 우수한 의료인력들을 다 빼갔다. 이제 암 수술 하려면 그나마 조금 도움이 되던 건강보험 혜택을 받을 수 없는, 게다가 비싼(지금에 5-7배) 치료비 내는 특구내 병원으로 가야한다. 건강보험 믿고 비싼 민간보험 안 들어놨는데 치료비가 걱정이다. 이제 없는 사람들은 조금만 심각한 병 걸리면 병원 문 턱에도 못 가보고 죽게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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