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트리] 부동산인가 주식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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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트리] 부동산인가 주식인가?
  • 신상훈
  • 승인 2007.08.07 16: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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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KOSPI지수가 2000을 돌파하면서 자연스럽게 주식투자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지금껏 투자를 망설인 사람들에게는 들어가자니 두렵고 밖에서 구경만 하자니 배 아픈 형국이 아닐 수 없다. 반대로 오랫동안 적립식펀드나 변액보험에 투자하셨던 분들은 느긋하게 주가의 폭등을 즐겼을 것이다.

실제로 주가지수는 1998년 277.37P에서  18년 만에 2000P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매일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는 것이다. 미래에셋의 '디스커버리1호'주식형펀드는 설정 이후 700%이상의 누적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당신이 아는 어떤 자산보다도 월등한 수익률을 기록한 것이다. 

그런데도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부동산에 머물러 있다. 거의 자산 포트폴리오의 90% 이상을 부동산으로 보유하고 있는 것이다.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은 인정한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스피드다.

 

돈을 버는 것도 차이가 있다

당신이 건물주라고 가정하자. 지하층을 임대하는데 두 사람이 입찰을 하였다. 보증금은 같았지만 제시한 임대료가 달랐다. 한 사람은 월 200만원을 주겠다고 하고 다른 사람은 월 150만원을 주겠다고 한다면 누구를 선택할 것인가?

묻는 사람이 바보다. 그런데 150만 원을 제시한 사람은 봉제공장을 하는 사람이고 200백 만원을 주겠다는 사람은 퇴폐이발소를 하는 사람이다. 그래도 당신의 대답은 200백 만원일까?

“개 같이 벌어 정승처럼 쓴다”라는 정신에 입각하면 문제될 것은 없다. 하지만 같은 소득이라도 이왕이면 떳떳하고 사회에 기여할 수도 있다는 옵션이라면 약간의 손해를 감수할 용의도 있을 것이다. 부동산을 살 것인가 주식에 투자할 것인가를 이런 관점에서 검토해보자.

부동산

부동산은 필요하다고 공장에서 찍어낼 수 없다. 부증성이라는 특성이다. 그러한 희소성 때문에 영원히 오를 것이라는 믿음이 생겼다. 토지는 그래서 거래가 되는 상품이기도 하지만 어떤 경우에 매매를 허락 받아야 하는 공공재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다.

최근 아파트 가격의 상승으로 많은 사람들이 부자가 되었지만 아파트는 투자자산인 동시에 사용자산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 5억짜리 아파트가 10억이 되더라도 효용은 증가하지 않는 것이다. 다만 교환가치만 높아지는 것이다.

아파트를 구입한 많은 사람들, 특히 대출을 끼고 구입한 사람들은 사용자산의 가치는 높아졌지만 가용자산의 규모는 매우 줄어들었다. 대출이자상환은 삶의 질을 떨어뜨리고 소비를 줄여 경제를 침체하게 하는 원인이 된다.

더 문제인 것은 아파트의 교환가치가 유지되는 경우이다. 아파트는 현대인이 가장 선호하는 주거형태다. 이미 아파트를 소유한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들의 빈부격차가 커지고 있다. 그럼 앞으로 결혼해야 하는 우리의 수많은 자식들은 지금의 아파트 가격이 유지되면 어떻게 될까?

아마도 대부분의 신혼부부는 '내 집 마련'의 꿈이 단지 꿈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 아파트가 가격이 더 올라간다면 자녀들은 더 높은 비용을 지불해야 할 것이고 그 만큼 삶의 질도 희생될 것이다. 결국 지금 아버지세대가 이익을 본 만큼 자식세대는 손해를 볼 것이다.

부동산 가격의 상승은 물가상승의 엄청난 압력으로 작용한다. 물가가 상승하면 노동자의 임금도 그만큼 올라주어야 사는데 불편이 없다. 부동산 가격상승은 따라서 임금인상욕구를 자극하고 노조의 투쟁강도와 요구수준을 높이게 된다.

기업들은 생산에 따른 비용이 높아지면 채산성이 떨어져 이윤이 감소한다. 이윤을 높이기 위해 더 싼 공장부지와 더 싼 인건비를 찾아 공장을 해외로 이전하고 싶어질 것이다. 그러면 우리 아이들의 일자리는 어떻게 될까?

주식

자본주의시대는 누가 뭐래도 기업이 주인공인 시대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가계는 노동력을 제공하고 그 대가로 임금을 받아 살아간다. 자본의 속성 중에 하나는 집중이다. 대개의 지출을 잘 생각해보자. 버스를 타면 버스의 소유자가 더 많은 자본을 가지고 있다.

우리가 쓰는 휴대폰 사업자 역시 나보다 부자이고 자가용을 구입해도 마찬가지다. 심지어는 껌을 사도 껌을 만드는 회사는 나보다 더 많은 자본을 가진 사람이 주인이다. 마치 중력이 작용하는 것처럼 돈은 더 많은 쪽으로 집중된다.

농업이 주된 생산수단인 시대에는 대가족을 중심으로 하는 마을 공동체 수준의 협력만으로도 필요한 생산과 소비가 가능했다. 그러나 기술의 발전과 정보통신기술의 혁명적인 변화에 따라 현대인들은 보다 복잡하고 세분화된 분업이 요구되었고 생산과 소비의 범위도 더욱 확장되어 이제는 전 지구적인 생산과 전 지구적인 소비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주된 생산의 주체는 기업으로 바뀌었고 자본주의는 주식회사라는 발명품 덕에 더 많은 자본을 보다 용이하게 조달하게 됨으로써 압도적인 경제체제로 자리 잡을 수 있게 되었다.

결국 자본주의체제하에서 궁극적인 과실은 주주의 이익으로 귀결된다. 자본주의체제가 유지 발전될수록 이러한 경향은 더욱 심화될 것이다. 기업은 자본과 노동력 등의 생산요소를 투입하여 부가가치를 창출하며 유통에 필요한 물류시설과 용역서비스에 대한 다양한 수요를 만들어낸다.

물론 기업 활동이 사회적인 순기능만 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기업의 이익이 가계에 소득원이 되고 이들의 소비가 자영업자를 비롯한 수많은 서비스 산업을 살찌우게 한다면 우리 아이들은 자라서 더 다양한 취업기회를 가지게 될 것이다.

 

주식투자는 자본주의 시대를 살아가는 현명한 방법

부동산을 공급의 관점에서 보자. 토지는 우선 우리의 식량을 생산한다. 식량을 수입한다는 것은 토지를 수입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삼성전자가 휴대폰 공장을 베트남으로 이전한다는 것은 역시 토지를 사오는 것이다.

이렇듯 글로벌 경제단위에서 더 이상 토지의 희소성은 전 같이 유효하지 않다. 부동산은 공급이 매우 비탄력적이라는 점에서 투기적 수요가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었다. 하지만 미래에는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적이고 전면적인 경쟁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고 할 것이다.

자본주의의 과실을 향유하는 방법은 두 가지다. 하나는 노동력을 제공하고 급여를 받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자본을 투자해 기업의 주인이 되어 배당과 주가상승을 통한 자본소득을 얻는 것이다. 기업의 주인이 될 때 비로써 “자본으로부터의 소외”문제를 극복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굳이 혁명도 필요 없다. 다만 소득의 일부를 장기간 투자하는 것으로써 기업의 발전에 소외되지 않고 부를 나누어 가질 수 있다. 더군다나 그 과실을 우리의 후배들 혹은 자식들과 같이 향유할 수 있다면 무엇이 문제인가!

이제 다시 선택의 문제가 남았다.

신상훈(머니트리 교육팀장, 02-312-6076 www.moneytree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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