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창고] 슈베르트-겨울나그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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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창고] 슈베르트-겨울나그네
  • 김병우
  • 승인 2004.09.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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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HUBERT-WINTERREISE (HYPERION CDJ33030)

여러해 전부터 필자는 슈베르트의 연가곡집을 즐겨 들어 왔다.

피셔 디스카우, 헤르만 프라이, 제라르 수제이 등의 6, 70년대 연주부터 올라프 베어, 이언 보스트리지 등의 최근 연주까지 컬렉션하는데 많은 노력을 해왔다.

마지막으로 구입한 음반은 특이하게도 2장의 CD로 발매되었나 할 정도로 두툼한 음반이 있길래 주저 없이 골라 들었다. 자세히 보니 영국의 Hyperion에서 발매한 음반이다.

과연 무엇이 들어 있길래 이리도 두툼할까? 다름이 아닌 booklet이었다.

깨알같이 적힌 가사집으로 원곡의 가사는 물론 곡마다의 해설이 매우 상세하게 적혀있다. 이쯤 되면 노래를 잘 부르고 못 부르고를 떠나서 이 booklet만으로도 소장가치는 충분하다.

Hyperion사에서 매우 큰 야심을 가지고 제작한 슈베르트 리이트 에디션의 제 30집이다. 이 기획은 Hyperion사에서 슈베르트가 남긴 가곡을 이즈음의 최고 가수들을 동원하여 모두 정리하여 집대성한 것으로 면면을 다 밝힌다는 것이 의미가 없을 정도로 훌륭한 기획이다.

필자의 기억에 헤르만 프라이의 슈베르트 연가곡집 전곡을 라이선스 음반으로 구입하고도 한참 동안이나 가사를 알지 못해 헤맸던 적이 있다.

물론 지금은 어느 정도는 성의를 다한 국내 음반사의 해설서가 제공되기는 하지만 이 앨범의 해설서는 너무나도 충실하다. 독일어 원어와 함께 영어로 번역된 가사는 물론, 24곡 전곡을 충실하게 해설해 놓은 것이 마음에 든다.

또한 마티아스 괴르네는 피셔 디스카우와 엘리자베스 슈바르츠코프에게 배운 독일 태생의 신예 바리톤으로 이 음반에서 빼어난 노래 솜씨를 보여 준다.

첫 번째 곡인 <밤인사 designtimesp=9791>에서는 연인과 헤어짐을 아쉬워하며 침착한 분위기를 이끌어 나가는데 어떤 가수보다 뛰어나다.

또한 중고등학교 시절 한번쯤은 음악시간에 노래시험을 보아야만 하는 이유로 우리에게 친숙한 <보리수 designtimesp=9792>를 노래함에 있어 정말로 오랜 동안의 긴 여행에서 돌아와 가지 많은 보리수 나무 아래에서 지친 몸을 쉬는 모습이 리얼하게 그려진다.

6번째 곡인 <홍수 designtimesp=9793>에서 그의 가창력의 절정이 보인다. 역시 슈베르트 가곡은 굵직하고 힘있는 바리톤 성부로 표현함이 가장 적절한 듯 하다.

얼핏 듣고 있자면 그의 스승인 디스카우를 빼어 박은 듯한 신예 바리톤 마티아스 괴르네의 표현력에 큰 박수를 보내고 싶다.

다만 어쩔수 없이 연륜에서 짙게 배어나오는 진지함은 조금 모자라는 듯하다.

그래도 슈베르트 가곡에 정통한 바리톤의 명맥을 이어나가기에 충분한 그의 역량을 두고두고 기대해 볼만은 하다. 또한 절대 나서지 않으면서도 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Graham Johnson의 반주도 이 음반을 빛내기에 조금도 손색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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