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리법인 허용으로 가는 로드맵인가? 정부가 또 다시 의료시장화를 획책하는 법안을 내놨다. '의료법인의 채권 발행'을 허용하겠다는 것이다.
보건복지부는 오늘(18일) 이와 같은 내용을 담은 '의료채권 발행법' 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복지부는 "의료기관을 운영하는 비영리법인은 금융권 차입 외에 다른 제도권에서 자금을 조달할 수 없어 애로를 겪고 있다"며 "의료채권 발행을 허용해 유동성 위기와 신규자금 소요에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며 배경을 밝혔다.
복지부의 제정안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앞으로 의료법을 목적으로 설립된 의료법인과 민법상 비영리법인은 ▲의료기관 설립 ▲의료장비 및 시설 확충 ▲인력개발 및 충원 ▲대통령령으로 정한 부대사업을 위해 의료채권을 발행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개인이 개설한 의료기관과 공공보건의료기관은 의료채권 발행 대상에서 제외됐다.
의료채권 총액은 최종 대차대조표상 순자산액의 4배까지 가능하며, 법인이 이미 발행한 의료채권을 상환하기 위해 발행하는 의료채권액은 의료채권의 총액에 산입하지 않는다. 다만 이럴 때에는 새로 발행한 의료채권의 납입기일로부터 6개월 안에 이미 발행한 의료채권을 상환해야 한다.
이와 함께 의료채권을 발행한 법인이 합병할 경우 합병 후 존속하는 법인이나 합병에 따라 설립된 법인은 합병으로 소멸된 법인의 의료채권자에 대한 권리와 의무를 승계토록 했다.
의료채권을 발행한 법인은 법인이 개설한 의료기관과 회계를 구분해야 하며, 이 때 해당 법인이 운영하는 모든 의료기관은 규모에 관계없이 의료법에 따른 의료기관 회계기준을 준수해야 한다.
특히 정부는 의료채권의 활성화를 위해 조세특례제한법에 따라 조세를 감면할 수 있는 근거도 마련했다.
그러나 의료채권으로 조달한 자금을 의료업 외의 다른 목적으로 사용하거나 의료채권청약서의 중요내용을 고의로 누락하는 등의 위법사항이 적발되면 5년 이하의 징역이나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지게 된다.
복지부 관계자는 "의료채권 발행 방안은 의료산업선진화위원회에서 결정된 사안"이라며, "다음달 7일까지 의견수렴을 받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