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도 놀이도 제 땅에 맞는 것을 즐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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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도 놀이도 제 땅에 맞는 것을 즐겨야 한다
  • 송학선
  • 승인 2004.09.23 00:00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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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키는 북유럽에서 유래했다. 눈이 많고 추운 자연 조건 때문에 북유럽의 산들은 띄엄띄엄 침엽수가 나고 그사이 잡초나 잡목이 없는 생태계의 특징을 보인다. 그 사이를 스키를 타고 이동하던 것이 알파인 스키의 유래인 것이다. 우리나라는 단위 면적 당 생태계 종의 다양성이 무척 높은 지역에 속한다. 우리나라 산을 북유럽처럼 바꾸기 위해서는 생태계를 엄청나게 파괴시켜야 한다.

골프 역시 마찬가지이다. 골프는 영국에서 유래되었다. 영국의 기후 조건은 4계절이 온난 다습하기 때문에 풀이 잘 자란다. 특히 우리나라의 띠잔디는 억세고 생명력이 강한데 비해 영국에 많은 벤트그라스는 유들유들하고 부드러우며 상당히 빨리 자란다. 그래서 양을 많이 키운다. 양을 지키는 목동들이 지루함을 이기지 못해 놀이를 찾다가 목동들의 지팡이를 거꾸로 들고 두더지 구멍에 양의 마른 배설물을 집어넣고 놀던 것이 골프의 유래가 되었다. 영국 영토의 대부분이 낮은 구릉 산지인데다 그냥 자라고 있는 벤트그라스를 보름에 한 번씩 깎아 주기만 하면 나라 자체가 골프장이다.

우리나라는 전혀 다른 생태계에 지리적 조건을 가지고 있다. 그러다 보니 잔디를 심어도 다른 풀들이 계속 자란다. 그래서 골프장을 만들려면 산을 깎아 구릉지를 만들고 70cm깊이 이상의 흙을 완전히 도려내고 다른 식물의 씨앗과 동물들의 알이 없는 모래로 갈아넣어야 한다. 마치 깔때기를 설치해 논 양상이 되는 것이다. 또 그린의 벤트그라스는 부드럽고 약하기 때문에 농약과 비료를 엄청 많이 살포해야 하는데 그 나쁜 것들이 깔때기를 통해 70%는 지하로 스며들어 지하수를 오염시키고 골프장 아래 마을을 오염시키게 되어 있는 것이다.

생태계는 지역에 따라 동물과 식물들의 독특한 조합을 이룬다. 각각의 동식물들은 소수의 다른 종들과 먹이그물로 연결되어 한 종이 절멸하면 다른 종이 그 자리를 메우지만 많은 종이 한꺼번에 절멸하면 회복 불가능한 생태계 붕괴가 일어난다.
빙하기에 빙하가 만주 지역까지만 내려왔기 때문에 한반도는 산과 골이 깊고 생태계 종의 다양성이 그 넓은 히말라야산맥과 맞먹는다고 한다. 한줌의 흙에 5000여종의 박테리아가 살고 한사람이 디디고 서 있는 발 밑에 10억마리 정도의 미생물이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 생태계 종의 다양성은 미래 자원의 보고인 셈이다.

최근 인간의 놀이를 이용해 이윤을 남기려는 자본의 위력으로 일순간 너무나 많은 우리의 생태계가 파괴되고 있다. '이 사람 믿어 주세요'를 외치며 대통령 짓 해먹던 자가 재임 막판에 한 건당 20억에서 50억씩 챙기며 허가내준 골프장이 자그만치 104곳이다. 심지어 용인군 실촌면에는 면 하나에 골프장을 6개나 허가했다.
이제는 대통령이 커미션 챙기던 시대도 지났다. 그런데 이 땅을 골프장 천국으로 만들겠단다. 미친 짓이다. 일본은 골프장이 적자라 한국인 유치하려고 혈안이 되어있다. 이웃나라 한번만 컨닝해도 알 미친 짓 따라하는 골 빠진 행정가들 때문에 후손들 보기 죄스러워 죽겠다. 운동도 놀이도 제 땅에 맞는 것을 즐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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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문 2004-09-30 11:35:50
했습니다.

정성훈 2004-09-24 11:11:14
'일본은 프장이'를 일본은 골프장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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